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내 위험 요소 안전 점검과 예방에 찬성
의도가 중요... 십자가 첨탑 사고는 2건뿐
이런 식으로 공개하는 것, 의도 있어 보여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이억주 목사)에서 '서울시의 일방적인 십자가 첨탑 철거는 교회 탄압이다: 중국에서 벌어지는 십자가 철거를 따라 하려는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13일 발표했다.
이는 서울시가 지난 7월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강풍에 취약한 교회 첨탑을 전수 조사하여 이에 대한 등급을 매기고, 노후하거나 위험한 것에 대해서는 철거를 한다고 발표한 것에 대한 논평이다.
이들은 "지자체가 관내에서 위험 요소가 있는 시설물에 대하여 안전 점검과 예방을 한다는 것에는 누구도 반대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그 의도가 어디에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교회언론회는 "서울시 보도자료에 의하면 서울 시내에 7,919개의 교회가 있다는데, 과연 교회 십자가 첨탑에 의한 안전사고가 얼마나 있었는가"라며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의 자료에 의하면 최근 3년간 서울 시내 태풍 피해 사례는 약 1,800건인데, 그 중 십자가 첨탑 사고는 2건이다. 그런데 느닷없이 서울 시내 교회 전체의 십자가 첨탑을 점검하겠다고 나온 의도는 무엇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십자가 첨탑을 하나의 시설물로 보는지 모르겠으나, 교회로서는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우선 십자가는 기독교의 상징이다. 이 상징물을 교회에 부착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밝혔다.
둘째로 "십자가 첨탑은 서울의 수많은 건물 가운데 이곳이 교회라는 것을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며 "우리나라에는 헌법에 명시된 종교의 자유가 있다. 그에 의하여 종교의 자유를 구현하는 장소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그런 십자가 첨탑에 대하여 갑자기 서울시가 대대적으로 점검·조사 혹은 철거를 공표하는 것은, 기독교를 가볍게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며 "십자가 첨탑이 노후하여 위험성이 상존한다 해도, 이런 식으로 공개적으로 하는 것은 분명히 의도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교회언론회는 "서울시에서는 등급을 매겨 E등급에 해당하는 경우 그 비용 일부를 지원한다고 하는데, 그런 졸속으로는 기독교와 서울시가 원하는 결과를 얻어낼 수 없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십자가 첨탑을 제거한 후 다시 복원시키느냐이다. 이런 약속도 없이 십자가 첨탑을 제거한다면, 이는 기독교를 상징하는 십자가를 없애려는 암수(暗數)"라고 성토했다.
또 "서울시가 이런 일을 벌이게 된 배경에는, 지난 2019년 서울시 모 시의원이 십자가 첨탑 안전 점검을 요구했기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그것이 발단은 아닌가"라며 "서울시가 기독교의 상징인 십자가 첨탑을 철거하려는 계획을 서울시민의 안전과 기독교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면, 다음 사항을 꼭 지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먼저 "십자가 첨탑을 철거하는 경우에도 교회의 요청이 있으면 반드시 새롭게 복구시켜 주어야 한다"며 "이렇게 함으로 서울시의 십자가 첨탑 제거 계획이 종교 박해 목적이 아닌, 시민의 안전을 위한 것으로 증명된다"고 했다.
둘째로 "행정편의주위가 아니라, 교회와 교계의 협력을 구하라"며 "서울시는 이미 이런 계획을 언론과 사회에 유포시켜 그 진위(眞僞)성을 의심받고 있으나, 이제부터 규명하여 기독교를 핍박한다는 오해를 받지 않기 바란다"고 말했다.
끝으로 "십자가 첨탑은 교회 건물의 일부로써, 이에 관한 것은 교회의 책임이며 권한"이라며 "때문에 교회들도 수시로 안전에 대한 점검을 할 필요가 있고, 문제점이 발견된다면 보강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이와 함께 "다만 재정적 부담이나 어려움이 있을 경우, 정부나 지자체에 의존하지 말고 우선 해당 교회가 노력하고, 부족하면 다른 교회들이 도와야 한다"며 "한국교회는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각 교단과 연합단체, 지역 기독교연합회, 이웃 교회가 하나 되어, 한국 기독교 이미지 제고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