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Photo : 기독일보) 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가이사랴 빌립보를 지나시면서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라고 물으십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예수님을 향한 그들의 신앙을 확인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믿음을 확인하신 후 비로소 십자가와 고난을 설명하시고 십자가와 부활로 세워질 교회를 선포하십니다. 예수님에 대한 제자들의 믿음을 확인하시고, 교회가 세워질 것을 예언한 장소가 가이사랴 빌립보라는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가이사랴 빌립보는 갈릴리 바다 북쪽에 있는 헤르몬산 서남쪽 경사면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가이사랴 빌립보는 구약 시대에는  바알갓(수 11:17; 12:7; 13:5)으로 불려 졌습니다. 사실 바알갓은 가나안 사람들이 섬기던 신으로서 행운의 신이었습니다. 신약성경에서 가이사랴 빌립보는 단 두 번 나타나는데(마 16:13; 막 8:27), 두 곳 모두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신앙을 확인하신 사건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신약 성경의 한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가이사랴 빌립보 지역은 주전 20년경 로마의 황제 옥타비아누스가 헤롯 대왕에게 준 땅이었습니다. 그리고 헤롯 대왕은 주전 19년에 옥타비아누스를 위한 신전을 이곳에 건립했습니다. 그리고 도시 이름을 로마 황제와 자신의 이름을 합쳐  가이사랴 빌립보(Caesarea Philippi)라 불렀습니다.

그리고 이 지역을 분할 받은 헤롯 대왕의 아들 빌립(Philip)이 바니아스에 그리스-로마형 도시를 건축하고 자신이 통치하던 빌립보 지역의 수도로 삼았습니다. 빌립 헤롯이 도시를 가이샤라 빌립보라고 명명한 이유는 로마가 유대 통치를 위해 세웠던 행정도시 가이샤라(행10장)와 구별하기 위하여 빌립보라는 말을 첨가했다고 주장하는 소수의 학자들도 있습니다.   

가이샤라 빌립보는 예수님 당시 대표적인 세속 도시였습니다. 먼저 헤롯 빌립이 로마 황제를 위해 세운 도시입니다. 헤롯 왕이 로마 황제에게 받은 땅에 그의 아들이 로마 황제를 위해 세운 도시였습니다. 이름도 로마 황제를 위해 가이사랴라고 지었고, 빌립은 자기의 영광도 포기할 수 없어서 빌립보를 넣었습니다. 로마 황제 신전을 지어 로마 황제를 신격화했습니다.

둘째로 가이샤라 빌립보를 세속 도시라고 부르는 것은 각종 우상의 신전이 우글거리는 도시였습니다. 고대 시리아 바알(Syrian Baal) 신을 섬겼던 신전들이 가이사랴 빌립보 지역에 집중적으로 위치해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14개의 바알신전 유적지가 발견되었다고 알려집니다. 그 외에 많은 이방신  숭배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중에 고대 헬라의 판(Pan)신(神)도 있습니다.

가이샤라 빌립보는 고대 헬라 판신의 중요한 숭배지입니다. 판신은 자연, 산과 수풀을 관장하는 신입니다. 판(Pan)숭배는 로마 황제숭배와 결합해서 2세기 중엽 이후에는 가이샤라 파니아스 혹은 가이샤라 베네스 파니온(Caesarea Beneath Panion)으로 불렸습니다.

가이샤라 빌립보의 한 동굴을 판(Pan)신(神) 출생지로 알려집니다. 판신을 섬기는 신전이 가이샤라 빌립보에 건축되었고 그곳에 중요한 건물들 벽에 판신 숭배의 흔적이 남은 문헌자료가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사이샤라 빌립보에는 다양한 방식으로 판(Pan)신을 숭배한 흔적이 있습니다.

팬(Pan)신(神)을 포함한 이방 신의 흔적이 많은 가이샤라 빌립보를 고려할 때 제자들의 신앙 고백을 설명하는 본문에 대한 해석이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습니다. 특히 마태복음 16장 18절에 등장하는 "음부의 권세(the gates of Hade)"라는 표현을 우상들의 권세라고 해석하는 학자들이 있습니다. 성서지리학자 데이빗 패드필드목사는 가이샤라 빌립보는 고대 이방신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 도시라고 주장합니다.

가이샤라 빌립보는 헤롯 아그립바가 로마의 네로(Nero)황제를 기리며 네로네아스(Neroneas)라고 불렀고, 헤롯대왕의 증손자인 아그립바 2세(행 25장, 26장)시대에 단순한 로마 행정도시가 아닌 그리스 로마의 문화를 듬뿍 담은 전형적인 로마 도시로 발전했다고 역사가 요세푸스는 전합니다.

이 가이샤라 빌립보는 예루살렘을 멸망시킨 티토 장군에 의해 완전히 멸망합니다. 유대 땅을 침공한 티토 장군은 얼마 동안 이 도시에 머물면서 축제를 벌이며 아그립바 2세를 조롱하였다고 합니다. 로마의 군인들은 성안에 남아 있던 9만 7천 명의 유대인 포로들을 잔인하게 노예로 팔았고 그 유대인 노예들이 로마 원형 경기장에서 참혹하게 죽은 역사가 있습니다.

티토 장군에 점령당했던 가이샤라 빌립보는 4 ~5세기경까지 기독교 공동체가 존속되었습니다. 하지만 5세기경에 큰 지진으로 도시는 다시 크게 파괴가 되었고, 7세기에 아랍 군대의 침공으로 기독교인들이 거의 몰살당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1967년에 가이샤라 빌립보 지경에 대대적인 발굴 작업이 있었습니다. 그때 판신(Pan 神) 신전과 헤롯왕의 궁궐이 발굴되어 성경에 있는 기록이 역사적 사실이었음을 증명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 로마 황제의 신상과 판신을 포함한 고대 이방신의 신상이 우글거리는 가이샤라 빌립보에서 제자들의 신앙을 확인하였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을 구주라고 고백하면서 예수님께서 로마 황제나 고대 신들보다 뛰어나신 참신임을 고백했습니다. 예수님은 우상의 신전들이 가득한 곳에서 신앙고백을 근거로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세우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