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씨 50도에 육박하는 사상 최악의 폭염이 강타한 인도에서 사망자가 1,200명을 넘어섰다.
사망자 대부분은 50세 이상 노년층에 집중됐으며, 또 집이 없는 홈리스거나 건설노동자였다.
오디샤(Odisha) 주의 티틀라가(Titlagarh)는 인도 역사상 최고 온도인 섭씨 47.6도를 기록하는 등 일부 지역에서 사상 최고 기온이 잇따라 경신됐으며, 수도 뉴델리에서는 아스탈트 도로가 지열에 녹아내리기도 했다.
폭염은 이달 말 남부지방부터 몬순(우기)이 시작된 이후에야 사그라질 전망인 가운데, 홈리스 등 가난한 이들이 폭염에 가장 취약해 이들의 피해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CNN은 27일 가장 피해가 큰 남부 안드라 프라데시(Andhra Pradesh) 주에서는 지난 18일부터 지금까지 884명이 숨졌고, 텔랑가나(Telangana) 주에서는 15일 이후 226명이 사망했다고 방송했다. dpa통신에 따르면, 텔랑가나 사망자는 269명까지 늘어났다.
이들 두 주에서는 며칠째 최고 기온이 섭씨 45도를 넘어선 것은 물론 최고 47.6도까지 올라갔다.
이런 가운데 폭염에 가장 취약한 인도의 홈리스들은 수백만명에 달해 더 큰 피해가 우려된다고 전했다.
타임지는 동부의 오디샤 주와 웨스트 벵갈(West Bengal) 주, 그리고 서부 해안의 구자라트(Gujarat) 주에서도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동부 웨스트벵골 주와 오디샤 주, 북서부 라자스탄 주 등 인도 다른 지역에서도 75명 이상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 뉴델리의 지역 신문과 트위터리안들은 뉴델리의 아스팔트 도로가 지열로 녹아 내리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뉴델리의 온도도 45도까지 올라갔다.
인도의 기상청 관계자는 인도 일간지 타임스 오브 인디아(Times of India)에 이번 주 내에 몬순 장마비가 예상돼 폭염의 기세가 누그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후에 또 다른 폭염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목요일이나 금요일부터 폭염이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제 궤도에서 벗어난 황사나 번개를 동반한 소낙비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사상 최고 수준의 온도는 당분간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델리는 오는 6월 2일부터 4일까지 지속되는 소낙비에다 편동풍으로 폭염이 누그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인도 당국은 야외 활동 시 폭염에서 보호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있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툴시 라니(Tulsi Rani) 안드라 프라데시 주의 재난 담당자는 "주 정부는 TV나 다른 매체들을 통해 모자 없이 외부 활동을 하지 말고, 물을 많이 마시는 등의 교육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NGO 단체와 정부 기관들에 물이 잘 공급될 수 있도록 지원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인도 기상청 관계자는 북서부 라자스탄 주의 사막에서 고온건조한 북서풍이 불어오는 데다 강우량이 부족해 이번 폭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나아가 지구적인 기후변화 때문에 혹서기가 길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에서 당국의 안이한 대처가 많은 피해자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도는 매년 5월마다 폭염에 시달렸고 2002년과 2003년에도 수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당국은 '한낮에 야외 활동을 피하고 물을 많이 마시라'는 원론적인 안내만 할 뿐 적극적인 주민보호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것.
타임스오브인디아 부편집장인 피아랄랄 라가반은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농촌지역 근로 시간 조정이 필요하다"며 "야외 노동자가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을 건설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또 "노인과 만성질환자 등 취약계층이 즉시 도움받을 수 있는 지역 의료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