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 시간에 꼭 울어야 은혜받은 건가요?"
찬양의 대상은 오직 하나님이시다. 그러므로 우리의 모든 찬양은 오직 하나님을 향한 노래여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찬양할 때 하나님은 어떻게 반응하시는가? 먼저는 기뻐하시고 즐거워하신다. 그리고 찬양하는 우리에게 은혜를 허락하신다. 그래서 우리가 찬양할 때 은혜가 넘치게 되는 것이다.
은혜란 하나님의 선물이다. 우리 영혼이 잠에서 깨어나고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며, 내면의 슬픔이 기쁨이 되고 상처가 치유되며, 지친 마음이 회복을 얻게 된다. 그래서 찬양 중에 사람들이 은혜를 받으면 여러 가지 모습으로 감사하고 기뻐하고 감동을 받는 모습들을 보게 된다.
필자는 그 은혜를 받은 사람들의 모습을 많이 보았는데 아주 다양했다. 어떤 사람들은 손을 들거나, 무릎을 꿇거나, 펄쩍펄쩍 뛰거나, 아멘을 크게 외치거나 눈물을 흘리는 등 여러 종류의 모습들이 있었다. 물론 필자도 이러한 반응들을 하나 하나 전부 경험해 봤고, 어떨 때는 모든 반응들이 한꺼번에 터져나온 적도 있었다.
그런데 어떤 경우에는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경우도 보았다. 그저 고개를 끄떡이거나 눈을 잠시 감는 등의 작은 반응이 있었을 뿐이다.
그렇다면 이 사람들은 은혜를 적게 받아서 그런 것일까? 당연히 그렇지 않다. 필자가 그들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그 분들의 대답은 하나 같이 자신은 은혜를 깊이 누렸고 충분히 반응했다고 말했다.
알고 보면 자라온 교회의 예배 분위기와 신앙의 요소들 중에 말씀을 강조하는지, 성령의 은사를 강조하는지, 찬양을 강조하는지 등 여러 강조점이 서로 다르므로 나타나는 그들만의 충분한 반응인 것이다.
필자도 어릴 때는 악기조차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던 아주 보수적인 교회에서 자랐고, 나중에는 오직 말씀을 연구하는 것을 강조하는 교회, 다음에는 찬양을 강조하는 교회 등 여러 교회들에서 신앙생활을 해 왔기에, 사람들의 이런 각기 다른 반응들을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돌아보면 교회마다, 목사님들마다 '감정'에 대한 해석이 너무 다양했다. 어떤 교회는 찬양 중 감정 표현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고, 어떤 교회는 감정 표현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했다. 어떤 교회는 수학 공식처럼 손을 들어도, 울어도 안 된다고 했지만, 어떤 교회는 반대로 손을 다 들어야 하고 다 울어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교회마다 아주 많이 달랐다.
여기서 우리가 구체적으로 살펴볼 것은, '이런 반응들에 자유하지 못한 사람들이 예배팀을 섬기며 찬양을 인도한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것이다.
제일 흔한 경우는 예배 인도자가 모든 예배자들이 눈물을 흘려야 은혜를 받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예배에서는 울지 않는 사람은 은혜를 못 받은 사람이 된다. 또는 반대로 눈물을 흘리면 사단의 역사라고 말하는 경우라면,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이상한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이렇듯 찬양을 인도하는 사람이 예배자들을 향해 어떤 특정한 반응을 정해놓고, 지금 찬양 중에 은혜가 얼마만큼 임하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아주 위험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눈물을 흘려야 은혜를 받았다고 판단하는 경우를 살펴보자. 그러면 눈물을 안 흘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 인도자가 어떤 생각을 할지 너무 분명하다. 그리고 눈물을 흘리게 하도록 많은 시도를 할 것이다. 감동적인 이야기와 감동적인 악기의 연주, 감동적인 선율의 찬양을 골라 부르며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들이 울기를 바랄 것이다.
만약 이런 시도가 계속된다면, 찬양 시간에 건강하지 않은 일들이 계속 발생할 수 있다. 찬양의 선곡이 편중된다든지, 연주팀이 감정을 호소하는 음악을 요구받는다든지, 인도자의 멘트에 필요 이상의 이야기가 들어간다든지, 기도 시간에 필요 이상 감정을 자극하는 내용으로 기도한다든지 등, 예배의 본질을 망각하는 일들이 벌어질 수 있다.
이처럼 우리 인간의 '감정'은 찬양의 필수 요소이긴 하지만, 스스로 흘러나오는 표현 그 이상의 것으로 정해진 답을 찾듯 판단되고 요구하고 더 나아가서 강요돼선 안 된다. 이 점을 반드시 유의하면서, 찬양 중에 임하시는 성령의 임재에 각자가 자유롭게 반응하도록 맡기는 것이 좋다. <계속>
백성훈 목사(<팀사역의 원리> 저자, 김포 이름없는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