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목회자 중 90%는 이름없이 빛도없이 헌신하고 있다. 나머지 10%가 한국교회의 힘을 빼는 썩은 사과와 같다. 상자에 든 사과중에 99개가 온전해도 1개가 썩어 있다면 나머지가 썩는 건 시간문제다

지난 6일 '2004 교회성숙과 목회자 갱신을 위한 독후감 공모' 수상식장에 참석한 옥한흠 목사(한목협 대표회장)가 격려사에서 던진 말이다.

옥 목사는 '상자안에 든 썩은 사과'에 빗대어 한국교회의 현실을 개탄했다. 옥 목사는 "갱신을 이야기 할때 99개의 사과가 깨끗하더라도 1개가 썩어있으면 나머지를 썩게 만드는 건 시간문제"라며 "악의 요소가 지니는 파급효과는 그만큼 엄청나다"고 경고했다.

옥 목사는 지금 우리가 할 일은 한 알의 '썩은 사과를 찾는 일'이라며 "한국교회의 목회자중 나머지 10%가 한국교회의 힘을 빼는 썩은 사과와 같다고 설명, "그 수는 작으나 힘이 너무나 강력해 한국교회 전체 목회자들이 타락한 것처럼 보이게 한다" 고 지적했다.

이어 옥 목사는 '가라지 비유'를 들어 예수님이 가라지를 그냥 두라 하심은 알곡까지 해칠까 한 말씀을 인용하며 "극단적인 이상주의는 자기도 망하고 남도 망하게 하지만 적당히 하면 썩은 사과가 판치는게 현실"이라며 "개혁은 이만큼 어렵다"고 토로했다.

옥 목사는 이날 합동 총회및 현 총회장의 대해서도 비판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특히 예장 합동의 '단독 보수 성경발간'에 대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은 옥목사는 시상식에 참석자들 중에 합동측인 분은 손을 들어보라"고 제안하며 "합동측 사안은 세상 사회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 단독 번역은 너무도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옥 목사는 "교단을 짓밟는 일이 두 눈 똑바로 뜨고 있는데도 자행되고 있다"며 "우리가 비록 완전하진 못해도 광야의 소리를 낼때는 내야 한다"고 현안에 대한 입장 정리를 분명히 했다.

옥 목사는 이날 "개혁이다 갱신이다 부르짖는 일만큼 부담스러운 게 없다"며 말문을 열었다. 옥 목사는 "개혁을 직업적으로 내세우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이만큼 부담스러운 일이 없다"며 "이런 나 자신은 남을 향해 십중팔구 돌질을 하게 된다.이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며 고초를 털어놓기도 했다.

옥 목사는 "이런일을 내가 왜 해야 하느냐는 문제로 가끔 고민할 때가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침묵을 지킨다면 남에게 모든 걸 전가하는 무책임이 될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옥 목사는 10돌을 맞은 교회갱신을 위한 목회자협의회(교갱협)을 두고 "10년동안 이 일에 공감하는 동역자들안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며 '소망스러운 일'로 평가했다.

한편 옥한흠 목사는 "교갱협의 행보가 대안 세력을 위시한 새로운 정치 세력화라는 지적에 대해 해명해달라"는 기자의 질문에는 "우리가 이렇다 저렇다 말한다고 해서 여론이 바뀌거나 하지는 않을것"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은 사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