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의 자존감 어떻게 살리며 키울 수 있을까? '교실 속 자존감' '우리 아이 자존감의 비밀' 등의 저자 하버드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수 조세핀 김 박사가 지난해 선한목자교회에서 야고보서 1장 2-4절 말씀을 본문으로 '상처를 지혜로 바꾸시는 하나님'이라는 제목으로 한 강의에서 그 비결을 제시했다.
김 박사는 여덟살 때 알파벳도 모른 채 미국으로 건너갔다. 학교에서 영어를 모르는 아이들은 미술활동만 하며 방치됐고 그 결과 영어와 사회, 과학은 F학점을 받았으며 미술만 A플러스를 기록한 참담한 성적표를 받게 됐다.
김 박사는 "어린 마음에 이 큰 나라에서 쫄딱 망했다 라고 생각했다. 가르쳐주지도 않고 F학점을주는구나 나는 배울 가치가 없는 아이인가보다 라며 오해했다"면서 "버지니아 주로 이사를 가면서 백인들이 주로 다니는 학교에 출석했는데 공부하고 일하느라 바쁘신 부모님들이 이해가 안될 때가 많았다. 백인 친구들과 주로 어울리면서 그들과 같아지고 싶은 마음을 품고 있었던 때, 다시 한국으로 가자는 부모님의 통보를 받고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13살 때 한국으로 다시 돌아왔고 부모님은 판자촌에서 개척교회를 시작하셨다. 한국어를 제대로 할 줄 몰랐던 김 박사는 교인들과 의사소통에 문제를 갖게 되는 등 한국 생활에 정착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게 됐다. 중학생이 되어 크리스천 미션스쿨에 입학하게 된 김 박사는 개척교회 목회자였던 부모님이 경제적 뒷받침을 해줄 상황이 안 되어 스스로 영어 과외를 하며 돈을 벌기 시작했다.
의정부에 위치했던 학교를 신길동 집에서 통학하려면 2시간이 걸렸고 학교가 끝난 후 과외를 하고 집에 들어오면 열한시가 넘었다. 그 때부터 밀린 학교 숙제와 공부를 끝내고 잠들면 금새 새벽이 되었다. 이런 생활을 몇 년 동안 하면서 체력적으로 지쳤고 어린 중학생이었던 김 박사는 경제적 능력이 없는 부모님에 대한 반항과 분노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특별히 아버지에 대해 분노가 일었는데 김 박사의 아버지는 돈이 없어 학용품을 사지 못해 돈을 달라 요청하는 김 박사에게 '너의 (하늘) 아비에게 가서 아뢰어라'라고 대답하시는 등 어린 중학생의 눈으로는 도저히 이해못할 행동들을 많이 했다고 한다.
김 박사의 아버지는 결국 "너의 육신의 아버지는 너를 위해 해줄 것이 아무 것도 없다. 마음은 있어도 해줄 수 없다. 능력이 없다"라고 고백하시며 "영적인 너의 아버지께서는 너를 위해 모든 것을 다 해줄 수 있는 분이니까 그 아버지한테 가서 말하라"고 했다.
이런 상황들이 불공평하다고 느꼈던 김 박사는 부모님에게도 하나님에게도 화가 났고 부유했던 친구들의 일상과도 비교되는 자신의 삶에 지쳐 혹독한 사춘기를 보냈다. 김 박사는 자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아이라고 생각하면서 어머니에게 대들고 밥을 해줘도 일부러 먹지 않았으며 부모님이 아무리 좋은 말씀을 해도 문을 쾅 닫고 귀담아 듣지 않았다.
김 박사는 "그 상황에서 저희 어머니께서 늘 해주신 말씀이 있었다. 어머니는 한번도 '너는 왜 그 모양이니'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없었다. '지금은 우리가 왜 이런 힘든 길을 가야 하는지 알 수 업지만 언젠가 하나님께서 보여주실 것이다'라고 말씀하시며 영원한 응원자가 되어 주셨다"면서 "그러면서 지금 주어진 이 자리에서 충성을 다 해야 한다. 희망하는 것이 믿음이다. 믿음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는 것처럼 믿고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김 박사는 그 이야기를 듣고 겉으로는 반항했지만 속으로는 귀담아 듣고 있었다. 김 박사는 "부모님들이 훈육하실 때 하나님의 말씀으로 훈육한다면 말씀은 살아 운동력이 있기 때문에 아이들의 마음에 남는다. 말씀을 잘 활용하길 바란다"면서 "내가 아이 옆에 없어도 올바른 길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조언했다.
김 박사는 욥기 23장 10절 말씀을 인용하면서 "아이들을 상담하면서 아픈 아이를 많이 만나게 됐는데 그 자리에 왜 세워주셨나 생각해보니 첫번째 이유는 너만 불쌍한 아이가 아니었다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시려고 하는 것 같다"면서 "인내와 시련을 기쁘게 맞이하라는 말씀이 있는데 그것이 보통 일이 아니다. 상황을 초월할 수 있는 믿음이 있을 때 가능하다. 육신적인 눈으로 봤을 때는 나는 보잘 것 없다. 영적인 눈으로 자기 자신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실수와 실패로 인해 좌절하며 아파하는 이들을 향해 "어른도 아이도 자기 자신에 대해 비하하고 깎아내리며 아파하는 이들이 많이 있다. 우리를 위해 대신 죽으신 그리스도의 보혈, 십자가의 사랑을 기억하며 그렇게 아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아이들은 부모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발견한다. 우리의 얼굴, 표정, 목소리가 그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잘 보여주길 바란다"고 요청했ㄷ.
김 박사는 또 어릴 때부터 주일학교에서 봉사했던 경험이 나중에 직업을 구할 때 귀하게 쓰였던 일화를 소개하면서 "아무도 보고 있지 않은 줄 알았는데 하나님은 다 보고 계셨다. 나중에 진짜 보여주시더라"면서 시련와 연단을 통해 정금같이 다시 태어날 자신을 기대하고 아이들도 어려움과 고난 속에서 인내할 수 있는 아이들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라고 요청했다.
이어 그는 "나는 공부를 못하는 아이였는데 부모님은 열 개 시험 문제가 있을 때 '네 개나 맞춰왔네 다음에는 다섯개를 해보자'라고 격려해주시고 믿어주셨다. 또 공부보다 먼저 하나님과 동행하고 율법을 밤낮 묵상하는 아이가 되도록 기도하라. 그러면 공부는 최선을 다했을 때 하나님께서 자연스럽게 길을 열어주시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 박사는 또 "제가 인생을 돌아봤을 때 안되는 일도 되는 기적이 일어났는데 그 이유가 바로 부모님의 기도에 있다. 어머니께서는 '돈으로는 너희들을 도와줄 수 없다. 하지만 기도 계좌에는 우리가 기도를 꽉꽉 채워넣을 테니까 필요할 때마다 꺼내 써라'라고 말씀하셨다. 그 기도가 지금의 나를 있게 했다. 인간이 할 수 없는 방법으로 제 인생의 문들을 열어주셨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마지막으로 알렉스 스캇이라는 소아암 환우 어린이에 대해 소개하며 강의를 마쳤다.
알렉스는 뇌에 암이 있어 평생 병원을 오가며 지내는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던 아이다. 그런데 이 아이가 자기도 힘든 상황에 있는데 소아암으로 고통 받는 다른 아이들의 삶이 눈에 들어왔던 것이다. 만 4세가 되던 해 알렉스는 부모님에게 돈이 필요하다면서 소아암 연구를 위해 기부를 하자고 했다고 한다.
김 박사는 이에 대해 "알렉스는 8살 때까지 레모네이드 스탠드를 시작하고 컨디션이 좋을 때 레모네이드를 팔아 모은 돈으로 1억을 기부했다고 한다. 알렉스가 죽은 후에도 다른 이들이 이 사업을 계속 이어가 350억의 수익을 소아암 연구에 기부했다"면서 "이것이 상처를 지혜로 바꾸는 일이다. 어려운 과정을 통해 정금같이 바꾸실 하나님을 기대하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