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들 안 모인다고 손 놓을 수 없어... 방치하면 세속화
정부에 굴복 또는 사과한 적 없어, 7번 예배도 나름 저항
불신 사회에 매혹 언어 쓰면서 교회 이미지 잘 만들어야
대면과 비대면 마주하는 하이브리드 처치로 회복탄력성

'위드 코로나19, 우리 함께 갑시다'라는 주제로 새에덴교회 목회자 세미나가 15일 용인 새에덴교회(담임 소강석 목사) 프라미스홀에서 개최됐다.

이날 세미나에는 미래자립교회 450여 곳과 자립교회 100여 곳 목회자들이 참석해 코로나 극복 목회 노하우를 청취했다. 새에덴교회는 이날 세미나를 마지막까지 참석한 목회자들에게 코로나19 피해 경중에 따라 격려금을 차등 지급했다(최소 100만원씩).

해당 격려금은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의 제안으로 교역자와 성도들이 마음을 모아 지난 2주간 진행한 '한 사람 한 교회 세움 헌금'으로 마련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참석 대상은 백신 2차 접종 후 14일 경과된 접종 완료자들로 제한했으며, 접종 미완료자는 현장에서 신속 진단키트 검체 검사 후 음성 확인자만 참석시켰다. 이와 함께 점심·저녁 식사를 위한 '선한 소통 상품권'을 제공해 인근 지역 상권 활성화도 도모했다.

세미나에서는 소강석 목사와 김두현 소장(21세기목회연구소)을 비롯해 이재훈 의료강도사, 이경희 전도사, 황호남·김태훈 목사 등 새에덴교회 전문 교역자들이 강의했다. 총 9차례 강의를 통해 위드 코로나 목회를 점검하고, 교회와 예배 회복을 위한 노하우를 공유했다.

'한국교회와 초기 코로나 대응', '새에덴교회는 어떻게 대응했는가' 등 오전 두 차례 강의는 소강석 목사가 맡았다. 그는 "이제 한국교회는 위드 코로나를 준비해야 한다. 무엇을 준비하고 시작해야 할지, 예수님과 함께 일어서기를 희망하는 여러분들을 위해 함께하는 자리를 준비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소강석 목사는 "교회 역사상 전염병이 올 때, 예배를 어떻게 했는가? 중세 교황은 믿음으로 이기자고 했다가, 집단 감염의 근거지가 되고 초토화됐다"며 "반면 종교개혁자 칼빈은 쿼런틴(quarantine·격리) 시스템을 도입해 노약자 등 고위험군은 격리시키고, 성직자들이 찾아가는 예배, 즉 심방을 실시했다. 칼빈은 예배를 중시하면서 생명 존중을 함께해 제네바 시민들의 지지를 받고 종교개혁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위드 코로나 새에덴교회
▲세미나 참석자들이 열 체크를 하는 모습.

소 목사는 "저희 교회는 코로나 이후 '메디컬 처치'를 개설하고, 유튜브 실시간 예배를 개설해 대면과 비대면이 마주하는 하이브리드 처치를 마련했다"며 "교회는 코로나 초기 정부를 향해 자율 방역을 주장하면서, 전염병에서 안전한 예배를 만들어야 했다. 저는 그렇게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못해 아쉽다. 그러나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상황이었고, 다들 몇 달이면 끝날 줄 알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당시 교회는 일방향 현장 예배를 고수하거나, 면사무소에서 사정한다는 이유로 아예 예배를 폐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하던 대로 하는 목회, 관성에 의한 목회는 더 이상 안 된다"며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에서도 비상시에는 가정에서 예배드릴 수 있다고 했다(21장 6절). 20명밖에 못 모이게 한다면, 야외인 교회 마당에서라도 20명씩 5번 예배드릴 수 있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소강석 목사는 "저는 총회장으로 섬기면서도 매주 19명씩 모일 때 7번 예배를 드리고, 수요예배, 철야기도, 새벽기도회, 때로는 밤 집회까지 쉬지 않고 모두 직접 인도했다. 그러면서도 정부와 협상하고 한교총에서 활동했다"며 "성도들이 안 모인다고 손 놓고 있어선 안 된다. 방치하면 세속적 신앙으로 흐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소 목사는 "오지 못한다면, 찾아가서 대문 앞에 손을 대고 기도라도 해야 한다. 처음엔 성도들이 심방을 꺼려서 그렇게 했다"며 "마스크 쓰고 안전하게 진행하다 보니, 성도들도 조금씩 인식이 전환됐다. 저녁마다 온라인 줌 기도회도 열었는데, 담임목사가 인도할 때는 4천명 이상이 접속하고, 부목사가 인도해도 1천 명 이상 기본적으로 접속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면서 "제가 정부에 굴복했으니 회개해야 한다는 목사님도 계시는데, 저는 굴복한 적도 사과한 적도 없었다. 7번씩 예배드리는 것 역시 저만의 저항 방식이었다"며 "한국교회도 매일 피켓 들고 저항만 해서는 안 된다. 불신 사회를 향해 매혹과 유혹의 언어를 쓰면서 교회 이미지를 잘 만들어야 한다. 그들을 짜증나게 해 선교와 전도의 문을 막아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초대교회 원형 회복을 위해 하나님께서 코로나를 허락하신 것은 아닐까. 그러나 바뀐 것은 없다. 온라인 예배라 해서 헌금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며 "교회를 거룩한 부족 공동체로 만들어야 한다. 2%의 골수 팬덤이 80%를 이끈다고 하는데, 온라인으로도 가능하다.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파워"라고도 했다.

한국교회의 코로나 대응에 대해선 "한경직·김창인 목사님처럼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줄 지도부가 없었다. 교단 대표들과 논의를 해 보면 각자 다양한 이야기를 한다"며 "정부의 대응도 미숙하고 편향적이었다. 19명, 50명이 아니라 크기와 공간에 따라 예배 인원을 조정할 수 있었다. 예배에서는 확진자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도 이미 증명됐다"고 설명했다.

위드 코로나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가 강의하고 있다.

소강석 목사는 "대면과 비대면이 마주하고, 온라인과 현장 예배가 함께하는 하이브리드 처치를 추구해야 한다. 이런 플랫폼을 잘 이뤄놓은 교회는 위드 코로나 시대에 회복탄력성도 커질 것"이라며 "온라인으로 예배를 송출하는 것만으로 끝내선 안 된다. 전도하고 구역예배 드리고 기도하고 축복하면서 성도들을 케어해야 한다. 그랬더니 코로나19 이후 더 많은 성도들이 나오는 교회도 있다"고 밝혔다.

새에덴교회의 코로나 대응에 관해선 "가장 중요한 것은 신앙의 본질을 붙잡는 것이다.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가 아닌, 생명나무를 붙잡는 운동을 했다. 생명나무란 예수 그리스도"라며 "내 안에 하나님이 계셔서 생각의 주체가 되시고, 선악 판별의 기준이 내가 아닌 하나님 말씀이 되는 것이다. 내 기준으로 하면 원망, 불평, 비난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소 목사는 "코로나 상황일수록 초심을 붙잡아야 한다. 그리고 목마름을 갖고 간절히 은혜를 사모하도록 해야 한다. 이념에 얽매이지 말고, 복음 운동, 예수 운동, 생명 운동을 펼쳐야 한다"며 "예배가 회복됐지만, 울림과 떨림이 있는 예배를 드리고 있는가? 몸이 못 온다면, 마음이라도 참여시키면서 공감을 불러 일으켜야 한다"고 전했다.

또 "이럴 때일수록 감사하고, 힘들수록 헌신하자고 역설적으로 주장했다. 이전 예배당을 짓고 빚이 몇십 억 있을 때 IMF가 찾아왔지만, 6개월도 안 돼 다 갚고 헌당예배를 드렸다. 물론 역설만 너무 강조하면 반항심이 생기고, 요즘은 윽박질러선 안 되는 시대이므로 '세계관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 목사는 "그리고 이런 때에 목회자들은 죽도록 헌신하고 희생해야 한다. 예배 못 드린다고 쉬는 게 아니라, 역설적 헌신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면서도 솜사탕 같은 위로의 설교로만 끝내지 말고, 공적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며 "지금 2년간 수찬을 정지당한 재앙을 당하고 있는데, 교회는 복음의 떡과 잔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어떤 경우라도 제단 불을 끄지 말아야 한다. 교회를 셧다운시키는 건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에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더 뛰어나게 대처하고 선제적으로 방역을 하면서 안전하게 예배를 드리고, 감염자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코로나를 통해 인간의 한계를 느낀 분들이 많다. 과거 미션스쿨 다니던 분들이 성경을 꺼내 읽는다고 한다. 시대 흐름을 해석해 새로운 전략과 포맷으로 거룩한 플랫폼 처치를 이루자"고 당부했다.

오후 시간에는 김두현 소장이 '팬데믹 시대 교회 세움의 방향과 전략: 플랫폼 처치', 이재훈 강도사가 '코로나와 메디컬처치: 감염병에 대한 의료적 목회 대응', 이경희 전도사가 '코로나와 돌봄 목회: 위기에 더 강한 홀리트라이브 영적 부족 공동체', 황호남 목사가 '코로나와 온라인 전도: 비대면 상황에서의 이웃과 소통', 김태훈 목사가 '위드 코로나 시대의 목회 패러다임'을 각각 강의했다. 소강석 목사는 '어떻게 지교회를 세울 것인가', '한국교회여, 미래를 준비하라'를 추가로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