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28일(현지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농구경기장 '웰스파고 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날 행사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을 수락했다.
이날 연설에서 힐러리는 "미국이 또 다시 심판의 순간을 맞았다"면서 "강한 힘이 우리를 갈라 놓으려고 위협하고 있다. 신뢰와 존중의 유대가 헐거워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건립자들과 마찬가지로 아무 것도 보장되는 것은 없다"며 "이는 진정 우리에게 달렸다. 다 함께 일어설 수 있도록 함께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힐러리는 경쟁자인 도널트 트럼프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트위터를 미끼로 꾀어낼 수 있는 사람은 핵무기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특히 민주당은 트랜스젠더, 에이즈 환자, 이라크전에서 전사한 무슬림 미군 병사의 아버지 등을 연사로 등장시켜 눈길을 끌었다.
트랜스젠더 여성인 사라 맥브라이드(25)는 "트랜스젠더를 문화 전쟁의 대상이 아닌 평범한 인간으로 바라보자"며 "나는 클린턴을 통해 이같은 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녀는 지난 4월 생물학적 성별에 따라 화장실을 쓰도록 한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성소수자'차별법에 항의해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의 정부건물 내 여자 화장실에 있는 자신의 셀카 사진을 소셜미디어 공간에 올려 화제가 된 인물이다.
그는 "클린턴은 우리의 투쟁이 얼마나 절박한 것인지 잘 이해하고 있다"면서 "성전환자 여성에 대한 폭력 방지, 평등, 에이즈 퇴치 등을 위해 우리와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에는 에이즈 환자인 애틀랜타 출신의 대니얼 드리핀(30)이 지지 연설에 나섰다.
그는 "우리는 에이즈 바이러스를 어떻게 예방, 진단, 치료, 억제하는지 잘 안다"면서 "(별다른 대책 마련 없이) 지금과 같은 추세가 계속되면 나와 같은 젊은 흑인 동성애자의 경우 2명 가운데 1명 꼴로 에이즈에 걸릴 것"이라며 "우리는 에이즈 연구와 교육, 치료, 예방에 투자해야 하며, 그렇기 위해서 힐러리 클린턴을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는 클린턴이 수락 연설을 한 직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힐러리가 '급진적 이슬람'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은 것은 그녀가 이 나라를 이끄는데 부적합하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