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랴오닝성 선양에서 지난 4일 체포됐던 네 살 아이와 엄마 등 탈북민 10명이 지난 17일 끝내 강제북송됐다고 BBC방송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신을 '이(Lee)' 씨라고 밝힌 한 탈북민은 이날 BBC와의 통화에서 "중국 공안에 체포됐던 탈북민 10명이 지난 17일 중국에서 북한 신의주 보위부로 넘겨진 것을 중국 브로커와 북한 내 소식통으로부터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리 씨는 "그의 아내와 네 살배기 아들을 포함한 북한 주민 10명이 지난 4일 탈북하려다 중국 선양에서 공안에 체포돼 북송될 위기에 처했다"며 BBC에 영상을 보냈다. 해당 영상에서 리 씨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이들의 북송을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이 씨는 강제송환 시 아내와 아들이 살해당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과 한국 정부는 이 탈북민들이 어떻게 됐는지 언급하지 않았다고 BBC는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지난 2015년 5월 한국에 정착한 이 씨는 아내와 아들을 안전하게 한국으로 데려오겠다는 일념으로 돈을 모으며 살아왔다고 한다. 그는 "다시는 이들을 볼 수 없게 됐다"며 "북한에 있는 제 친구가 전화했는데 열흘 전인 17일경 신의주로 북송됐다고 하더라"고 털어놨다.
이 씨는 "아내 같은 경우 제가 한국에 와 있고, 혼자 도망간 것이 아니라 자식들을 데리고 도망갔기 때문에, 설사 한국행을 기도하지 않았어도 가족 도주로 간주해 '반국가적 범죄'로 취급당한다"며 " 가족이 이래도 관리소 가고, 저래도 관리소 갈 판국인데, 저도 아내와 아들을 그런 데 넣어 놓고 마음 편하게 못 살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해볼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다 해봐야죠. 이번에 아내와 아들이 북한에 보내졌다 해도, 국제사회와 언론에서 많이 관심을 갖는다면 북한은 나라의 얼굴 때문에 정치범수용소에 안 보내는 일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러면 좋은 거지만, 사실 가능성이 없다"며 "중국에 진짜 궁금하다. 북송 되면 탈북민들 죽는 것 다 아는데,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으면서 왜 북송시키는지 묻고 싶다. 저희 어머니는 앓아 누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