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워싱턴 DC를 방문했을 때 알링턴 국립묘지에 새롭게 건립된 6.25 전쟁 전사자 추모의 벽을 가보았습니다. 한국전쟁에 참여하여 피 흘려 죽은 미군 전사자의 이름 4만3천808명이 군별, 계급별, 알파벳순으로 새겨져 있었습니다.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보낼 젊은이들이 당시 아무도 알아주지 않던 Korea라는 땅에 와서 공산주의 침략자들과 목숨을 바쳐 싸워주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고 내가 있다는 생각을 하니 고귀한 희생에 새삼 가슴이 뭉클하고 엄숙해졌습니다. 전투 병력을 지원한 미국을 위시한 총16개국의 젊은이들은 최후의 낙동강방어선을 남긴 풍전등화 같은 위기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와서 피를 흘려 죽음으로 싸워주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 속에서 대한민국을 향하신 하나님의 섭리와 은혜가 증거 되었고, 자유민주주의의 땅에서 구원을 받은 우리들은 사랑에 빚진 자라는 사실을 가슴 깊이 새기게 됩니다. 추모공원에 새겨져 있는 글, "Freedom is not Free"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더욱 마음을 뜨겁게 합니다.
오늘 주일 오후 5시30분에는 공산주의 소련이 침략 전쟁을 일으켜 바로 지금 고통 가운데 있는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한 한.우(한국과 우크라이나)연합 자선음악회를 저희 교회당에서 갖습니다. 온 세계가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민주주의와 독재, 자유와 압제, 다수의 자유와 삶 위에 군림하려는 탐욕을 가진 소수와의 전쟁, 민주주의 원칙을 위한 전쟁의 일부라고 말합니다. 복잡한 이념과 정치적 논리를 떠나서라도, 수많은 선량한 사람들이 가족을 잃고 집과 삶의 터전을 잃고 눈물 가운데 난민이 되어 회복의 그날을 애타게 기다리며 고통을 견뎌내고 있습니다. 이 때 우는 자들과 함께 울 수 있고, 그들에게 위로를 전할 수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사랑에 빚진 자의 마음을 가진 그리스도인으로 마땅히 해야 할 일 아니겠습니까?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것들은 나누면 작아집니다. 밥도 나누면 작아지고 커피도 나누면 줄어듭니다. 슬픔도 나누면 반이 됩니다. 하지만 사랑은 나누면 나눌수록 커집니다. 세상에 아름다움을 남기며 크게 살았던 사람들은 다 사랑을 나누며 살았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아프리카의 열악한 환경에서 의술로 사랑을 나누며 살았던 슈바이쳐 박사가 그랬고, 인도의 빈민가에서 봉사활동으로 사랑을 나누었던 테레사 수녀가 그랬고, 구원의 복음으로 사랑을 나누기 위해 목숨까지 바쳤던 많은 선교사들이 그랬습니다. 이렇게 크고 유명한 사랑은 아니더라도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 (롬12:15)는 말씀을 우리의 삶에서 실천할 때 우리 모두가 커지는 사랑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오늘 우리들의 작은 희생을 통해 우리 안에 커지고 넘쳐흐르는 예수님의 사랑을 세상에 증거 하는 은혜와 복을 누리는 성도님들이 다 되시기를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