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이슬람국가)가 이라크군을 상대로 집단 학살을 자행한 장소에서 땅으로 스며든 희생자들의 피가 인공위성 사진으로 확인됐다.
이 사진들은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입수해 공개했는데, IS는 지난 2014년 6월 이라크 티크리트에서 약 770여명의 이라크군을 집단으로 처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모두 한 자리에서 처형됐는데 이후 이들의 피가 처형 당한 땅 속으로 스며들었고, 이는 인공위성 사진(세번째)으로도 확인될 정도로 짙에 남아 있다. 이 사진은당시의 끔찍한 참사를 떠올리게 해준다.
이 사진들은 이 집단처형에 관계된 IS 대원 12명을 살인죄로 기소하는데 증거 자료로 쓰일 예정이다. 다만, 학살에 관여한 수백 명의 나머지 대원들은 아직도 잡히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당시 참사에 대해 학살 현장에서 도망쳐나온 생존자 중 한 명 이상이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에 구체적인 장소를 비롯한 증언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라는 이름으로만 밝혀진 이 남성은 10명의 다른 남성들과 함께 줄을 지어 서 있었고 이들은 모두 총으로 살해당했다. 그는 기적적으로 총알에 맞지 않았고 계속해서 죽은 척 하고 있다가 밤이 되었을 때 몰래 달아날 수 있었다. 또 다른 증인은 IS가 트럭에 남성들을 줄지워 태운 후 끌고 가는 것을 봤다고 증언했다.
IS는 티크리트를 2014년 점령한 이래로 1,700명 가량의 이라크군을 살해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라크 당국은 티그리스강 하류에서 처형당한 이들 중 11명의 사체를 발견했다.
휴먼라이츠워치의 피터 보카에르트는 "수많은 처형들에 대한 증거가 확보된 가운데 끔찍한 퍼즐의 또 다른 조각이 맞춰졌다"며 "IS의 잔인무도함은 법은 물론 인간의 양심에 어긋나는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공개된 사진들 가운데 일부는 전 사담 후세인의 대통령궁 옆에서 수많은 남성들을 결박한 뒤 처형하는 모습도 담고 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이번 사진들이 공개됨으로써 IS의 집단처형으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 수가 대폭 늘어나게 됐다고 밝혔다.
IS는 지난 주에도 시리아 팔미라의 로마 유적에서 12명 가량의 남성을 처형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 같이 잔혹한 처형 모습을 영상으로 공개하는 것은 서구 국가들은 물론 세계 각지에서 지하디스트들을 모집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