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모바일 등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을 기반으로 모든 제품과 서비스가 연결되고, 사물을 지능화하는 '초연결'(hyperconnectivity)과 '초지능'(superintelligence)을 특징으로 한다. 이러한 현대 문명의 이기는 오늘날 사회, 경제, 교육 등 전 분야에서 혁신을 일으키고 변화의 가속도를 붙였다. 그뿐 아니라 우리의 생활 방식과 가치관, 정서적, 심리적 변화까지 가져왔다.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에 태어나 스마트폰, SNS와 함께 청소년기를 보낸 시대는 주의력이나 사회성, 종교, 성, 정치 등에서 이전 세대의 간격보다 훨씬 큰 간격과 다른 특성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새로운 기술과 도구가 이미 우리와 다음세대의 삶 전반을 바꾼 가운데, 변치 않는 복음을 세상이 이해할 수 있도록 제대로 전하기 위해 전도와 선교방법에도 변화가 요구된다.
9일부터 11일까지 판교 불꽃교회에서는 IT선교 관심자들을 대상으로 IT 미션 컨퍼런스(ITMC, IT Mission Conference) 2017이 진행됐다. 대회에 앞서 9일 주강사와 목회자, CEO, 교수 등 교계 리더 150여 명을 초청하여 진행된 VIP미팅에서는 IT 선교와 관련된 중요한 의제들이 다뤄졌다.
전생명 선교사 "정보화 시대, 최고의 정보는 복음"
FMnC 대표 전생명 선교사는 "새로운 도구와 서비스의 발달로 지난 10년간 삶과 세상이 바뀌었다. 이 도구를 가지고 그리스도인은 무엇을 했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1990년대 중반부터 교회에서 청소년들이 급격히 이탈했는데 이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문제이기도 하다. 다음세대가 미전도종족이 되어가는 것"이라며 "부모, 친구, 성도의 권위가 무너지고 인터넷이 권위를 갖는 시대에 정작 복음을 제대로 소개하는 사이트나 동영상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보 중의 정보는 복음이고, 정보 중의 정보는 선교"라며 "모든 정보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것이고, 인터넷은 이 정보를 소통하는 너무나 좋은 도구로 우리는 새로운 제품, 새로운 기술이 나올 때 어떻게 활용해서 복음을 전할지 늘 생각하고 깨어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 선교사는 예수전도단(YWAM), 빌리그래함복음전도협회(BGEA) 등 국제단체들이 한국에서 IT 선교를 일으키려는 가운데 2013년 한국에서도 '모든 사람, 모든 종족을 위한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IT선교'를 목표로 ITMC가 시작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인터넷 강국이지만, 인터넷 선교는 열악한 이곳이 인터넷 선교강국으로 새롭게 거듭나게 하려는 하나님의 계획이 있다"며 "IT로 전 세계가 연결되어 모든 그리스도인이 선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는데, 하나님이 이끌어가시는 이 시대에 반응하는 리더십이 될 것"을 요청했다.
▲아리오 드 부름(오른쪽)은 "온라인에서 진리를 찾는 사람들이 관심 받고 이해 받고 있음을 느끼게 하여 부드럽게 진리로 가는 징검다리의 과정을 안내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역은 YWAM 이엘리야 선교사가 맡았다. ⓒ이지희 기자 |
아리오 드 부름 "진리로 인도하는 징검다리 역할하는 IT 선교"
2009년 유럽에서 시작돼 8년간 1억 4,100만 명이 방문하고, 1,960만 명이 예수를 영접했으며, 이중 300만 명과 개인적으로 접촉한 웹사이트 '지저스닷넷' 설립자 아리오 드 부름은 네덜란드에서 ITMC 모임을 위해 처음 방한해 강의를 전했다. 아프리카 선교사 자녀(MK) 출신인 그는 "우리는 스마트폰, 태블릿 등으로 연결된 세상 안에서 살고 있지만, 동시에 굉장히 분리된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며 "스마트폰에 완전히 빠진 채 사람들과 분리돼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이 길을 잃어버리고 절망과 혼돈가운데 살아가고 있다. 예수님은 이러한 목자 없는 양과 같이 방황하는 무리들을 보시며 긍휼한 마음을 가지셨다"고 말했다.
이어 아리오 드 부름은 "혼란 가운데 있는 사람들은 더 이상 친구들이나 부모님에게 가서 질문하거나 도움을 구하지 않고, 인터넷에서 온갖 종류의 질문을 입력하고 답을 찾는다. 이 세대에게는 인터넷이 제일 친한 친구"라며 "청소년들이 인터넷 세계를 신뢰하는 이유는 인터넷은 이들을 판단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행복해질지, 삶의 일상 외 또 다른 것이 있는지, 사후 세계가 있는지, 신이 정말 존재하는지, 그리고 원치 않는 아이를 임신한 아이들은 어떻게 낙태를 하는지 등 굉장히 심각한 질문들을 인터넷에서 한다"며 "이것은 사람들이 얼마나 혼돈하고 무력함 가운데 살아가는지 보여주는 질문이다. 그런데 사실 거기에 기회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문제를 다루는 방법은 인터넷을 무시하거나 인터넷이 나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듣고 기도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리오 드 부름은 "사실 이 세상에는 굉장히 큰 필요가 놓여 있고, 동시에 우리에게 아주 놀라운 기회가 있다"며 "혼돈 가운데 길을 잃고 살아가는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지저스닷넷, BGEA, FMnC 등이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고, 날마다 전 세계 수많은 분이 이 일을 위해 함께 협력해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저스닷넷만 현재 70개 단체와 1,15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33개 언어로 사역하고 있다. 이곳을 통해 일대일로 연결된 e-코치는 얼굴을 대면하고 만나진 않지만, 5주간 익명으로 시간과 삶을 나누고 질문과 답을 주고 받으며 사람들을 진리로 인도하고 있다.
온라인 사역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그는 지역교회와의 연결을 꼽았다. "우리는 사람들의 믿는 바가 계속해서 온라인으로만 머물러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오프라인 공동체에 속해서 관계를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얼굴을 대면하고 관계를 맺는 공동체 안에 있을 때 사람들이 잘 성장한다. 이들이 온라인에서 지역교회로까지 연결되어 그리스도의 몸으로까지 연결되도록 여러 단계로 도와주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사람들을 억지로 예수님을 믿도록 만들 수 없지만, 온라인에서 진리를 찾는 사람들이 관심 받고 이해 받고 있음을 느끼게 하여 부드럽게 진리로 가는 징검다리의 과정을 안내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고등학생 두 명이 제작하여 지금은 페이스북 팔로워가 10만 명 이상인 선교 커뮤니티 '기독교다모여'의 운영자 박요한 전도사가 스마트폰 세계 안에서 활동하고 즐기며 많은 시간을 보내는 청소년, 청년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사례를 발표했다.
▲이호수 사장은 "단체, 조직 활동보다 개인이 혼자하는 활동을 선호하게 되면서 선교, 전도도 개인 데이터 분석에 의한 맞춤형 전도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
이호수 사장 "4차 산업혁명은 선교의 새로운 기회"
IBM 왓슨연구소에서 20년간 연구한 SK텔레콤 이호수 사장(ICT기술총괄)은 "3, 4차 산업혁명에 걸쳐 전 산업과 사회에 파괴적인 변화가 확산되고, 그 변화 속도도 빠르며 범위가 넓다"며 "선교적 측면에서 보면 위기도 있지만 기회도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3, 4차 산업혁명으로 △단체, 조직 활동보다 개인이 혼자하는 활동을 선호하게 되면서 선교, 전도도 개인 데이터 분석에 의한 맞춤형 전도를 고민해야 하고 △외로움 및 자존감 상실 현상이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인간, 사회적 교류보다 인터넷, 기계와의 대화에 평안한 느낌을 가지는 현상이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의 다음세대가 대량으로 교회를 빠져나가는 현상은 "한국과 미국 모두 공동체, 사람과의 관계, 소통이 어려워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호수 사장은 특히 "4차 산업혁명으로 현재 직업의 절반이 사라지고 빠른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근거 없는 불안함과 두려움을 심어주는 말에 끌려다니면 안 된다"며 "역사적으로 산업혁명 때 생산성, 수입이 올라가며 삶의 질이 좋아지고 여가가 늘면서 새로운 일자리들이 생겼다. 4차 산업혁명 역시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연쇄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변화된 환경에 따른 선교 접근 방안에 대해서는 △빅데이터, 클라우드가 중요해지고 사용자 중심 정책이 중요한 만큼 교회도 이 같은 마인드로 성도들을 대할 것 △데이터 분석을 통한 맞춤형 제품을 제공하는 시대가 되면서 교회도 한 사람 한 사람의 영적 상태를 분석하고 정확하게 필요한 것을 맞춰 가이드할 것 등을 요청했다.
▲이수정 대표는 IT인들이 만든 선교의 도구로 모든 사람이 얼마든지 선교에 동참할 수 있는 IT선교 시대임을 강조했다 ⓒ이지희 기자 |
E4net 이수정 대표는 이날 비전트립앱, 스마트바이블, 성경이야기 WoW 코딩, SNS로 하는 손끝선교, 지저스닷넷 및 e-코치, 실시간 중보기도, '드라마 바이블' 커뮤니티 성경읽기 등 IT인들이 만든 선교의 도구로 모든 사람이 얼마든지 선교에 동참할 수 있는 IT선교 시대가 되었음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