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분노가 특별한 일이 아니라 당연한 일, 정상이 되어버린 세상, 분노가 우리의 모국어가 되어버린 세상을 바라보며 "이제 우리는 분노를 없애고 싶어하지도 않을뿐더러 성경의 명령대로 원망과 분노를 없애기는커녕 흥분과 미움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우리 시대에 분노는 누구나 애용하는 무기가 되어 버렸다"고 지적하며 예수의 온유만이 '분노로 길을 찾는 세상'에 답이 된다고 제시한다.
'공격적인 자세로 반격할 것인가? 아니면 호의를 베풀고 온유한 대답으로 반응할 것인가?' 선택의 기로에 선 우리에게 저자는 코미디언이자 배우인 피트 데이비슨(Pete Davidson)이 해군 특수부대 출신 공화당 하원의원 댄 크렌쇼(Dan Crenshaw)의 정치적 입장이 싫어, 전투에서 얻은 눈의 장애를 조롱한 죄로 대중의 심한 반발에 부딪혔던 예를 들어 온유한 대답이 주는 힘을 이야기한다.
대중의 비난이 얼마나 거셌던지 데이비슨이 우울증과 자기혐오에 빠질 정도였다. 그는 인스타그램에 이런 글을 올렸다. "더는 살고 싶지 않다. 살아보려고 안간힘을 쓰겠지만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나는 그저 사람들을 도우려 했을 뿐이다. 이 점만큼은 기억해 주기를 바란다."
사람들은 조롱받은 크렌쇼가 '두고 보자!'라고 말할 줄 알았다. 반격하거나 그냥 무시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크렌쇼는 데이비슨에게 조용히 연락해서 친구가 되어 주고 생명을 살리는 말로 격려해 주었다. 그는 누구에게나 이 세상에 태어난 목적이 있다며 "하나님은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당신을 이곳에 두신 것입니다. 그 목적을 찾는 게 당신의 임무입니다. 그리고 그 목적대로 살아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크렌쇼는 똑같이 갚아 주는 대신 다리를 놓았고, 망신을 주고 꾸짖는 대신 온유하게 말했다. 보복하는 대신 우정과 화평을 추구했다. 분노의 순환에 힘을 보태는 대신 무조건적인 사랑의 제스처로 악순환을 깨뜨렸다. 누구보다도 공격에 능한 군인이었던 크렌쇼는 데이비슨을 긍휼의 마음으로 바라보고 온유한 대답을 전했다. 그 대답은 너무도 온유해서 데이비슨의 속에서 타오르던 정치적 분노와 자기혐오의 분노를 한꺼번에 꺼뜨렸다.
저자는 가족과 부딪힐 때, 동료와 충돌할 때, 악플의 공격을 당할 때, 자녀가 말을 듣지 않을 때, 신앙이나 인종, 사회 계급 등의 이유로 거부를 당할 때, 세대나 경제 상황, 문화가 다른 사람들에게 오해를 받을 때 "우리는 온유한 대답으로 반응해야 한다"며 "갈등의 한복판에서 예수님이 이들과 함께해 주셨던 것처럼 우리와 함께해 주실 것"이라 말한다.
저자는 분노에 찬 사회와 사람들의 물음에 예수님이 주신 해답이 무엇인지에 대해 얘기한다. 예수님의 사역에서 보는 온유함의 근거들과 저자의 다양한 경험과 적절한 예화들로 우리의 사고를 확장시키고 좀 더 쉽게 온유함의 길을 찾도록 도와준다.
"크리스천들은 말씀을 통해 치유를 낳는 방식, 생산적인 방식, 생명을 주는 방식으로 반응하기 위한 모든 것을 배웠다. 우리가 최악의 모습을 보일 때도 예수 그리스도가 사랑해 주셨기 때문에 우리도 최악의 모습을 보이는 다른 사람들을 사랑할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모든 잘못을 용서해 주셨기 때문에 우리도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들을 용서할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더럽고 악한 행동에 형벌과 거부 대신 온유함으로 답하셨기 때문에 우리도 더럽고 악하게 구는 사람들에게 온유한 대답을 보여줄 수 있다."
하지만 예수님의 온유한 대답은 용기와 대가를 필요로 한다고 말한다. "예수님의 온유한 대답에는 십자가에서 보혈을 쏟아내며 돌아가신 것이 포함된다. 우리의 온유한 대답에도 대가가 따를 것이다. 자기 의(self-rightousness), 의분, 분노에 대해서 죽어야 한다. 성경은 자기 목숨을 얻는 자는 잃은 것이요 나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잃는 자는 얻으리라(마10 :39)라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온유해지기 위한 단계별 지침서가 아니다. 그보다는 우리가 온유한 대답으로 반응하는 종류의 사람이 되기 위해서 우리 안에서 그리고 우리 주변에서 어떤 일이 벌어져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답하려는 시도이다. 이 책에서 다양한 이야기와 일화, 무엇보다도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의 사역을 통해서 답을 찾아볼 것이다. 또 분열된 세상 속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만큼이나 우리에게 그리고 우리 안에서 일어나야 할 일들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은 행동과 인격적 특성들만큼이나 온유하고 유순한 마음에 대해 말해 준다.
1부는 '분노의 시대, 온유를 잃어버린 기독교'에선 어떻게 해서 모든 크리스천이 예수님의 온유함의 수혜자인지를 살핀다. "이것이 아군과 적군으로 나누어진 세상 속에서 모든 크리스천의 반응이 온유해야 하는 궁극적인 이유다. 예수님은 우리 안의 죄인과 친구가 되어 주시고 우리 안의 바리새인을 변화시키며 우리 안의 냉소주의자를 무장 해제시킨다. 우리는 그분 안에서 좋은 본보기만이 아니라 우리 안의 온유함을 끌어내고 강화시키는 변화의 원동력을 발견할 수 있다."
2부는 우리를 향한 예수님의 온유함이 우리 안에 낳는 분명한 열매를 탐구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스스로 온유해진다. "낯빛이 잘 변하지 않고, 분노를 잘 다루고, 비판을 웃으며 받아들이고, 항상 용서하고, 심지어 배신자들도 축복할 수 있게 된다. 온유한 대답은 약한 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오히려 가장 깊은 용기와 가장 영웅적인 종류의 믿음을 필요로 한다. 온유한 대답은 그리스도의 온유함과 우리를 온유하게 하는 그분의 능력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책의 뒷부분에는 각 장과 관련한 생각해 볼 질문들이 준비되어 있어 개인적인 반성이나 온유함의 길을 추구하는 사람들과 함께 사용해봐도 좋다. 저자는 이 책이 각 크리스천들, 소그룹, 캠퍼스 및 사역단체들, 교회들, 교단들에 분노를 깨뜨리고 사랑을 퍼뜨리기 위한 로드맵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하나님의 온유함이 당신을 크게 하기를 기도한다.
한편, 팀 켈러(리디머장로교회 설립목사)는 "극심하게 분열된 딱히 해법이 보이지 않는 이 세대에 예수의 온유로 이끌어 주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이라며 추천했다.
저자 소개
스캇 솔즈 (Scott Sauls). 바이블벨트라고 불리는 테네시 주 내슈빌에서 그리스도장로교회(Christ Presbyterian Church) 담임목사로 사역하고 있다. 과거 뉴욕 리디머장로교회에서 대표 목사 겸 설교 목사를 맡아 팀 켈러와 함께 5년 동안 사역하면서 배운 리더십과 비전과 복음DNA를 이곳 내슈빌에 심어 눈부신 부흥을 일으키고 있다. 각종 컨퍼런스와 집회에서 강사로도 활발하게 사역한다. 퍼먼대학교(Furman University)에서 경영학(B.A.)을, 커버넌트신학교(Covenant Seminary)에서 기독교와 현대문화(M.Div)를 전공했다. 저서로 《선에 갇힌 인간, 선 밖의 예수》, 《리더의 눈물》, 《예수님처럼 친구가 되어 주라》(이상 두란노)가 있다.
역자 소개
정성묵. 광운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하고,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2015년 문서선교협력위원회가 선정한 '올해의 역자상'을 수상했다. 《존 오트버그의 관계 훈련》, 《쉬운 예수는 없다》, 《나의 끝, 예수의 시작》, 《팬인가, 제자인가》, 《팀 켈러의 왕의 십자가》, 《엄마라고 불러도 돼요?》 (이상 두란노) 등 다수의 역서가 있다.
온유함으로 답하다ㅣ스캇 솔즈 저, 정성묵 역 ㅣ두란노ㅣ 264쪽 ㅣ 1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