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저 그 마음의 생각이 어떠하면 그 위인도 그러한즉...' (As he thinks in his heart, so is he: ... NKJV) -잠언 23장 7절
오늘날 과학자들은 뇌가 기본적으로 일평생 재조직된다고 믿고 있다. 우리의 뇌는 스스로 그 자체의 구조와 기능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가소성(plasticity)이란 경험이나 환경에 의해 뇌의 신경계가 변화된다는 뇌의 유연성을 일컫는 말이다.
뇌의 가소성을 발견한 것은 결국 치유와 건강에 유익을 주는 놀라운 발견이기도 하다. 뇌는 어떤 환경이나 자극, 그리고 경험에 의해 변할 수 있는 가소성의 기능 때문에 심리장애나 정신장애를 치유케 한다.
개인이 일생 받는 자극은 끊임없이 시냅스의 형성과 뇌를 재구조화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에 와서 많은 자극과 훈련을 통해 뇌를 활성화할수록 뇌세포의 수가 증가하고, 뇌세포 간의 연결고리가 늘어난다는 사실이 밝혀지게 되었다. 뇌의 변화는 청소년기를 지난 성인은 물론 노년기에도 일어난다.
뇌의 시냅스 안에 엄청난 양의 프리온 단백질이 있다. 프리온 단백질은 장기기억 또는 자가 유지기억의 생성을 도우며 뇌의 신경가소성에도 기여한다. 우리가 무언가 생각하고 배우는 동안 우리의 뇌 안에서는 변화와 재구축의 과정이 반복되는데, 이것이 바로 신경가소성인 것이다. 프리온 단백질은 좋은 신경신호에 반응하여 놀라운 기능을 발휘하고, 나쁜 신경신호에 반응하여 우리 몸에 해악을 끼친다.
우리가 근심, 걱정, 두려움 등 유해한 감정에 사로잡혀있거나 부정적인 생각에 빠져있으면 나쁜 신경신호를 생성할 수밖에 없다. 특히 어린 시절은 뇌의 가소성이 극대화하는 시기이다. 뇌 발달에는 민감기라는 것이 있는데, 뇌는 자극을 끊임없이 주어야 하고, 계속해서 자극이나 환경을 주지 않으면 안 된다. 눈으로 보는 자극을 통해 후두엽이 발달되고, 언어발달에도 민감기가 있듯이 이때 오감을 통한 자극이 극대화되는 시기이다.
귀로 듣는 자극을 통해 측두엽이 발달된다. 눈을 가려놓으면 눈은 영원히 못쓰게 된다. 우리의 성격도 어린 시절에 어떤 자극을 주었느냐에 따라 여러 형태로 달라지는 것이다. 성격은 대체로 태어났을 때 정해져 있다고 보지만, 나머지는 성장하면서 만들어진다. 그러나 성격도 가장 중요한 환경이나 자극을 통해 2~3세 안에 결정되며, 나머지는 18~25세에 완성되는 것이다.
특히 성격은 뇌의 신경전달물질과 관련지어지는데, 그것은 도파민, 세로토닌, 아세틸콜린, 가바 등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뇌의 가소성 때문에 어떤 자극을 주느냐, 어떤 환경에 처하느냐에 따라 뇌는 그렇게 조형되는 것이다.
학습은 뇌의 가소성에 영향을 미친다. 인간은 신경세포를 상실하기도 하는데, 나이가 들면 경험에 의해 뇌의 시냅스를 더 많이 발달시키기도 한다. 피질의 연합영역에서의 시냅스들은 가소성을 유지할 기능이 더 높아서 경험, 즉 학습에 의해 변화될 수도 있다. 요즘 우리가 말하는 교육 중에 평생학습은 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좋은 제도이다. 평생학습을 통해 뇌가 발달하게 되고, 뇌는 스스로 조직화하는 능력 때문에 뇌의 시냅스를 증가시켜 건강한 뇌의 기능을 하게 된다. 반복학습의 원리도 뇌의 가소성을 이용한 좋은 학습방법이다.
자극 역시 뇌의 가소성에 영향을 미친다. 개인이 일생 받는 자극은 끊임없이 시냅스의 형성과 뇌를 재구조화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쥐를 대상으로 미로를 헤쳐 나아가도록 훈련 시키든가 복잡한 환경에 노출시키면 피질에서 시냅스의 가지가 증가하게 된다. 특히 태어나서 0~3세는 뇌 발달의 절정기이지만, 나이가 들어가는 성인기나 노년기에도 뇌의 가소성 원리는 작용되기 때문에 오감을 통한 자극을 주면 시냅스의 형성과 재구조가 일어나게 된다.
생각은 뇌의 가소성 구축에 큰 영향을 준다.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뇌의 가소성 기능에 의해 뇌는 긍정적으로 삶을 살아가게 한다.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뇌의 가소성 기능에 의해 뇌는 그대로 부정적인 삶을 살아가게 한다.('대저 그 마음의 생각이 어떠하면 그 위인도 그러한즉...', 잠언 23장 7절)
스트레스는 뇌의 가소성을 크게 나쁘게 한다. 천재지변이나 참사 등 외상을 경험하여 병을 앓고 있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환자들은 뇌의 신경가소성에 의한 원리로 삶에 엄청난 피해를 겪는 것을 보게 된다. 충격적인 사건을 체험한 후 대부분의 환자는 기존에 인식했던 삶의 의미를 송두리째 바꿔버려 파괴적인 삶을 살아가게 될 수 있다.
이러한 것은 외상이라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뇌의 신경가소성 기능으로 인해 뇌의 구조가 변질되고, 그 기능도 변했기 때문이다. 충격적인 스트레스와 경험의 기억이 지속되는 동안 환자는 내내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게 된다. 환자는 늘 불안한 상태에서 생각하기 때문에 올바른 대응을 할 수 없어 고통받게 된다. 사건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부정적으로 옮겨왔기 때문에 뇌의 가소성에 의해 파괴적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손매남 박사
한국상담개발원 원장
경기대 뇌심리상담전문연구원 원장
美 코헨대학교 국제총장
국제뇌치유상담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