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백신학교실(제3시대그리스도연구소)에서 진행해 오던 동성애 옹호 신학강좌 마지막 회에 대한 논평이다.
위 강좌는 3회의 강의를 통해 교회가 그 동안 반(反) 동성애 코드 본문으로 읽어왔던 레위기 1장, 사사기 19장(창세기 19장), 로마서 1장 등을 마치 페이크(가짜) 뉴스라는 식으로 강연을 진행해 오다가, 마지막 강연에서는 돌연 "성서는 친동성애도 반동성애도 아니다. 성서는 동성애에 대해 어떤 입장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결론을 도출하고 마쳤다.
다소 물러선 듯한 입장으로 선회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성서 읽기에 대한 다음과 같은 방법을 추천함으로, 성서해석 오류의 여지를 남겼다. 요약하면 이렇다.
1) 성서를 기록 그대로 보는 게 아니라, 성서가 기록될 당시 상황(Context)을 생각하라. 그 기록에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를 상황화(Contextualization) 하여 찾아보라.
2) 가령, 출애굽기는 이집트를 탈출한 히브리인의 기억, 부족 동맹 시대의 기억, 북이스라엘과 남유다의 기억, 바벨론 유배자들의 기억이 뒤얽혀 있어 단일한 이야기일 수 없다.
3) 게다가 그런 '상황화'에 이어 '역사화(historization)'가 등장했다. 역사화는 재해석이다. 이를테면 역사화란 일본의 과거사 왜곡과 같은 부정적인 활용이다.
4) 이때 역사화의 주체는 전문가들이다. '아카데미즘'이 자리잡고 있다. 마치 TV 드라마의 고증 과정을 보면서 전문가들이 '저건 역사다', '저건 가짜 역사다' 하듯이, 전문가들이 권위를 가지고 있다. 학자들이 보증하는 것이 역사가 된다는 뜻이다.
5) 따라서 성경 해석은 '목회자'에게만 맡겨서는 안 된다. 성경은 '상황화', '역사화'되어 있음에도 "어떤 교리에 끼워 맞추는 해석"으로 일관하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성서 해석의 방법은 맹신과 맹종의 시대를 깨우고 사람들로 하여금 무비평적 태도에서 비평적 사고로 전환시켰다는 자부심이 있는 것 같지만, 결과적으로는 상실의 시대를 낳고 말았다. 믿음을 상실한 것이다. 게다가 좌편향적이라는 점에서는 그 맹신과 맹종이 결코 나아지지 않았다.
AD 200년경에는 사람들이 하나님을 이해할 때, 태양(성부), 광선(성자), 열(성령) 따위로 나누는 식의 삼위일체로 이해했다면, 21세기인 오늘날에는 위와 같은 성경읽기의 방법으로 도출시킨 '예수' 하나님을 대개 이런 식으로 부르기를 좋아한다. 실제적 예수(the actual Jx), 역사적 예수(the historical Jx).
이성주의 사고에 맞추어 고안된 이 같은 '예수들'은 전자의 하나님 이해에 비하면 매우 합리적인 방식의 예수 이해로 보이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그것은 전자를 능가하는 맹신·맹종의 오류를 갖고 있다.
예컨대, 신천지와 같은 집단은 사람의 사고구조를 여전히 전자와 같은 저능한 비유(태양, 광선, 열 비유)에 함몰시켜 가두는 방식으로써 자신들의 체제를 보전하지만, 이들보다 비교적 이성적 사고 체계를 구사하는 현대적 상황주의 신학자들은 (비유 대신에) 소위 역사(historical)와 실제(actual)라는 가상의 공간을 능수능란하게 옮겨 다님으로써, 자기들이 원하는 '다른 복음(ἕτερον εὐαγγέλιον)'에 사람들의 사고를 가두려 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동성애를 옹호하는 신학이 그렇다.
이때, 이러한 그릇된 이해를 교정하는 이들은 언제나 성직자 집단이었다. 특히 성서 편찬사에 부쳐 저들이 제창한 아카데미즘 용어로 부르자면, 이들을 편저자 P집단(Writer Existence P/Priest)이라고 부른다. 이 시대로 말할 것 같으면 '목회자'들이었던 셈이다.
우리 기독교인은 이것을 명심해야 한다. 시대와 방법이 바뀌더라도 언제나 '율법과 복음'이라는 사실을. '복음과 상황'이 아니라.
*다음은 유용한 반(反) 동성애 변증 아티클들
-성서 나타난 反동성애 코드가 '가짜 뉴스'라고?
https://goo.gl/uHTi8C
-동성애 자체보다 더 악한, 그릇된 성경 해석 제창자들
https://goo.gl/J5Sdh4
-동성애를 용인하고 묵인하는 기독교인들에게 (매우 중요)
https://goo.gl/MTEM3R
이영진
호서대학교 평생교육원 신학과 주임교수이다. 그는 다양한 인문학 지평 간의 융합 속에서 각 분야를 자유롭게 넘나들면서도, 매우 보수적인 성서 테제들을 유지해 혼합주의에 배타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신학자로, 일반적인 융·복합이나 통섭과는 차별화된 연구를 지향하고 있다. <기호와 해석의 몽타주(홍성사)>, <영혼사용설명서(샘솟는기쁨)>, <철학과 신학의 몽타주(홍성사)>, <자본적 교회(대장간)> 등의 저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