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독신문 사태 인사들은 물갈이..여전히 '인맥 정치'는 우려
특정인물 지지한 투표해석으로 총 3시간여 공방 이어져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총회장 서기행) 기독신문 정기이사회가 22일 충현교회 소예배실에서 개회돼 이사장에 김상봉 목사, 사장에 심판국 장로를 각각 선출했다.
이날 사장선거에서는 심판국 장로가 53표, 김원삼 장로가 52표를 얻어 심판국 장로가 가까스로 김원삼 장로를 따돌리고 사장에 선임됐으며 이사장선거는 정회 이후 2차 투표까지 가는 난항 끝에 김상봉 목사가 김춘환 장로를 누르고 이사장에 선출됐다.
새 이사장과 사장이 선출됨에 따라 기독신문사태로 혼선을 야기했던 당시 경영진은 모두 물갈이 됐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기독신문 실행이사, 임원 선출과정이 남아 있어 '인맥 정치'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이날 이사장으로 선출된 김상봉 목사는 지난 5월 사설경호업체가 동원된 실행이사회에 참석하는 등 전 주필을 지지하는 입장을 보여 왔던 인사로 알려졌다.
또 현재 이사회내에서도 기독신문 사태의 발단이 됐던 주필-반주필간의 대립에서 서로 입장을 달리했던 인사들이 대거 포함돼 있어 기독신문 운영진이 대폭 쇄신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에서도 사장과 이시장 투표 이후 진행된 개표과정에서 참석 이사들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 유리한 방향으로 법을 해석하는 등 양 후보진영의 입장차가 계속돼 2시간에 걸친 회의와 정회 이후 열린 속회, 2차례 회의를 진행하는 등 난항을 겪었다.
합동총회 기독신문 이사회는 총회내 상비부 중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곳으로 이에 따른 이사들의 관심과 후보자들의 접전이 가장 치열한 부서다.
이날 정기이사회가 개회되자 곧바로 논란이 일었던 사안은 기독신문 전 사장 김성규 장로와 전 주필 김영우 목사에 대한 이사 자격논란이었다.
지난 5월 기독신문사 이사회 속회에서 김성규 전 사장의 직무정지가 결정되자 사장대행 체재를 위해 기독신문 수습전권운영위원회(이하 수습전권위)가 구성됐었다. 수습전권위는 최근 회의에서 사설 경호업체 동원에 대한 처벌로 전 주필에게 2년간 이사직을 제한하기로 했으며 '돈가방 사건'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전 사장에게도 역시 2년간 이사직 제한을 결의한바 있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 이사들은 이같은 수습전권위의 결의를 다시 번복했다. 이사들 사이에서도 수습전권위의 결정에 대한 찬반 논쟁이 오갔으나 결국 이들을 노회에서 파송된 정식 이사로 인정하기로 했다.
이미 노회에서 파송받은 바 있는 전 사장과 전 주필은 이같은 결정이 내려지기 전 법해석 문제로 회의장에 들어하지 못하고 대기상태에 있었으나 이사회의 결의가 알려진 후 곧바로 회의에 참석했다. 특히 이과정에서 기독신문 노조는 김영우 주필의 진입을 몸으로 막는 등 격한 장면도 연출됐다.
전 사장과 전 주필의 이사자격 문제가 일단락되자 이번엔 규약 및 내규수정 문제가 다시 대두됐다. 그러나 기독신문 사태를 초래했던 내규가 개편돼야 한다는 이사회의 정서로 실행이사, 임원회가 모두 구성된 이후 내규수정을 진행하기로 했다.
기독신문 사태를 야기한 내규는 사장 추천으로 주필이 선임될 경우, 그 주필이 인사권에 영향력을 행사해 본인을 추천해 준 사장을 다시 연임해 줄 수 있는 '당파정치'의 가능성을 안고 있어 개정의 필요성이 강력히 요청돼 왔다.
이날 참석한 한 이사는 "기독신문사가 총회 위에 군림해서는 안된다"며 "기독신문이 정상화 되어 법을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 이사는 "현재 기독신문은 비상사태"라며 "새술은 새부대에 담으라는 말씀처럼 이사회 구성 완료이후 내규를 새롭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르 높였다.
이경원 목사는 "수습전권7인위원회에 규약과 내규수정이 위임돼 있어서 보고가 있어야 한다"며 "주필이 필봉을 갖고 좋은 글만 쓰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신문사의 운영까지 허용하는 이런 규약은 고쳐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표진행..'표해석 분분'에서 '정회 후 재투표'
기독신문 이사회는 이날 사장, 이사장 투표에서 대혼선을 겪었다. 예정대로 투표가 진행됐으나 성명을 직접 기입하는 방식으로 애매한 글씨를 두고 개표위원들간의 의견이 합일되지 않아 끝없이 이어지는 논쟁을 계속 해야 했다.
특히 개표과정에서 개표위원 이외 이사들이 개표결과를 앞서 확인하는 등 혼선으로 결과가 발표되기도 전에 재투표하자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이날 논쟁이 됐던 부분은 김상봉 목사가 김춘환 장로에 1표 앞서고 있는 가운데 투표한 용지에 김상봉 목사의 이름 중 'ㅇ'받침이 잘못된 것이 1표, 김춘환 장로의 이름에서 'ㄴ' 받침이 잘못된 것이 각각 1표가 나왔고 나머지 29표도 모두 '오기입'로 인한 무효처리표로 이에 대한 해석이 다양하다는 것이었다.
개표위원들 중에서도 서로 지지하는 후보가 팽팽해 '오기입' 표에 대한 해석이 서로 엇갈리다 결국 받침 하나가 잘못된 표가 하나씩 발생한 것으로 개표결과를 마무리 지었다.
이같은 상황임이 알려지자 참석한 이사들은 '양측의 합의한 후 이사장 선출을 완료한다', '법에 의해 개표결과를 발표해야 한다', '투표를 무효화하고 재투표 해야 한다'고 각자 주장을 펼쳤으며 이사회내 의견의 폭을 좁히지 못한채 1시간 이상 논쟁을 계속했다.
결국 투표결과 김상봉 목사와 김춘환 장로 2명의 인사가 주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 기정 사실화 됨에 따라 두 후보의 명단이 적힌 용지를 별도로 마련, 투표를 진행하기로 대체로 뜻을 모았다.
그러나 이같은 방안에도 '후보추천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불법문제가 불거진다'고 문제제기가 이어지는 등 이사회내 마땅한 선거법이 마련되지 않아 불필요한 난항을 겪어야 했다.
사장투표에서도 개표결과 심판국 장로가 김원삼 장로에 1표차로 앞선 것으로 알려져 있는 상황에서 이사장 투표에 문제제기가 계속되자 사장후보 중 한측을 지지하는 이사가 '사장투표까지 다시 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제시하는 등 대외적으로 숨겨져 있는 '편가르기 논쟁'이 계속됐다.
결국 논쟁 끝에 이사회는 투표결과를 발표하고 차후 대책을 수렴하기로 했으며 사장 투표결과 심판국 장로가 53표, 김원삼 장로가 52표, 서정태 장로 35표를 각각 얻어 심판국 장로가 신임 사정 선출을 확정지었다.
이사장투표에서는 총 191표 중 김상봉 목사가 82표로 81표를 얻은 김춘환 장로를 1표차로 제쳐으나 총 투표수 191표에 개표 결과가 192표가 나와 무효로 처리됐다.
이후 계속된 마라톤 논쟁에 이사회를 정회하자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그러나 이제는 속회를 저녁 정회에 개회할 것인지, 다음날 개회할 것인지 여부를 두고 또 한차례 실랑이가 오갔다. 결국 다음날 속회가 될 경우 금권선거가 될 가능성을 염두해 같은날 저녁 정기총회 정회시간을 이용하기로 했다.
속회 열고, 김상봉 이사장 선출
저녁 속회에는 특별한 의견교환 없이 투표가 시작되는 등 비교적 순조로운 진행을 보였다. 총 191명의 이사중 171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이사장 투표를 실시한 결과, 총 171표 중 김상봉 목사가 92표, 김춘환 장로가 78표, 기권 1표로 김상봉 목사가 이사장 당선을 확정지었다. 사장투표는 앞서 진행된 투표 결과를 인정해 심판국 장로를 기독신문 신임 사장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속회에 앞서 김상봉 목사측과 김춘환 장로측은 이사장 선임에 대한 의견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져 이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이미 합의 끝에 김상봉 목사를 이사장에 추대하기로 하고 김춘환 장로가 양보하기로 결론을 맺었다. 그러나 이같은 양측의 결의를 이사회가 다시 뒤집고 투표를 강행한 것이다.
재투표 결과 김상봉 목사의 당선이 확정됨에 따라 이같은 안건은 특별한 논란없이 마무리됐으나 만일 당락이 뒤바뀌었을 경우 더 큰 파장을 몰고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던 상황이다.
밀실 담합 논란.."뒤로 세종대왕이 오간다"
이날 이사장 선출에서 양측 후보 지지자들이 팽팽한 입장으로 맞서자 변우상 전 이사장은 "지금 양측이 반반씩 갈라졌는데 두분이 화합해서 나오면 좋겠다"며 "회원들이 양측의 합의를 인정한다면 이를 받아들일 것"이라며 타협을 제안했다.
그러나 이같은 타협은 결국 돈거래로 결론날 것이라는 강력한 반발로 무산됐다. 이경원 목사는 "타협이 문제가 아니라 뒤에 돌아다니는 세종대왕이 문제가 되는 것"이라며 "누가 밀실에서 담합하라고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전 주필 김영우 목사는 타협이 담합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고 "두분이 선의의 합의를 볼 수 있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자 이경원 목사는 "사실을 깨고 이야기 하자. 우리 솔직해 집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은 논쟁은 서기행 총회장의 중재로 마무리 됐다. 서 총회장은 "밀실이 아니더라도 형제에게 의심을 품게 하는 것도 죄"라며 투표를 통한 선출로 회의 방향을 유도했다.
이 과정에서 임원회 전 서기 최재우 목사는 "밀실 담합이 아니라 여기 이사회의장 의자에서 타협을 나눈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김원삼 장로, "개표과정서 표가 사라져"
앞서 사장투표에서 심판국 장로에게 1표차로 사장 자리를 내준 김원삼 장로는 "개표 때 개표위원이 표를 빼돌리는 것 같다"며 "그 표가 '김원삼'이라고 적힌 표일 가능성도 있다. 1표차의 막상막하 표차가 이를 반증해 주는 것"이라고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김원삼 장로는 "투개표위원인 남상국 장로가 표를 세는 자리에서 '광주노회' 명찰을 하고 있는 총대에게 책한권을 준 것을 봤다"며 "이사가 아닌 사람에게 내 표를 빼내고 새롭게 추가했을 가능성이 있다. 내 주변에 있는 인사들이 모두 목격했다"며 선거가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름이 거론된 남상국 장로는 "내가 장로인데 양심에 손을 얹고 그런 일은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으나 김원삼 장로는 본인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나 이같은 남 장로의 주장은 '투표무효' 까지 이끌어 내지 못했다. 이사들은 "개표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문제제기를 했어야 한다"며 "투개표 위원에게 재검표를 의뢰하고 안될 경우 법적인 문제로까지 들어가라"며 재투표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았다.
-관련기사-
합동, 기독신문 정치 전면전
주필재임 불법성 논란 계속
김성규 사장, 직무정지..주필은 재임
기독신문,김영우 주필선임 '무산'
© 2020 Christianitydaily.com All rights reserved. Do not reproduce without permissi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