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자신의 기독교적 신앙에 근거해 영국에서 동성결혼이 합법화되는 것을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6일(이하 현지시각) 여왕의 가장 오랜 지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영국성공회의 수장이기도 한 그녀가 비밀리에 동성결혼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그러나 시민결합(결혼과 유사한 가족제도로, 배우자로서의 법적 권리가 일부 혹은 온전히 보장됨)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데일리메일은 "그러나 여왕은 동성결혼 이슈와 관련해 '조언이나 경고'만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있으며, 결혼이 한 남성과 한 여성 간 신성한 것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지인은 여왕의 친구나 가족들, 과거와 현재에 대해 다양하게 언급한 뒤 "다이애나 비가 사망했을 때 버킹엄 궁전에 조기를 달지 않은 것은 실수라고 생각한다"면서 "여왕도 지금은 나의 의견에 공감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도 말했다.
지난 2014년 3월 잉글랜드와 웨일스는 동성결혼을 합법화했다. 한 달 후 스코틀랜드도 이를 따랐으며 현재 북아일랜드만 동성결혼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BBC는 "시민결합 상태에 있는 이들은 이를 결혼으로 전환할지 여부를 올해 말까지 선택할 수 있으며, 의무 사항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영국성공회는 법적으로 동성결혼 예식을 수행할 수 없게 돼 있다. 또한 다른 종교기관들도 이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영국 왕실에서는 관련 기사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는 않았다.
최근 들어 여왕은 자신의 기독교 신앙을 점점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90세 생일을 앞둔 여왕은 The Servant Queen and the King She Serves라는 제목의 새 책을 오는 4월 내놓을 계획이다. 여왕은 새 책에서 자신의 인생에 중심적인 역할을 했던 예수 그리스도와 기독교 신앙에 대해 분명하게 고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