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공립학교에서 생물학적 성(性)과 상관없이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 지침을 내린 것과 관련해 "성경에 대한 이해와 기독교 신앙이 이러한 결정의 바탕이 됐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인디애나주 엘크하트시 시의회에서 "나의 신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성경에 나타난 황금률은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화장실 이용과 관련된 질문이 나오자 그는 "트랜스젠더 학생들이 경험하는 따돌림에 대한 우려에서 이러한 지침이 나왔다. 여러분의 학교에 트랜스젠더 학생들이 있고, 그들이 따돌림을 당하며 장애를 겪는 일은 이전에도 있었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는 그들에게 매우 힘든 일"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모든 사람들이 제 의견에 동의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이해한다"면서 "이에 대한 사람들의 종교적 신념을 깊이 존중한다. 그러나 공립학교에 관해서는 '아이들이 친절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13일 연방정부는 모든 공립학교 교육청에 "트랜스젠더 학생들의 화장실 사용권을 침해해선 안 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연방정부의 지침은 법적 강제성은 없지만, 권고를 무시할 경우 연방의 재정 지원이 끊길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사실상 모든 학교가 이를 따를 수밖에 없는 처지다. 당시 공문에서 미국의 로레타 린치 법무장관은 "학교에는 어떠한 종류의 차별도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텍사스, 앨라배마, 애리조나, 조지아, 루이지애나, 메인, 오클라호마, 테네시, 유타, 웨스트버지니아, 위스콘신 등 11개 주는 "연방정부의 방침에 따라 남녀 모두가 공동으로 학교 화장실을 사용하게 됐다"면서 "이는 성차별금지법에 저촉될 수 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 웨스트버지니아의 패트릭 모리세이 법무장관은 "화장실 이용 관련 지침은 지역 학교에 큰 변화를 강요하고 있다"고, 루이지애나의 제프 랜드리 법무장관은 "정부가 우리 학교에 더 이상 혼란을 끼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클라호마의 조이 호프메이스터 교육감은 "이번 지침은 이에 반대하는 이들에게서 후원을 받는 데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매우 심란하다고 전했다.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 로버트 제프리스 목사와 같은 복음주의 지도자들 역시 "하나님은 2가지의 성을 창조하셨다"면서 오바마 행정부의 지침에 반대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