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성공회의 한 동성애자 사제가 장기간 동거해 온 남자 배우자와 결혼하기 위해 사임했다고 영국 크리스천투데이가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클리브 라슨(Clive Larsen) 사제는 그가 (동성)결혼 전까지 사제로 시무해 왔던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며 그의 동성 배우자인 존과 함께 치르게 될 결혼을 자축했다.
선데이타임즈는 "라슨 사제는 지난 22일 맨체스터 교구 사제직에서 자진 사임하고 오는 25일 별다른 징계조치 없이 결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고 전했다.
영국성공회 소속 다른 4명의 사제들은 주교들이 제정한 동성결혼 금지법을 무시하여 처벌받은 사례들이 있었으나, 라슨 목사는 이 문제와 관련해 사임하는 최초의 사제가 될 예정이다.
라슨 사제는 "이 교회는 동성결혼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리고 만일 동성결혼이 여러분이 원하는 어떤 것이라면, 여러분은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고 교회를 떠나야만 한다"며 "나는 앞서 두 성직자가 동성결혼을 하고 나서, 교회가 그들의 삶을 매우 어렵게 만들었던 것을 잘 알고 있다" 고 말했다.
라슨 사제는 이미 (이성과) 결혼을 했고 슬하에 두 딸을 둔 상황이다. 이제 영국 LGBT(성소수자들)의 운동가 단체인 '행동변화'의 이사가 된 그는 "나의 인생은 새천년의 여명이 밝아오는 때에 새로운 방향을 취했다" 고 말한다.
그는 지난 23일 자신이 시무해왔던 스탁포트 북쪽 레디쉬 지역에 있는 성아그네스 교회에서 결혼을 자축했다. 그는 25일 7년간 동거해 온 존과 공식적으로 결혼하게 된다.
이날 예배는 시민들의 결혼식으로 치러졌고 다음과 같은 말로 시작되었다.
"생명을 주신 하나님, 고통의 담지자이신 하나님, 사랑의 창조자 이신 하나님이 당신들을 축복하시고 보존하시고 지키십니다."
예배 이후 삭제된 교회 웹사이트 공지 글에는"헌신과 축복의 이 예식... 클리브는 결혼 전에 본 교회에서 그의 사제직을 사임할 것입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축복'이라는 용어는, '승인'을 의미하는 것으로 매우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신학적인 용어다. (이번 경우) 이 단어의 사용은 그 교회 내 보수적인 사람들에게 분노를 촉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성결혼 관련 제정법이 시행될 당시, 영국성공회 주교들은 사제가 동성결혼을 하는 것과, 그와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금하는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만일 그들이 이같은 지침을 무시한다면, 그들은 지역 주교가 내리는 징계조치로 위협을 받았다.
라슨 사제는 "나는 조용히 떠나기를 바라고, 내 구역인 맨체스터 교구의 데이비드 워커 주교나 상부 교회를 당혹하게 만드는 것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행동변화' 단체의 설립자이자 전 디렉터인 콜린 코워드 사제에게 자신을 대신해서 말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라슨의 토요일 예배를 주재한 코워드 사제는 '이중 잣대'와 '묻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라'는 정책 아래 일하게 만든다는 혐의로 교회를 법원에 고소했다. 코워드 사제는 "교회는 목사관에 있는 동성배우자와 사는 라슨을 반대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결혼하는 것을 반대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라슨은 자신의 동성 관계에 관해서 주교에게 (그동안) 공개해 왔고, 그가 이성과의 결혼생활을 끝내고 커밍아웃 할 때 그의 직위를 사임한 것은 널리 알려져 있는 바다"라고 덧붙였다.
맨체스터 교구의 한 대변인은 "클리브는 교구에서 사제로 공무를 수행하는 것을 허락을 받지도, 그것을 지원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들은 단순히 "라슨은 동성결혼에 관한 주교의회의 목회 지침들을 잘 알고 있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