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일 하기보다, 중요한 일 바르게 감당할 것
복음주의 신앙, 에큐메니칼 정신 정체성 견지
본질 돌아가 세상 이롭게 하는 일에 최선 다짐
예장 통합 제106회 총회 오후 회무는 총회장 이·취임식으로 시작했다.
이·취임식은 물러나는 신정호 총회장의 이임사, 류영모 신임 총회장에게 가운 및 스톨 착용, 십자가 목걸이 및 반지 전달, 성경 및 고퇴(의사봉) 계승, 공로패 증정, 악수례 등으로 간소하게 진행됐다.
이임사를 전한 신정호 총회장은 "105회기는 한국교회 회복을 위해 준비하고 노력했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유행으로 다하지 못함을 아쉽게 생각한다"며 "그러나 우리에게 진정한 소망은 예수 그리스도뿐이다. 주님께서는 이 가운데서도 선하신 뜻이 있으실 것이다. 106회기에는 더 많이 교회를 섬겨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취임사에서 류영모 신임 총회장은 "저는 고신 교회들이 많던 서부 경남에서 태어나 자랐다. 아장아장 통합측 교회로 걸어나간 뒤, 60년 이상 평생 통합측에서 살아왔다"며 "코로나19 팬데믹 1년 7개월을 견딘 교회들이 총회장에게 바라는 바가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기에 한없이 부족하다. 다만 많은 일을 하기보다, 중요한 일을 올바르게 감당하겠다. 지금은 바른 길, 희망의 길을 찾아야 할 때"라고 전했다.
류 총회장은 "중심에 서는 신학을 견지하겠다. 복음주의 신앙과 에큐메니칼 정신에 기초한 교단 정체성을 굳건히 지켜 나가겠다"며 "사회의 중심, 한국교회의 중심, 세계 교회의 중심에 서서, 교단의 품격과 위상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신 임원들이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총회장 류영모 목사, 부총회장 이순창 목사와 이월식 장로, 서기 조환국 목사, 부서기 김한호 목사, 회록서기 황세형 목사, 부회록서기 허요환 목사, 회계 전학수 장로, 부회계 김진호 장로. ⓒ유튜브 |
그는 "이번 총회 주제는 '복음으로 교회를 새롭게, 세상을 이롭게'이다. 위기는 본질로 돌아오라는 하나님의 음성"이라며 "9,300여 교회가 함께 복음으로 돌아가 새로워지고, 교회의 공공성과 공적 복음을 회복하며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류 총회장은 "후세 사가들은 제106회 총회를 사상 가장 어려웠던 한 해로 기억할 것이다. 지금 세계는 비포 코로나(Before Corona, B.C.)와 애프터 디지즈(After Disease, A.D.)로 나눠지고 있다. 우리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며 "교회와 사회 환경의 '뉴 노멀'을 준비해야 한다. 전방위적 위기 속에서, 교회는 과연 다르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우리는 온 백성이 칭송하는 교회로 회복하라는 주님의 준엄하신 부르심 앞에 서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 철학은 바른 길을 가다 고난받고 비난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목적이 선하면 수단도 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목표가 선하면 가는 길도 선해야 한다"며 "정치는 짧고, 하나님 나라는 영원하다. 앞서간 선진들이 남겨주신 자랑스러운 교단의 위상, 전통과 유산을 잘 이어가고 지켜내겠다"고 덧붙였다.
▲총회장 류영모 목사가 취임사를 전하고 있다. ⓒ유튜브 |
이후에는 총회주제연구위원장 황해국 목사(세광교회)가 '복음으로, 교회를 새롭게 세상을 이롭게(신명기 16:11, 마가복음 1:15, 사도행전 2:47)'라는 주제 해설에 나섰다.
황해국 목사는 "한국교회는 급격한 변화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번영신학의 그림자를 다 치료하기 전에 코로나의 습격을 맞아, 한순간에 초토화되는 형편에 이르렀다"며 "총회는 한국교회가 다시 본질로 돌아가 이 땅에 내렸던 은혜의 때와 하나님의 은총이 회복하기를 소망하면서, 106회기 총회의 주제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황 목사는 "총회 주제는 세 가지의 중요한 이슈를 다룬다. 복음과 교회와 세상"이라며 "여기서의 복음은 복음의 본질과 복음이 지닌 넓은 스펙트럼을 말한다. 교회는 복음으로 어떻게 새롭게 변화해야 하는가를 말한다. 그리고 복음의 능력으로 새로워진 교회가 어떤 모습으로 세상을 이롭게 할 것인가를 뜻한다"고 전했다.
그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하고 가 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하는 우리는 홍해 바다 앞에 서 있던 이스라엘처럼 애굽으로 돌아가려 하거나, 원망이나 불평 혹은 스스로 자포자기해서는 안 된다"며 "하나님의 함께하심, 하나님 말씀과 성령의 능력을 믿고 담대히 나아가야 한다. 교회 안팎의 위협과 훼방이 극심할지라도 교회가 본질을 찾고 자기를 성찰하면서 세상을 치료하는 실천적 믿음과 신학을 가질 때, 교회는 교회다움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