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 보고 사는 아까운 여자들
오래 전부터 어떤 부류의 여성들에 대해 안타까움을 지니게 됐다. 그들은 바로 남자 보는 눈이 영 안 좋은, '참 괜찮은' 여자들이다. 좋게 말하면 너그러운 것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눈이 좀 낮은 여성들....
어릴 적 나의 눈에는 이해할 수 없는 여자 어른들이 있었다. 왜 저렇게 이상한 남자들과 사는지 의아한 사람들....
중학생 때 아랫집 미용실 아줌마는 사람도 시원시원하고 나름 지적이며 신앙도 있었는데, 의처증에 폭력까지 휘두르는 못난 남편을 만나 아이들과 매일 고생이었다.
딱 봐도 눈빛부터 별로인 아저씨를 왜 만났을까, 도와줄 방법도 없는데 어린 내가 아무것도 모르리라 생각하고 주고받는 어른들 이야기에 혼자 답답했던 기억이 있다.
어디 그뿐일까. 참 아까운 여자들이 이상한 성격과 나쁜 버릇을 지닌, 게다가 돈도 잘 안 벌어오는 남자들과 생고생을 하며 살아가는 것을 너무 많이 보았다. 물론 그 중에는 가족과 친척도 있었다. 사람에 대한 평가는 상대적이지만, 누가 봐도 명백한 케이스를 말하는 것이다.
여자는 다 괜찮고, 남자들만 문제라는 것은 아니다. 악처나 이상한 여자를 만나 고생하는 남자들도 있다. 하지만 아직 여성은 안에서 남자를 휘두를 수 있어도 전방위적으로 삶을 주도할 수는 없기 때문에, 남자가 자기 역할만 한다면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망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하지만 여자가 이상한 남자를 만나면 모든 것이 어그러져 삶의 질은 현저히 떨어지게 되고, 남은 인생까지 곤란해질 수 있다. 여전히 여성은 이 사회의 약자들이다.
그녀들은 왜 그런 사람을 선택했을까? 몰라서 그랬을까, 알고도 받아줬을까? 괜찮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제대로 보니 영 아니었지만, 이미 늦어서 그대로 순응했을까. 왜 알아보지 못했을까.... 남자로서는 알듯 말듯한 여자의 마음이다.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을 가지고 있다. 까다로운 사람이 있는가 하면, 너그러운 사람도 있다. 까다로운 것을 편협하다고 하고, 너그러운 것을 포용력 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너무 까다로운 것보다는 너그러운 편이 물론 더 낫다. 하지만 한 가지 예외는 있다. 여성이 남성을 보는 기준이 바다처럼 넓고 포용력(?)이 있으면, 피곤하고 난감한 일이 많아진다.
그러면 남자 보는 눈이 낮은 여자들이 처한 '위기'는 무엇일까.... 물론 그들이 시시하고 마이너한 남자를 만나 상처만 남기고 연애에 실패하거나, 확신 없는 결혼 후 힘든 결혼생활을 하거나, 이혼하게 될 위험에 처해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남자를 다 매도하고 등급 매기는 것이냐고 물을 수 있다. 물론 그럴 수는 없다. 사람은 모두 평등하고 동등하며, 동일한 인격과 권리를 지닌다. 그것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하나님도 사람을 각기 다른 그릇으로 빚으셨듯이, 누구나 그릇의 크기가 다르고 조건이 다를 수밖에 없다. 남자들 모두가 여성에게 괜찮을 수는 없는 것이다.
눈을 업그레이드해야 할 필요성
어차피 세상에 괜찮은 남자는 많아야 열에 둘셋 정도다. 객관적인 기준과 주관적인 기준이 늘 겹치지는 않으니, 어떤 남자가 늘 괜찮은 남자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대개는 모두에게 괜찮은 사람이나 여자가 개인적으로 보기에 괜찮은 사람 모두 열에 두어 명에 불과하다고 보면 맞을 것이다.
나머지 남자들은 다른 사람의 눈에 들거나 또 다른 장단점이 있겠지만, 아무튼 여자 입장에서는 선택할 남자가 별로 없는 것은 분명하다.
괜찮다 싶으면 품절남이거나 상대방이 나를 원치 않는다. 나와 가능성이 있거나 나를 원하는 남자이면서 나도 마음에 드는 사람이어야 하는데 그런 일이 흔치 않으니, 나 좋다는 남자 중에 고르는 것이 차선책인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흔치 않은 괜찮은 남자를 만나기 위해 무작정 세월을 보낼 수도 없으니..., '안 괜찮아도 대충 내가 맞추면 되겠지' 하고 생각할 수 있다. 사실 사람은 어떤 상대와도 자기 욕심을 버리고 낮은 곳을 바라보면 살아갈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연애와 결혼이 무슨 봉사활동이나 재능기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자기 눈에 안 차는데, 한없이 맞추고 감안하며 살자니 괴롭다.
미치도록 사랑해서 결혼하고도 졸혼이니 황혼 이혼이니 하는데, 그 긴 세월을 어찌 보내겠는가. 남자보다 혼자 살기가 수월한 여자의 입장에서는 점점 더 본전 생각이 나고, 견디기 어려워질 수 있다.
남자든 여자든 누가 나를 좋아한다고 하면 일단 반갑고 기분 좋고 고마운 법이다. 그 사람이 아무리 별로라도 일단 은근히 뿌듯하고 내가 뭐라도 된 것처럼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런 호의를 계속 받고 싶은 감정을 자신도 호감을 느끼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흑역사를 만들기 전에 한 템포 늦춰야 한다. 다음과 같은 특징의 여성들은 더더욱 침착하게 한 발 떨어져서 바라보아야 한다.
남자 보는 눈이 낮은 여자의 10가지 유형
1. 설마 그럴 리가... 남자의 심리를 모르는 여자
남자들도 순정이 있고 진심이 있지만, 걸러야 하는 남자들은 대개 투망식으로 여러 대상에 먹이를 던져놓고 있다. '사랑'보다는 '여자'가 필요한 그들. 그저 하나만 걸려라 하는 마음으로 무차별 섭외하는 중이지만, 목표물이 된 여자는 자신이 그녀들 중 하나라는 생각을 잘 못한다.
한 여자만 공략한다 해도 어떻게든 여자만 만들면 된다는 남자면 곤란하다. 이런 남자들의 작전에 무방비한 순진함으로는 걸러야 할 남자를 분별하기 어렵다.
2. 내가 뭐라고... 자존감이 낮은 여자
좋게 말하면 착하고 겸손한 사람이다. '내가 뭐라고' 이렇게 여러 번 다가오는데 무시하나 싶고, 그렇게 거절해도 또 시도하면 한 번쯤 만나주는 것이 인간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이런 여자는 성장 환경부터 자존감이 높을 수 없도록 길들여진 경우도 있고, 이타심이 많아서 그럴 수도 있다. 자존감은 단기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지만, 스스로조차 자신을 낮게 보면 상대방은 쉬운 상대로 여길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폭탄에 노출될 수 있다.
3. 사랑이 별거냐... 사랑을 믿지 않는 여자
상처나 안 좋은 기억이 많아 사랑을 믿지 않는 여자도 이와 비슷하다. 나를 제대로 알면 다가올 남자가 없을텐데 하는 생각에 관심만으로도 고맙고, '사랑이 별거냐? 다 나를 떠났는데, 책임져주면 사랑이다' 싶어서 정붙이고 살면 그만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사랑을 믿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사랑을 잘 안다는 뜻이며, 알지만 기대감을 버린다는 뜻이므로, 결국은 눈에 차지 않는 남자에 만족할 수 없다.
4. 쓸데없이 너그러운... 마음 넓은 여자
이들은 겸손한 사람들이다. 사람을 등급으로 매기지 않고, 차별하지도 않는다. 조건이나 외모로 평가하지도 않기 때문에,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는 건전한 생각을 지녔다.
그래서 누군가 자신에게 호감을 갖는다고 하면, 그것을 굳이 곡해하거나 무시하지 않고 좋게 받아들인다. 그러나 좀 더 깐깐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무시가 아니라 신중함이다.
5. 갈대처럼... 마음 약한 여자
거절을 잘 못하는 타입이다. 마음이 곱기 때문에, 상대방의 마음이 다칠까 염려해 모질게 거부하지 못한다. 그래서 자신이 남자의 여러 후보들 중 하나일 수 있는데도, 자기 자신보다 상대방의 마음을 걱정하느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끌려간다.
하지만 정확한 의사표시로 맺고 끊는 것이 오히려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이다.
6. 팔랑팔랑... 귀가 얇은 여자
이들은 다른 이들의 말에 쉽게 설득되는 타입이다. 신앙을 말하거나 미래에 대한 좋은 것들을 제시하면 곧이곧대로 믿는 편이다. 그 말대로 되면 누가 걱정을 하겠는가.
사랑은 말이 아닌 행동이다. 그리고 상대방의 공약은 참고만 하는 것이다. 결국 그의 말이 아닌 행동을 보고 내가 판단하는 것이며 내가 책임지는 것이 연애이고 결혼이다.
7. 위험한 세상... 혼자인 것이 두려운 여자
혼자 사는 원룸에 남자 신발이라도 갖다놔야 그나마 안심되는 세상, 택배 주문할 때 험악한 남자 이름을 써야 덜 불안한 세상에서 남자 없이 평생 사는 것은 연약한 여자에게 공포일 수 있다.
살다 보면 남자의 손길이 필요한 일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또한 혼자 있으면 편한 것도 있지만, 많이 외로워서 대화하고 의논할 대상, 의지할 사람이 필요한데 마땅히 가족이나 친구가 없으면 곤란하다.
독신의 공포는 남자가 다가왔을 때 또 기회가 오지 않을까 염려하게 만들어, 변변치 않아도 일단 잡게 만들기도 하지만, 이는 더 깊고 위험한 관계를 만들 수 있다.
8. 번갯불에 콩 볶듯... 성질 급한 여자
무엇이든 속전속결로 처리하려 하고, 기다리지 못하는 스타일이다. 주변에 공개하는 것도 빠르고 받아들이는 것도 빠르다. 천성이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상황이 그런 때도 있다.
결혼이 급하거나 외적 조건이 맞을 경우, 심지어 전 남친에 대한 복수 등 자기만의 사정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급한 마음으로는 제대로 보이지 않는 것들이 많다. 돌다리도 두드려야 하듯이 성급함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9. 나는 여자니까... 남자가 싫지 않은 여자
모든 남자를 좋아할 순 없지만, 웬만한 남자가 내게 호의를 보이면 그냥 좋게 보고 반기는 여자다. 굳이 까칠하게 반응할 필요도 없고, 눈에 차지 않아도 자주 만나다 보면 친근해지고 좋아질 수도 있다.
이런 여성이 운 좋게 괜찮은 남자를 만나면 다행이지만 확률상 그러기가 쉽지 않고, 남자들은 지속적으로 주변의 가능성 있는 여성들을 습관적으로(?) 공략하기 때문에 위험하다.
10. 금사빠... 금방 사랑에 빠지는 여자
드물지만 남자가 호의를 보이면 자신도 급호감을 가지는 여자들이 있다. 처음부터 단점이 다 파악되는 남자는 거의 없다. 잘 보이려는 여자에게 초반에 잘못하는 남자가 어디 있겠는가.
그러다 보니 좋은 사람이라는 판단에 마음을 폭풍처럼 여는 여자들이다. 좋은 남자면 다행이지만, 아닐 경우에 마음의 상처와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선택당하지 말고 선택하라
결론적으로 남자 보는 눈이 낮은 여자들은 까칠하지 않고 너그러우며, 괜찮은 남자만 만나면 되는 좋은 여자들일 확률이 높다. 그래서 남자들이 거절당하지 않을 것 같고, 거절해도 창피는 안 당할 것 같아서 용기를 낼 수 있는 여성일 것이다.
한 마디로 괜찮은 여자인데, 남자 입장에서 한 가지 생각해 볼 것이 있다. 그런 여자는 대시하기는 좋은 상대일 수 있지만, 내 여자가 된다면 어떨까?
다른 남자도 제대로 뿌리치지 못하고 태도가 분명하지 않다든지, 다른 남성들을 보는 눈이 여전히 낮으면 남친 입장에서는 안심이 안 되고, 자기 자신도 그런 기준에서 선택됐나 싶어 마음이 상할 수도 있다.
남자 보는 눈이 낮은 여성들의 안일한 생각은, 나를 좋아하는 사람은 좋은 남자일 거라는 판단, 좋은 남자가 나를 찾았을 거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좋은 남자는 어쩌다 나에게 낚싯대를 드리운 사람이 아니라 내가 눈여겨 찾는 것이고, 내 눈에 띄는 남자다.
물론 의외로 괜찮은 남성이 나를 좋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 역시 내가 그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과정이지, 수동적으로 간택당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당신이 평소에 호감이나 관심이 없던 사람의 구애는 일단 경계해야 한다. 어쩌다 알게 됐는데, 무조건 남자와 여자로 접근하는 사람도 조심해야 한다. 아무 계기도 없는데, SNS 같은 곳에서 일단 호감을 보이며 어떻게든 엮어 보려는 남자들도 걸러야 한다.
자기 자신이 그리 좋은 여자가 아닐 수도 있으니, 이 정도면 감지덕지라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내가 부족할수록 좋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
사람을 낮잡아보고 무시하라는 것이 아니다. 모든 호의에 대해 의심부터 하라는 것도 아니다. 확신이 서지 않거나 정확한 정보가 없는 사람에 대해,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하고 기다리라는 것이다. 조금만 속도를 늦춰도 남자의 인성과 치명적 단점들은 드러나게 돼 있다.
여성들은 때로 이기적일 필요가 있다. 남자에 목매지 말고 외로움을 즐길 줄도 알아야 한다. 나도 남자지만, 남자들에게는 대단히 미안하지만, 남자는 고쳐 쓸 수가 없다.
눈을 높여라! 급할 것 없다. 운에 맡기지 말고, 최대한 고르고 거르고 신중해야 당신의 인생에 오점을 남기지 않을 것이다. 조건이 아니라 성품과 인간성을 보는 눈을 높여야 한다. 눈을 너무 낮춘다면 당신의 삶의 질도 함께 낮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김재욱 작가
사랑은 다큐다(헤르몬)
연애는 다큐다(국제제자훈련원)
내가 왜 믿어야 하죠?, 나는 아빠입니다(생명의말씀사) 외 30여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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