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억류 중인 김국기 목사 등 2인에 대해 23일(현지시간) 무기노동교화형(우리의 무기징역형에 해당)을 선고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즉각 입장을 발표하고 이들에 대한 즉각 송환을 촉구했다.
통일부는 이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북한이 오늘 억류된 국민 김국기·최춘길 씨에 대해 형식적 재판절차를 일방적으로 진행하고 '무기노동교화형'이라는 중형을 선고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정부는 그 동안 수 차례에 걸쳐 김·최 씨의 소재와 건강 상태를 우리 측에 통보할 것, 가족과 우리 측 당국자 또는 변호인 접견을 허용할 것을 요구했다"며 "그럼에도 북한이 정부나 가족들에게 어떠한 사전 설명도 없이 이런 부당한 조치를 취한 것은, 국제적 관례는 물론이고 인권과 인도주의 정신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정부는 우리 국민인 김국기·최춘길 씨에 대한 북한의 일방적 재판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고, 지금이라도 두 사람을 조속히 석방해 우리 측으로 송환할 것을 다시 한 번 요구한다"며 "현재 북한에서 억류 중인 김정욱·주원문 씨도 하루 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려 보내라"고 촉구했다.
북한은 23일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미국과 남조선 괴뢰 패당의 조종 밑에 반공화국 정탐 모략행위를 감행하다 적발 체포된 괴뢰 정보원 간첩들인 김국기·최춘길에 대한 재판이 최고재판소에서 열렸다"며 "김국기·최춘길에게 무기노동교화형이 언도됐다"고 발표했다.
북한의 이번 조치는 같은 날 진행된 유엔 서울 북한인권사무소 개소와 관련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파악하고 있다.
이들 중 김국기 목사(61)는 예장 합동중앙 주교동측(총회장 조갑문 목사) 소속으로, 10여 년간 중국에서 탈북민들을 돕고 북한 농업과 가정을 위해 각종 기계와 의약품을 제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소식통에 따르면 김 목사는 지난해 말 북한의 초청으로 단둥에서 신의주를 거쳐 평양에 들어갔으며, 북한은 3월 26일 "반공화국 정탐과 모략행위를 감행하다 적발·체포된 괴뢰정보원 간첩 김국기·최춘길의 국내외 기자회견이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렸다"며 "이들은 국정원에 매수돼 북한 정보를 수집·제공하거나 북한 체제를 비방하는 활동을 펼쳤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