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4일 러시아 대통령 푸틴의 명령으로, 15만 명에 달하는 러시아 군대가 탱크를 앞세우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공격을 감행했습니다. 비행장, 원유 저장고, 방송국을 비롯한 국가의 중요 시설은 물론 무고한 시민들의 주택과 학교와 유치원과 병원을 가리지 않고 포격하였습니다. 2월 27일 현재 약 37만 명의 우크라이나 인들이 인근 국가로 피난을 했는데, 주로 어린이들과 어머니들이라고 합니다. 16세 이상의 남자들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다고 합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피신하라는 미국 정보기관의 권유를 물리치고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에 숨어 있다고 합니다.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직접적 이유는 친 서방적 성향을 가진 현재의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유럽 공동체과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에 가입시키려고 하는 데 있습니다. 1) 우크라이나가 유럽 공동체에 속하는 것은 러시아를 고립시키는 행위요, 2)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미국의 군사력이 우크라이나와 소련의 국경선까지 확대되는 것을 뜻하며, 3) 이것은 러시아의 안전에 중대한 위협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푸틴은 우크라이나의 유럽 공동체 가입과 나토 가입을 거듭 반대해 왔습니다.
푸틴이 말하는 이 반대는 일면 타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남한에 의해 흡수 통일될 경우, 미국의 군사력이 중국 국경선까지 확대되는 것을 중국이 허용할 수 없듯이, 미국의 군사력이 우크라이나와 소련의 국경선까지 확대되는 것을 러시아가 허용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푸틴은 우크라이나의 중립화를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외적인 이유일 뿐입니다. 더 깊은 내적 이유를 든다면, 1) 푸틴은 사실상 구 소비에트 연방의 회복을 꿈꾸고 있습니다. 폴란드, 불가리아, 루마니아, 체코, 슬로바키아, 라트비아 등, 구소련에 속했던 나라들을 되찾고자 하는 야망을 갖고 있습니다. 2) 이보다 더 깊은 내적 원인은 푸틴의 권력욕에 있습니다. 푸틴은 중국의 시진핑처럼 죽을 때까지 권력을 쥐고자 하는 욕망을 보이고 있습니다. 1991년 12월의 소련 붕괴와 함께 시작된 러시아의 자유 민주주의는 사실상 푸틴 독재체제로 변질하고 말았습니다. 반체제 인물들이 끊임없이 구금되거나 살해되거나 흔적 없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권력자들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는 쉬운 길은, 국가의 안전을 위협하는 적국을 설정하고, 적국과의 긴장 관계를 조성하며, 전쟁을 하는 데 있습니다. 전쟁은 권력자의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이고 손쉬운 방법입니다. 자신의 권력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전쟁으로 몰입시켜버림으로써 권력자는 자기의 권력을 유지하고, 국가의 위기 상황을 조성함으로써 자기의 권력을 정당화하는 것입니다. 푸틴은 지금 역사의 오래된 이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가장 깊은 동기는 푸틴의 권력욕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자기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지금 푸틴은 핵무기도 사용할 수 있다고 서방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푸틴의 행위는 한 마디로 무법이라고 하겠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유럽 공동체와 나토에 가입하고 싶은 것은 독립 국가의 주권에 속하는 일입니다. 어떤 나라가 유럽 공동체나 나토에 가입하는 것은 원칙상 이웃 나라가 왈가왈부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그 나라의 자유입니다. 우크라이나는 엄연한 독립 국가이기 때문에, 그가 원하는 국제적 공동체나 협의체에 가입할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습니다. 푸틴은 지금 우크라이나의 자유와 권리를 여지없이 짓밟고 있습니다. 지금 푸틴은 친 서방적인 현재의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제거하고, 친 러시아적 허수아비 지도자를 세우고자 합니다. 저의 소견에 의하면 푸틴의 야욕은 우크라인 점령으로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우크라이나가 일단 소련의 속국처럼 되어버리면 그 다음에는 또 다른 유럽 국가에 침략의 마수를 뻗칠 것입니다.
이 같은 사태에 직면하여 한국은 정의의 편에 서서 반 푸틴 국제 공조 체제에 참여해야 할 것입니다. 러시아로부터 얼마나 더 많은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가에 대한 계산 때문에 양다리 걸치려는 비도덕적이고 비루한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될 것입니다. 6.25 전쟁 때 우리나라를 지켜 준 나라들에 대한 의리를 지켜야 할 것입니다. 이와 동시에 국가를 지키기 위해 사투하는 우크라이나 인들을 도와야 할 것입니다. 지금의 우크라이나 사태를 지켜보면서 저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갖게 됩니다.
1. 강대국 사이에서 살아남으려면 먼저 경제력이 강한 나라가 되어야 한다.
2. 경제력과 더불어 강력한 군사력을 가져야 한다. 한국도 핵무기를 보유해야 할 것이다. 핵무기가 있으면 중국과 일본과 소련이 한국을 함부로 넘겨다 볼 수 없게 될 것이다. 아랍 국가들에 둘러싸인 이스라엘도 이미 오래전부터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평화협정에 따라 핵무기를 러시아에 넘겨준 것을 우크라이나는 지금 크게 후회하고 있다.
3. 정의로운 국가를 세워야 한다. 정의가 없는 공동체는 내적으로 와해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사회 지도층이 이에 앞서야 한다.
4. 사회를 선도하는 종교가 먼저 정의로운 종교가 되어야 한다. 종교가 돈과 권력에 눈이 어두워져서는 안 된다.
5. 정치인들은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소인배의 모습을 버리고, 민족을 위해 자기의 삶을 바치는 큰 인물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기고] 오늘의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면서
김균진 박사(혜암신학연구소 소장, 연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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