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토론토큰빛교회)의 석방을 위해 캐나다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캐나다에서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직접 북한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내라고 촉구하고 있다고 VOA가 CBC를 인용해 보도했다.
캐나다 최대 방송 CBC는 15일 "북한에서 무기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임현수 목사의 석방에 대해 캐나다 정부가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캐나다 정부의 임 목사 석방 노력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이같이 전했다.
캐나다 정부는 "임 목사에 대한 영사 접촉을 두 번 했고 가족들에게 영사지원을 지속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보고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자세히 밝히지 않았고 성과조차 거의 없다는 것.
임 목사 억류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캐나다 정부가 너무 조용하다"며 적극적인 개입과 압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소식통들은 특히 "영사 접촉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미국이 과거 북한에 억류된 자국민 석방을 위해 시도했던 개입과 압박을 캐나다 정부도 펼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 소식통은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임 목사의 석방과 사면을 요청하는 서한을 김정은에게 직접 보내야 한다"며 "캐나다 고위 관리가 평양을 방문해 북한 수뇌부와 직접 협상하는 방안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정은만이 임 목사 석방을 직접 지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만큼, 이런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
임 목사 가족의 요청으로 구명 노력을 펼치고 있는 스톡웰 데이 전 내각장관 역시 트뤼도 총리가 평양에 서한을 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한에 2년 간 억류됐다 풀려난 뒤 비망록을 펴낸 케네스 배 씨도 CBC 방송에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 노력이 임 목사의 석방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캐나다 정부는 이런 노력이 자칫 북한과 국제사회에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캐나다 정부는 국제사회를 위협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대북 교류를 대폭 제한하는 '제한적 관여정책(limited policy of controlled engagement)'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
CBC 방송은 그러나 "캐나다가 기존의 대북정책을 바꾸지 않고도 임 목사 석방을 위해 타협할 수 여지가 있다"며 "캐나다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임현수 목사는 지난 1997년부터 18년 간 북한을 100회 이상 드나들며 북한 주민들을 위해 대규모 인도주의 지원 사업을 펼쳐왔다. 그러나 지난해 1월 말 나선에서 평양으로 향하던 중 억류됐고, 11개월 만인 12월 국가전복음모 혐의로 무기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북한 당국은 임 목사가 미주 지역 기독교 집회 중 북한 주민들의 자유와 민생을 우려하며 "김정은 정권의 붕괴가 얼마 남자 않았다"고 발언한 것을 '최고존엄 모독'으로 여기고 그를 억류했다.
임 목사의 아내 임금영 씨는 지난 2월 교회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북한의 영혼을 생각한다면 어느 누군가 밀알이 되어야 하는데 그 사람이 임 목사란 생각에 또 한 번 감사하다"며 "북한은 어둠의 땅이지만, (임 목사가) 빛의 역할을 하도록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