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저녁 늦게 나는 선실로 돌아가 나에게 항상 영감과 희망을 주는 성경구절을 다시 읽었다. 그리고 나는 자비로우신 하나님께 내일의 전투에서 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을 모두 지켜 주시기를 기도했다(필리핀 수복전투 중, <맥아더 2> 32쪽)."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이 결정적인 승리를 우리의 품에 안겨주신 데 대해 겸허하고 열렬한 감사의 마음을 선언하면서, 본인은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주기도문을 함께 드릴 것을 청합니다(필리핀 마닐라 회복 후 연설, <맥아더 2>, 88쪽)."
영화 <인천상륙작전> 개봉으로 당시 작전을 지휘한 더글러스 맥아더(Douglas Macarthur, 1880-1964) 장군의 활약상이 재조명되고 있다. 기독교인들에게는 맥아더 장군의 '신앙'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맥아더 장군의 '신앙'은 전 2권인 그의 전기 <맥아더>를 비롯해 <무릎으로 승리한 맥아더> 등의 도서를 통해 발견할 수 있다. <무릎으로 승리한 맥아더> 저자인 이바울 목사는 그에 대해 "근본적으로 맥아더의 몸 속에는 전능하신 하나님을 신뢰하는 청교도의 피가 흐르고 있었다"며 "그는 위대한 군인이기에 앞서 참된 신앙인이자 겸손한 기도의 사람이었다"고 말한다.
이 목사는 머리말에서 "맥아더의 모든 행동과 업적은 신앙이라는 뿌리에서 피어난 꽃"이라며 "뿌리 없는 꽃이 없듯, 하나님에 대한 신앙이 없었다면 그의 빛나는 업적도 생각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한 인간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신앙의 힘으로 어떻게 난관을 헤쳐 나갔으며 하나님께 받은 달란트를 갖고 인류 역사에 어떻게 공헌했는지를 맥아더 장군은 그의 생애를 통해 밝히 보여주고 있다"며 "신앙의 힘은 위대하다"고 덧붙였다.
맥아더 장군은 '전능하신 하나님'이라는 말을 즐겨 사용했고, 역사적 순간마다 기도로 승리를 얻어냈으며, 승리 후에는 그 거룩한 이름을 부르며 아낌없는 찬사와 영광을 돌렸다고 한다. 그는 공식 석상에서 공개적으로 하나님에 대한 찬사와 영광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맥아더> 전기에는, 인천상륙작전을 위해 참모들을 설득하는 장면이 나와 있다. 장군이 인천 상륙을 제안하자, 참모들은 일제히 반대에 나섰다. 이때 그는 "여러분이 이번 작전의 실현 불가능성에 관해 제기한 주장은, 계획에 대한 제 믿음을 재확인시켜 줬다"며 "왜냐하면 적의 지휘관도 그런 시도를 할 정도로 무모한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는 이론적 판단을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적의 허를 찌르는 것이야말로, 전쟁에서 승리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는 것이다. "북한군은 인천 상륙이 불가능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그들의 허를 찌를 수 있을 것입니다. 인천상륙작전은 우리가 가진 가장 강력한 도구입니다. 우리는 적을 강력히 그리고 깊숙이 쳐야 합니다. 인천에 장벽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극복할 수 없을 정도는 아닙니다. ... 인천 그리고 다음에 서울을 공략함으로써 적의 보급선을 끊어놓고 반도의 남쪽 전체에 봉인을 붙여놓고 말겠습니다."
작전은 성공했고, 서울은 수복됐다. 국회에서 열린 기념행사에서 맥아더는 마닐라에서처럼 말했다.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함께 주기도문을 외우면서, 하나님의 개입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합시다." 이후 이승만 대통령에게 "자비로우신 하나님의 섭리의 은총에 힘입어, 인류의 가장 위대한 소망이며 영감인 유엔의 기치 아래 싸우고 있는 아군은 한국의 이 고도를 해방시켰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인천상륙작전을 앞두고 맥아더는 태풍을 만났었다. 천재지변 앞에 무력한 인간의 한계를 깨닫고, 그는 기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비로우신 하나님 아버지시여! 변함없이 우리 군대를 가호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저 무법자들에게 송두리채 유린당하고 있습니다. 지금 한국 국민들은 어린 자식들을 들쳐 업고 포탄 속에 뒤섞여 모진 목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주님이시여, 도탄에 빠진 한국인들을 불쌍히 여기시사 저들도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행복을 되찾게 하옵소서. ... 주님! 간절히 비옵기는 저희들의 숭고한 뜻을 저버리지 마옵시고 불어오는 바람을 멈추어 물길을 열어 주시옵소서."
기도는 계속됐다. "전능하신 하나님, 그 전능의 손길로 우리 군대를 도우시사 늦기 전에 피로 얼룩진 한국인들의 상처를 싸매게 하시고 눈물로 얼룩진 저들의 치욕을 씻게 하옵소서. 우리를 도우실 분은 오직 하나님 밖에 없사오니 주의 자비의 손길로 뱃길을 열어 주시옵소서. 주님! 언제나 우리의 작은 신음에도 귀를 기울이시는 예수님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아멘." 기적이었다. 성난 파도는 잔잔해지기 시작했고, 인천상륙작전은 감행됐다.
맥아더 장군은 자신의 가장 큰 임무에 대해 "기독교를 위해 아시아를 확보하고 마르크스주의로부터 지켜내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비록 한반도 통일을 이뤄내지 못하고 미국으로 돌아가야 했지만, 상하 양원 합동회의 고별 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웨스트포인트(美 육군사관학교) 시절 연병장에서 가장 즐겨 부르던 군가 중 하나의 후렴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후렴은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 라고 아주 당당하게 외칩니다. 그 노래 속 노병처럼 이제 저는 군인 생활을 마감하고 사라져 갑니다. 하나님의 은총으로 사명을 깨달았으며 그 사명을 완수하려 애쓴 한 노병으로 말입니다."
<무릎으로 승리한 맥아더>를 마치면서, 이바울 목사는 이렇게 쓰고 있다. "지금 휴전선 너머 북한 공산주의가 참담하게 망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친북과 종북을 외치고 부르짖는 것은 인격파탄자가 아니고서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이는 분명 이념대립 이전에 사탄이 개입된 영적 전쟁임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기도해야 한다. 기도 외에는 사탄을 이길 재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