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배우다(이하 토기장이)>는 지난해 많은 기독 도서들 가운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책은 본지 선정 '2016 올해의 책'에 뽑히기도 했다. 저자 자신의 이야기를 조곤조곤 풀어놓았을 뿐인데, 자연스럽게 '정보'와 '교훈'이 전달됐다.
저자는 그 사랑에 보답하고자 이번에는 후속편이라고도 할 수 있는 <육아를 배우다>를 펴냈다. "부모라면, 아이 앞에 서기 전에 하나님 앞에 서야 한다"고 말하는 저자는 전편 <결혼을 배우다>와 마찬가지로 '더딘 걸음을 걸으며 주님 말씀에 귀 기울이며 순종한 기록들'을 우리에게 펼쳐놓는다. 다음은 저자와의 인터뷰.
-베스트셀러가 된 <결혼을 배우다> 집필 이후 변화가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이전에는 비전이나 믿음에 대한 강의를 했다면, 아무래도 출간 이후에는 결혼을 앞둔 부부나, 신혼부부를 위한 강의 요청이 늘었다는 게 가장 큰 변화입니다. 나머지 부분에서는 이전과 큰 변화가 없습니다.
틈틈히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거나, 삶을 기록하고,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웃음)."
-<결혼을 배우다>를 읽으신 독자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간증이나 반응이 궁금합니다.
"책이 출간될 때 기도했습니다. 이 책이 많이 팔리기보다, 책을 통해 주님께서 원하시는 한 사람이 회복되기를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기대보다 놀라운 반응을 보고 저도 감사했습니다.
이혼한 부부가 용기를 내어 서로에게 용서를 구하거나, 예수님에 대한 믿음이 생겨 교회에 나가게 되었다는 간증도 전해 들었습니다. 전시회에 찾아오신 분은 빼곡하게 줄을 긋고 메모해 놓은 책을 보여주며 매 순간 주님을 인정하려 애쓴다는 고백을 들은 적도 있습니다."
-이번 <육아를 배우다>에는 어떤 내용이 주로 담겨 있나요.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도 항상 묻게 되는 것 같습니다. '주님,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 걸까요? 그리고 어떻게 걸어가야 할까요?' 우리 인생의 중요한 부분인 육아에 대해서도 주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신다고 믿습니다.
그 과정을 토대로 육아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들을 기록했습니다. 오답을 지워나가고, 보석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결혼을 배우다>에서처럼 육아에 대한 전반적인 질문과 답들로 구성했습니다."
-육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이 있으신가요.
"우리가 낳아 기르는 자식이기에, 아이가 잘 됐으면 소원이 있습니다. 신자본주의 시대에는 보다 경쟁력 있는 아이를 길러내는 것을 부모의 주된 역할로 생각합니다. 답을 알지 못하는 불안함과 앞서 달려가는 비교 대상들, 교육 산업과 미디어의 정보들 앞에 부모는 조급함을 느끼게 되어, 결과를 빨리 도출해 낼 수 있는 방식으로 양육하고 싶은 유혹을 느낍니다.
'이것은 다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이며, 다 너 잘 되라고 하는 일'이라고 말하지만, 정작 아이들이 나중에 행복을 누리지 못한다면 그것이 진정 아이를 위한 일일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아이들의 생애에 아무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당장 우리 인생을 돌아보아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인생은 고해와도 같습니다. 하지만 그 인생 속에 예수님이라는 구원자를 만나게 되면 인생에 대한 반응과 태도가 달라집니다.
'샬롬'은 아무 문제없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과 폭풍 중에도 여전히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심, 즉 그로 인한 평화를 말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아이의 마음에 서재가 있다면, 위와 같은 이유로 부모는 온갖 양서를 서재에 가득 채워주려 합니다. 서재에 책을 가득 채워넣는 일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일하실 공간을 비워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의 시간과 공간을 부모가 모두 채워넣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일하시도록 그 시간과 공간을 그분께 내어 드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요셉 작가는 해외 출장이 잦다. 아프리카 봉사활동 중 찍은 사진. ⓒ크리스천투데이 DB |
-핵가족화로 '독박육아'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작가님도 해외 일정 등으로 자주 집을 비우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대응하시는지요. 또, 지혜로운 해결책이 있을까요.
"말씀하신 대로 저도 해외 일정으로 집을 비울 때가 많습니다. 당장 지난주만 해도 울릉도와 독도에 갔다가 풍랑주의보를 만나 며칠 동안 집을 비웠네요(웃음).
아빠가 물리적인 시간으로 아이들과 얼마나 함께 할 수 있느냐는 한국에서는 쉽지 않은 문제인 것 같아요.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에게 아빠의 진심을 전하는 일이라 믿습니다.
'나는 너를 사랑한다'는 말을 믿게 하기 위해서는, 실제적 노력과 함께 당사자에게 그 진심을 느끼게 하는 언어와 감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부모들이 '성경적 자녀양육'을 꿈꾸지만, 환경 등 여러가지 이유로 좌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언을 해 주신다면.
"말씀과 기도에 대한 부분으로 잠깐 이야기하면, 책에 담지는 않았지만 아내와 아이들은 요즘 매 주일 새로운 성경구절을 15절 이상씩 암송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아름다운 풍경을 기뻐하고 격려합니다.
주님 안에 암송한 말씀들이 이 아이들의 아름다운 기초가 되겠지만, 한편으로 성경은 예수님 당시 종교지도자들, 그것도 성경의 계명을 완벽하게 암송하고 자신의 삶에 모든 원칙으로 적용하는 자들을 이렇게 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너희가 성경에서 영생을 얻는 줄 생각하고 성경을 연구하거니와 이 성경이 곧 내게 대하여 증언하는 것이니라 그러나 너희가 영생을 얻기 위하여 내게 오기를 원하지 아니하는도다(요 5:39-40)'.
결국 성경을 통해 예수님을 더욱 사랑하는 것이 아니면, 또 하나의 방법론이 될 것입니다.
또한 부모는 기도를 아이들 방해 없이, 예배를 아이들 방해 없이 드리길 원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여지없이 방해합니다. 그런데 그 방해에도 불구하고 드리는 예배. 엉망진창인 예배의 시간을 통해 우리는 실패했다고 생각하지만, 주님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신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그 시간을 통해서도 부모를 통해 배우게 됩니다.
기도의 방법을 아이에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기도하는 부모를 통해 아이는 기도를 배우게 되는 것입니니다. 성경적 자녀 양육의 본질은 아이가 이해하도록 가르치는 것뿐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것이라 믿습니다."
▲스테디셀러가 된 <결혼을 배우다>. |
-육아에서 가장 난해한 것 중 하나가 '훈육'입니다. 적당한 선은 어디일까요.
"훈육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아이 스스로 '내가 무슨 행동 때문에 야단맞는지'를 깨닫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훈육을 끝낸 뒤에는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훈육이나 체벌은 잘못된 행동이나 마음을 향한 것이지, 아이의 존재를 향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는 잠들기 전에 훈육을 한 이유를 말해 주거나 안아 주면서, 사랑한다고 말해줍니다. 아이들에게는 그날 하루의 마지막 기억이 중요합니다.
처음이 아무리 좋아도 마지막이 안 좋으면 나쁜 추억으로 남지만, 처음이 안 좋아도 마지막이 좋으면 좋은 추억으로 남기 때문입니다."
-육아 과정에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의견 차이는 어떻게 조율하시나요.
"육아에 대한 부담이 아내에게 더 많기에, 저는 대부분 아내가 원하는 방향이나 입장에 맞춥니다. 그리고 서로의 의견을 운전할 때나 산책할 때 수시로 나눕니다.
만약 아무 대화 없이 몇 년이 지난 후에야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려 한다면, 의견 차가 너무 커서 힘들 것입니다. 실제적인 양육은 아내를 통해 이루어지지만, 주님은 자녀 양육에 대한 책임을 부모 모두에게 물으실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분투하고 있는 전국의 크리스천 부모들을 위한 격려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반 고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 어떠한 작품도 요람 속에 잠든 한 아이의 가치보다는 못하다.'
저는 이 고백에 동의합니다. 경제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신자본주의 시대에서는 모든 가치가 돈으로 환원돼야 하지만, 이런 세속적인 관점을 주님은 어떻게 바라보실까요? 주님은 돈으로 환원되는 가치를 말씀하신 게 아니라 존재 그 자체를 말씀하셨습니다.
천문학적인 돈의 가치를 가진 반 고흐의 모든 작품보다, 지금 여러분의 품 안에 있는 한 아이가 주님 안에서 가장 귀한 보석입니다.
언젠가 기도하다가 이런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면 하나님의 마음을 따라 순종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을 가장 사랑하면 아내와 아이들을 가장 사랑할 수밖에 없고, 사람과 자연, 하나님이 우리에게 사랑하라고 말씀하신 것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결국 부모인 우리의 상태가 가장 중요합니다. 잘해 보려 하지만, 우리 상태가 좋지 않으면 결과도 좋지 않게 됩니다. 왜냐하면 우리 스스로 열매를 맺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그분 안에 머무르면, 열매는 주님께서 열리게 하실 것입니다. 결국 주님을 바라보는 게 답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