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한 바와 같이, 전통 오순절운동과 은사갱신운동과 그리고 제 3의 물결까지를 합해서 오순절주의로 규정하려는 경향은 마땅히 구분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는 전통 오순절운동과 은사갱신운동과 제 3의 물결 운동이 각각 나름대로의 구별점들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만일 이 세 운동들을 하나로 묶는다면, 그것은 오순절운동이라는 묶음이 아니라 ‘20세기 은사적 기독교’(the 20th-Century Charismatic Christianity)라는 용어가 적당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 세 운동들은 제 각기 지닌 특성들로 인해서는 구분되어질 수밖에 없지만, 그러나 모두가 성령의 은사를 강조하는 점에서는 완전히 합치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다음 몇 가지 핵심적 주제들을 통하여 20세기 은사적 기독교의 세 물결들(three Waves)의 성격을 비교함으로써 은사갱신운동의 독자적인 위치를 밝히고자 한다.

(1) 성령세례의 시기: 전통 오순절주의에서는 회심 이후의 성령세례의 체험을 강조한다. 그리고 성령세례 받은 자는 초대교회 때 나타났던 성령의 초자연적 은사 중의 하나 이상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성결한 삶에 대한 강조는 은사갱신운동에서보다는 전통 오순절운동에서 더 역력히 보였다.

이는 오순절운동의 첫 세대들이 거의 19세기 성결운동의 전통에서 나왔는데 반해서, 첫 세대 은사갱신운동은 다양한 교파적 신앙을 고백하는 교인들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사갱신운동이나 제 3의 물결에서는 회심과 성령세례를 분리된 것으로 보는 경향이 전통 오순절주의에 비해 약하다. 제 2차적 축복(the Second Blessing)으로서가 아니라, 회심과 동시에 성령세례가 일어난다고 보는 경향이 짙다(고전 12:13). 그러나 회심 이후의 성령 체험을 설명할 경우에는 종종 성령의 세례(baptism of the Holy Spirit)와 성령세례(baptism in the Holy Spirit)를 구별해서 사용할 때가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그들은 성령세례라는 말보다는 ‘성령으로 충만함 받는다’(be filled with the Holy Spirit)는 표현을 더욱 즐겨 사용한다. 예를 들어, 사람들에게 은사주의 갱신운동을 소개하는 가장 잘 알려진 책자인 The Life in the Spirit Seminars에서는 성령의 세례(the baptism of Holy Spirit)라는 말보다 ‘성령 안에서 세례 받아지는 것’(being baptized in the Holy Spirit)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표현은 성령의 능력을 역동적인 과정으로서 경험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공동으로 집필된 카톨릭 신자들을 위한 「영성생활 세미나」 입문서는 성령 안에서 세례받아지는 것은 우리가 성령을 첫 번으로 영접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 안에 있는 성령의 능력을 세례와 견진을 통해 개봉하는 것이라고 한다.

와그너(Peter Wagner)는 ‘제 3의 물결’을 제 1기인 1900년 초 오순절운동이나 제 2기인 1960년대의 은사운동과는 구별하면서, 이 운동에서는 성령세례를 제 2차적인 체험으로 보지 않고 중생 시에 일어나는 것으로 본다고 하면서, 그 후에 나타나는 성령의 충만을 받는 체험이 헌신된 그리스도인으로 만들어 준다고 보았다. 그리고 성령세례 받은 명확한 증거로서 방언을 들지는 않는 점도 역시 제 3의 물결이 전통 오순절주의와는 구별되는 점이다.

(2) 방언: 전통 오순절주의에서는 특히 성령 받은 표적으로서 방언을 강조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은사갱신운동에서는 방언을 성령세례 받은 표적으로 강조하는 전통 오순절주의의 노선과는 비교가 된다. 그러나 단지 방언 하나만을 가지고 전통 오순절주의를 규정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제 2의 물결 운동, 즉 은사갱신운동이 나오기 전에는 방언으로 전통 오순절주의자들을 규정짓는 것이 일반적으로 가능했다.

그러나 은사갱신운동 이후에는 전통 오순절주의자가 아니더라도 방언을 하고 있으며, 특히 제 3의 물결운동 이후에는 더욱 범기독교적으로 보편화되었기 때문이다.

은사갱신운동에서는 성령세례의 체험에 있어서 방언은 필수적인 것으로 강조되지 않는다. 그런가 하면 제 3의 물결에서는 방언 체험은 선택적이거나 또는 기사와 이적이나 능력 대결(power encounter) 등에 비해 오히려 덜 강조되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방언이 필수적인 성령세례의 표적이 아니라, 신자가 어떤 영적 사역이나 효과적인 기도를 위해서 주어지는 성령의 은사라고 본다.

(3) 전도: 은사갱신운동은 전통 오순절운동에 비해 선교적 강조점이 약했다. 그들은 이방인들이나 불신자들을 향하기보다는, 이미 교인된 자들에게 성령세례의 경험 속으로 초청하는 일에 우선했다. 그러나 제 3의 물결에서는 능력 전도(power evangelism)나 능력 대결에 대한 강조가 많이 나타난다.

이 운동에서는 능력을 행하고 병을 고치며 귀신을 쫓아내는 일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는 전도 사역에 비중을 두는 한편, 상대적으로 방언에 대한 강조는 제 1, 제 2물결운동에 비해 감소된 현상이다.

제 3의 물결 중 빈야드 신학(Vineyard Theology)은 와그너나 윔버(John Wimber)의 활동에 의해 크게 확장되었는데, 이는 또한 많은 부분에 있어서 풀러신학교의 신약학 교수인 래드(George Eldon Ladd)의 가르침에 의존하고 있기도 하다. 래드는 하나님의 나라를 단지 복음전파의 용어로서만이 아니라, 사단의 권세를 제압하는 하나님의 능력의 현존으로 또한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 점에서 빈야드의 능력 대결 또는 능력 전도의 강조가 그 신학적, 성서적 기반을 제공받게 된다.

(4) 참여자들의 분포: 최초에 전통 오순절운동이 중류층 이하의 특히 노동자 계층의 유색인들 사이에서 확장되어나갔다고 할 것 같으면, 은사갱신운동은 중류층 이상의 백인들 사이에서 발전을 이루어갔다. 그러나 1970년대 후반에 이르러서 제 3세계의 교회,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은사갱신운동이 급성장을 하게 되었을 때는 반드시 중류층 사람들 중심으로 구성된 것만도 아니었다.

이 두 운동 사이의 사회적 배경과 신학의 차이는 전통 오순절운동에서는 육체적 치유에 대해 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은사갱신운동에서는 내적 치유(inner healing)에 대한 강조가 상대적으로 많이 일어난 점에서도 나타난다. 이는 사회적으로 볼 때 정신적 문제의 해결에 대한 관심은 중류층 이상의 사람들이 노동자 계층보다 훨씬 높았기 때문이며, 또 은사갱신운동의 신학은 전통 오순절운동보다는 훨씬 더 심리학적 측면에 다가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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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본철 교수(성결대학교 신학전문대학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