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덤 스미스 | 유인호 역 | 동서문화사 | 1,136쪽
애덤 스미스(Adam Smith, 1723-1790)는 영국의 정치경제학자이자 도덕철학자이며, 고전경제학의 창시자이다. 그는 근대경제학의 출발점이 된 <국부론>을 저술했다. 처음으로 경제학을 체계적 과학으로 이룩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경제 행위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종국적으로는 공공복지에 기여하게 된다고 생각했으며, 예정 조화설을 주장하였다.
<국부론>은 스미스의 대표작으로,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최초의 체계적 연구서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세계를 경제적 관점에서 바라보았다. 이 저작은 일반적으론 경제적 자유주의의 '복음서'로 일컬어진다. 처음에는 <부국론>으로도 불렸다.
김경집 교수에 의하면, "1700년대 유행하던 중상주의적 국가개입을 비판하고 경제활동을 경제인에게 자유방임할 것을 주장한 점에서 주류경제학의 사상적 토대를 이루며 노동가치설을 처음 제시해 마르크스경제학 탄생에 이론적 기반을 제공하였다."
이 책은 5편으로 나눠지는데, 제 1-2편이 경제이론, 제3편이 경제사, 제 4-5편이 경제정책으로 되어 있다. 1편은 노동 생산력 개선과 노동 생산물이 국민 여러 계층에 자연적으로 분배되는 질서에 관한 내용이다. 노동 생산력이 커진 원인과 노동 생산물이 어떻게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에게 분배되는지 나타난다.
숙련도와 솜씨 및 판단력의 대부분은 분업의 결과로, 그것은 예측하고 의도한 지혜의 결과는 아니지만 거래와 교환 및 교역의 완만하고 점진적 및 필연적 결과로 최저 계층까지 보편적 부를 제공하게 한다. 이어서 화폐의 기원과 자산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노동임금과 재산이윤 및 토지지대로 구성되는 상품 가격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다.
자산의 성질, 축적, 용도에 관해서는 2편에 나온다. 자산은 자본과 직접 소비 위해 유보한 부분으로 나뉘고, 자본은 다시 토지나 기계시설 등의 고정자본과 교환되는 재화나 상인의 자본인 유동자본으로 나뉜다. 화폐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은행 등의 기능까지 이어지고, 자본축적에서의 생산적 노동과 비생산적 노동을 구분한다.
3편에서는 국민들의 부유의 진보에 대한 차이에 대해 설명하면서, 토지의 장자상속법, 한정상속법, 경작에 대한 주체 변화 및 그에 따른 개량의 차이, 도시의 성장 과정과 그에 따른 농촌 개량 이바지 등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정치경제학의 여러 체계는 4편에 나온다. 중상주의, 국가보호무역, 독점의 폐해 등 당시 경제 시스템에 대한 스미스의 본격적 비판이 신랄하다. 식민지에 대한 내용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 등과의 비교, 인도와 아프리카 및 아메리카 간의 비교 등 상세한 자료와 근거를 대며 논거를 삼는다.
마지막 5편은 국가의 역할과 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수입에 대한 문제를 다룬다. 조세는 각자 능력에 맞는 비례대로의 각출과 어떤 경우에는 사용자 부담의 원칙을 적용하고, 인두세나 사치 소비재에 대한 세금은 무차별적 부과의 당위성을 강조한다.
당시 유럽 사람들은 금과 은의 축적이 한 국가의 부를 이루는 길이라는 것과, 상업과 제조업을 바탕으로 한 국가 보호무역주의가 국가의 부를 늘려준다는 중상주의의 '낡은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스미스는 바로 그 두 가지의 커다란 잘못된 생각을 타파하기 위해 신랄한 비판을 가하면서 인간의 본성을 시작으로 도덕철학자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스미스는 부(富) 개념의 코페르니쿠스적 회전을 이루었다고들 한다. 스미스는 참된 부는 돈이 아니라 생활필수품이나 편의품 등 노동 생산물이라고 생각했다. 돈은 그 자체로는 아무런 인간의 욕망도 필요도 채워 주지 않는다. 돈으로 식료나 의복 등을 구입해야 비로소 우리들은 욕망이나 필요를 채울 수 있는 것이다.
스미스는 자유 시장에서는 모든 사람이 사적 이익에 따라 행동하고, 이런 사적 이익의 총합이 바로 사회적 이익을 뜻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혼돈에 빠진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서도 각자의 경제적 행위가 모든 것을 선으로 유도한다고 믿었다. 그리고 부와 빈곤의 극단적 대립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었기에, 노동을 국부의 원천으로 보았다.
이 책은 자유주의 경제학의 고전으로 유명하다. 따라서 한때 스미스의 <국부론>은 각국의 경제학자에 의해 널리 연구됐다. 그는 현대의 정치경제의 토대가 되는 책을 세상에 내놓았고, 이를 독자적 학문 분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경제학을 창시한 것이다.
그러나 정작 그는 자신의 학문을 '경제학'으로 부르거나, 자신을 '경제학자'라고 지칭하지 않았다. 실제로 그는 1731년에 옥스퍼드대학에서 도덕철학 교수로 재직했고, 이후 글래스고대학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글래스고대학에 있을 때 썼던 책도 바로 <도덕감정론>이었다.
그는 자신을 경제학자가 아니라 도덕철학자로 여겼고, 실제로 그렇게 살았다. 그러나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국부론>은 근대 자본주의 체제의 특징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최초의 과학적 저작이라는 점에서 경제학의 시작을 알린 것만은 분명하다.
/송광택 목사(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