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다양한 첨단기술 활용해 격려
문재인 韓 대통령 "자유와 평화 위한 희망"
바이든 美 대통령 "자랑스러운 희생 경의"
참전용사들 "희망과 사랑 전해주셔서 감사"
새에덴교회(담임 소강석 목사) 주최 제71주년 한국전 참전용사 온라인 초청 보은 및 평화 기원예배가 6월 23일 오전 용인 새에덴교회 프라미스홀에서 열렸다.
15년째 열리고 있는 행사는 1부 예배와 2부 기념식 순으로 진행됐으며, 용인 지역 참전용사 80여명도 참석했다.
올해 행사에서도 지난해처럼 온라인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해 참전용사들이 강단 뒤 대형 화면을 통해 각자 거주지에서 동시 참석했다. 새에덴교회는 해외 참전용사들에게 미리 감사의 선물을 증정했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메타버스(Metaverse) 기술을 이용한 생존 미국 참전용사 10인에 대한 감사 메달 수여식이었다.
이는 AI 기술을 사용해 현실 세계를 디지털로 복제·학습시켜 가상으로 재생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90대 가까운 참전용사 10인의 20대 모습을 복원해 그들에게 감사 메달을 직접 수여하는 형식이다.
시상식을 진행하며 참전용사들을 소개한 폴 커닝햄 예비역 공군 하사는 현재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지만, 메타버스 기술로 영상을 통해 꼿꼿이 서서 시상식을 진행하도록 했다.
▲새에덴교회에서 메타버스 기술로 90대 참전용사 노병들을 20대 젊은 시절 이미지로 복원해 감사 메달을 수여하는 모습. |
기념식 환영사에서 소강석 목사는 "해마다 6월이 되면 우리나라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싸워준 참전용사 여러분들의 검고 푸른 눈동자들이 눈앞에 아른거린다"며 "이름도 모르는 낯선 이방 땅에 와서 청춘의 피와 땀과 눈물을 바쳐 희생한 참전용사 여러분들의 은혜를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라고 전했다.
소 목사는 "코로나19 때문에 작년에 이어 올해도 현장 초청 행사를 도저히 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며 "그래서 작년에는 창의적 발상을 통해 세계 최초로 화상 줌 온라인 초청행사를 했고, 올해는 한층 업그레이드해 메타버스를 활용한 참전용사 초청행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ent그는 "여러분의 검고 푸른 눈동자를 결코 잊지 않겠다. 우리가 지금은 코로나19로 갈대처럼 헤어져 있지만, 다시 꽃으로 만나는 날을 기다리겠다. 아니, 자유와 평화의 나라에서 반드시 꽃으로 만날 것"이라며 "오늘 이 자리가 한반도에서 다시는 전쟁의 비극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사랑과 화해, 평화의 중보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염원했다.
한국과 미국 대통령도 축사를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진표 의원(국회조찬기도회 회장)이 대독한 축사에서 "2007년부터 한 해도 빠짐없이 행사를 준비해 오신 새에덴교회 성도 여러분과 한민족평화나눔재단 관계자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주요 인사들의 기념촬영 모습. ⓒ이대웅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도 코로나로 온라인으로 예배와 기념식이 진행되는데, 멀리 미국과 캐나다, 필리핀과 태국의 참전용사와 가족들도 함께하고 계신다"며 "손을 맞잡지 못하지만, 참전용사들을 생각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 자유와 평화를 염원하는 이들에게 언제나 희망이 되어주시는 참전용사들께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참전용사들의 헌신과 희생을 바탕으로 성장해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됐고, G7 정상회의에 초청받을 만큼 국제사회에서 책임있는 중견국가가 됐다"며 "이제 용사들이 남겨준 연대와 협력의 가치를 대한민국이 앞장서 실천할 것이다. 모든 나라들이 코로나로부터 공평하게 회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지속가능한 세계를 위해 먼저 행동하겠다. 한반도 비핵화로 세계 평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Joseph Biden) 미국 대통령의 축하 서한은 랍 랩슨(Robert Rapson) 주한 미국대사대리가 영상으로 대독했다. 그는 "한국전쟁 발발 71주년을 맞아 한국전 참전용사 보은 프로그램에 참여한 모든 분들께 따뜻한 인사와 축하를 드린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 우리는 제복을 입은 분들의 공헌을 기리고 있다. 15년 연속 한국전쟁 참전용사 보은 프로그램을 주최해 주신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님께 미국 국민을 대신해 깊이 감사드린다"며 "자랑스러운 한국전 참전용사들 여러분의 희생을 존중하고 공로를 이해하며, 여러분이 수호하기 위해 그토록 용감하게 싸운 그 가치를 결코 저버리지 않는 총사령관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소강석 목사 부부를 비롯한 새에덴교회 주요 관계자들과 참전용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
이 외에도 애국가 제창과 유엔 및 한국군 참전용사 전몰 장병에 대한 묵념, 예비역 해군제독 김종대 장로의 전사자·실종자 추모 및 감사인사와 영상으로 축사·환영사가 이어졌다.
한국전 참전용사이자 23선을 지낸 찰스 랭글(Charles Rangel) 전 연방 하원의원은 "저는 맥아더 장군과 인천상륙작전을 함께했고 20여개국이 참전한 8군단으로서 38선을 넘어 압록강까지 진출해 함께 싸웠다"며 "그러나 중공군이 들이닥쳐 여러 동료들을 잃었다. 저도 총탄에 맞으면서 40명의 동료들을 끌어냈다"고 전했다.
랭글 전 의원은 "무엇을 위해 싸웠나 하는 회의도 있었다. 한국을 떠날 때 남북한 모두 초토화됐고 사람들은 희망이 없어보였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한국에 다시 돌아왔을 때 위대한 민주주의를 통한 기업과 대학과 학교의 변화를 봤다. 이에 선택받고 살아남은 것에 주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연아 마틴(Yonah Martin) 캐나다 상원의원은 "사랑하는 참전용사들 여러분이 행하신 모든 일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말로 다 담을 수 없다"며 "여러분의 희생과 봉사로 우리가 살아남았기에, 여러분에게 삶을 빚진 것이다. 우리의 영웅이신 여러분의 봉사와 희생을 언제나 기억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브래들리 제임스(Bradly James) 주한 미국 해병대 사령관은 "우리 해병대는 오늘 밤에도 싸울 준비가 돼 있고, 선배님들의 유산을 이어갈 준비가 돼 있다"며 "참전용사 여러분의 봉사와 헌신에 감사드린다. 여러분이 자랑스럽다. 값진 보은행사가 되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이 외에 존 티엘리(John H. Tilelli Jr.) 한국전 참전용사기념재단 이사장, 윌리엄 웨버(William E. Weber) 한국전 참전용사기념재단 고문도 영상축사를 전했다. 예비역 육군대장인 백군기 용인시장과 황기철 국가보훈처장도 영상 환영사를 전했다. 현장에서는 김진표 의원이 축사를, 김창준 전 연방 하원의원이 감사메시지를 전했다.
▲새에덴교회 주일학교 손혜민·이예준 학생이 영어로 참전용사들에게 감사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
새에덴교회 주일학교 손혜민·이예준 학생은 영어로 감사메시지를 전했다. 이들은 "어린 학생이기에 6.25에 대해 잘 모르지만, 오늘 함께하시는 모든 군인 아저씨들은 우리의 영웅이심을 분명히 알고 있다"며 "우리를 공산주의로부터 구해주신 아저씨들을 생각할 때면, 우리를 죄로부터 구해주신 예수님을 생각하게 된다"고 입을 모았다.
참전용사들은 영상으로 답했다. 워렌 위드안(Warren Wiedhahn) 장진호 전투 참전용사회 회장은 "한국의 멋진 친구들에게 따뜻한 인사를 드린다"며 "저는 한국전쟁 때 부상을 입었다. 그때 흘린 피는 한미 해병대 동료들과 더불어 대한민국의 풍요로운 땅에 영원히 함께 묻혀 있다"고 말했다.
래리 키너드(Larry Kinard) 전 한국전 참전용사회 회장은 "지난 14년 동안 새에덴교회는 3천명 이상의 생존 참전용사와 가족들을 영광스럽게 기려주셨다"며 "코로나 속에서도 깜짝 놀랄만한 온라인 행사를 기획해 주셨다. 여러분의 선물보다 중요한 건 한국에서 희생한 저희에게 희망과 사랑, 감사를 전해주신 것"이라고 감사해했다.
이후에는 수전 키(Susan Kee) 미국 자원봉사자 코디네이터에게 감사패를 증정했고, 샌드아트를 가미한 아리랑과 어메이징 그레이스 영상 축하공연도 선보였다. 행사는 서광수 장로(새에덴교회 장로회장)의 광고, 김한성 총회 서기의 '노병을 위한 기도' 낭송 후 임종웅 필리핀 선교사의 축도로 마무리됐다.
앞선 1부 예배는 예비역 육군대장 이철휘 장로 사회로 예비역 육군소장 서정열 장로의 대표기도, 예비역 육군중장 이도상 안수집사의 성경봉독, 새에덴교회 찬양대의 줌 영상찬양 후 소강석 목사가 '잊지 않겠습니다(신 32:6-8)'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