한국 방문 중 있었던 일입니다. 아내가 머리를 하러 미용실에 갔습니다. 오랜만에 한국을 방문하였기에 번화가에 위치한 인기 있는 미용실에 가려고 마음먹었습니다. 한국에 먼저 들어와 머리를 한 딸이 이렇게 저렇게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추천까지 해주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께서 동네 근처 미용실이 저렴하고 머리도 잘 한다고 추천해 주셔서, 그 미용실로 향했습니다. 미용실에 갔더니, "일요일은 쉽니다"라는 문구가 있어서, 미용실 원장님이 같은 크리스천인가 싶어, 반가웠다고 합니다. 그런데, 막상 미용실에 들어가니, 원장님 아들로 보이는 고등학생만 가게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원장님은 어디계시냐고 물으니, 곧 온다고 하면서, 기다리시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원장님을 만났습니다. 고맙게도 함께 따라간 딸은 미용실 원장님께 요즘 유행하는 머리 전문용어를 써가며, "그 머리로 해주세요.라고 주문해주고 떠났습니다. 이 때까지도 아내는 앞으로 일어날 사건에 대해서는 상상조차 하지 못하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아내는 평소와 다름없이 원장님에게 "일요일에 쉬시는 거 보니, 교회 다니시나 봐요?"라고 물었고, 원장님은 "ㅎㅎㅎ, 아니에요 그냥 쉬고 싶어서 일요일에 문을 닫는 거에요"라고 대답해주셨습니다. 순간 아내에게는 전도하고 픈 열정에 이것저것 묻고 대화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신앙 이야기, 교회 이야기, 미국에서 교회를 섬기는 이야기, 또 원장님의 가족 이야기, 고민 이야기 등등이 오갔습니다. 그러다가, 원장님이 "가방이 참 이쁘네요"라고 하며, 아내의 가방을 칭찬하셨습니다.
아내의 가방은 터키 선교 때에 마켓을 지나다가 구입한 짝퉁 명품가방이었습니다. 순간 어떻게라도 전도하고 싶었던 아내는 "아 그거 명품 아니에요 짝퉁이에요 혹시 마음에 드세요 마음에 드시면, 제가 드릴게요 그 대신 원장님 꼭 한 번 교회 가서 예배드리시기로 제게 약속하시면 드릴게요"라고 제안을 했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그새 친밀해진 원장님이 "꼭 갈게요"라고 약속했다고 합니다. 복음이 아름답게 전해질 무렵, 드디어 머리가 완성되었습니다. 순간, 아내의 머리속이 하얘졌습니다. 머리속에 그리던 그 머리 스타일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머리는 전체가 다 파마가 되어 있었습니다. 게다가 서비스 비용이 번화가에서 받는 비용 이상으로 비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순간 마음이 상했지만, 도저히 컴플레인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눈물을 삼키며, "머리 예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가방 드렸으니, 꼭 교회 가셔야 해요? 약속 지키셔야 해요"라고 신신당부하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침마다 머리를 펴느라 고생스러웠지만, 아내는 미용실 원장님이 꼭 한 번은 교회 가서, 예배를 드릴 것이라고 생각하니, 기대가 되고, 혹여 예배드리는 첫날, 성령이 역사하시길 기도했다고 합니다. 전도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머리 때문에 울고, 전도할 수 있어서 웃는 아내의 아이러니한 모습을 보며, 저는 아내의 전도 열정을 다시 확인하게 되었고, 저 역시 도전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생활 속에 이루어지는 전도가 결코 어려운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게 은혜를 주신 예수님과 교회를 자랑할 내용과 마음만 있다면, 그 사람을 위해 favor 무언가 베풀고 나누고 돕고 섬길 마음의 여유만 있다면, 그 사람 때문에 불편을 겪어도 참고 여전히 웃고 사랑해줄 수 있다면, 우리 중 누구나 얼마든지 전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터키에는 무슬림 전도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무슬림은 수천 년 동안 알라를 믿어 온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그들이 예수님을 믿는 일은 예수님이 직접 그들의 꿈속에 나타나지 않는 이상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그들이 터키에 난민으로 나오면서, 예수님을 믿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것은 분명 하나님의 섭리이고, 하나님의 역사가 분명합니다. 그런데, 크리스천들이 그들에게 사랑을 베풀고, 고달픈 난민생활을 돕고 위로할 때, 그들의 마음이 열리고 예수님을 받아들이게 된 것도 사실 입니다. 그분들을 방문했을 때, 하나같이 하시는 말씀들이 "우리가 뭐길래 당신들이 우리에게 관심을 갖고 기도해주고 이렇게 방문까지 와서 우리를 만나고자 합니까?"라는 질문들이었습니다.
전도가 어렵습니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용기 있게 말을 걸고, 그냥 "예수 믿으면 좋다 교회가 좋다"고 말할 수 있으면 충분합니다. 그 사람이 필요한 무언가를 도와 주거나 베풀면 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나를 불편하게 하더라도 이해하고 넘어가주면 됩니다. 다시 정리해서 말씀드리면, 편하게 말 걸어, 직접 간접적으로 예수님과 신앙 교회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돕고 베풀기, 이해하고 배려하기, 이 3가지만 하면 전도는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나머지는 하나님이 알아서 하십니다. 따지고 보면, 지극히 성경적인 전도 준비물들입니다. 베드로 전서 3장 15절에 "너희 속에 있는 소망에 관한 이유를 묻는 자에게는 대답할 것을 항상 준비하되 온유와 두려움으로 하고"라고 했습니다. 사도행전 20장 35절에 "범사에 여러분에게 모본을 보여준 바와 같이 수고 하여 약한 사람들을 돕고 또 주 예수께서 친히 말씀하신 바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 하심을 기억하여야 할지니라"라고 했습니다. 로마서 12장 17절에 "아무에게도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모든 사람 앞에서 선한 일을 도모하라"고 했습니다. 전도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우리도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