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16일 상하이(上海)에서 중국과 인도 기업간 경제협력 협정서 체결식에 참석하는 등 세일즈 외교를 벌이는 것으로 사흘간의 중국 방문을 마무리했다.

모디 총리의 취임 후 첫 중국 방문을 통해 중국과 인도는 '견원지간'과 같았던 오랜 경쟁 관계에서 벗어나 경제협력을 매개로 밀착행보를 보였다.

26억명에 달하는 인구 대국 간의 경제협력은 엄청난 파급효과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국경분쟁 등 양국간 갈등은 뒤로 미루고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쿵후와 요가 등을 앞세워 양국간 '거리좁히기'에도 나설 예정이다.  

모디 총리는 이날 중국과 인도 기업간 21개 항목에 걸친 220억 달러(약 23조9,000억원) 규모의 경제협력 협정식에 참석해 기업인들에게 "상호 이익을 위해 함께 일하자"고 강조했다고 중국 환구망(環球網)과 봉황망(鳳凰網) 등이 전했다. 

이번에 체결된 협정은 신에너지, 항만, 금융, 산업단지, 미디어·오락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투자를 비롯한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모디 총리는 또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 쑨야팡(孫亞芳) 화웨이 회장, 왕젠린(王建林) 완다 회장 등 25명의 중국 기업 대표들도 만나 "인도에 대한 중국 기업의 투자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마 회장과는 비공개 단독 면담을 가졌다.

앞서 모디 총리는 15일 베이징에서 리커창(李克强) 총리 간의 회담 이후 총 24개에 달하는 계약과 협정을 체결했는데, 철도, 광업, 교육, 우주항공, 품질검사(검역) 영화·TV, 해양, 지질과학, 정당·싱크탱크·지방 간 교류 등 각 분야가 망라된 계약과 협정 규모는 총 100억 달러(10조 9,000억원)에 달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번 중국 방문을 통해 양국은 무려 320억 달러에 달하는 경제협력 계약 및 협정을 체결한 것이다.

모디 총리는 또 상하이 푸단(復旦)대학에서 열린 인도 독립 아버지인 마하트마 간디의 이름을 딴 '간디 인도문화센터' 제막식 강연을 통해 중국과 인도의 문화적 공통점을 강조하며 "양국의 우의가 세계 발전에도 이로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인도는 이번 모디 총리의 방중을 통해 양국의 최대 갈등 현안인 국경 분쟁도 평화적인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국경분쟁은 1962년 중-인도 전쟁 이후 주기적으로 양국관계의 긴장을 고조시켜왔던 문제지만 양국간 이해를 위해 일단은 덮어둔 것. 

이를 두고 양국이 '구동존이'(求同存異·차이점을 인정하면서 같은 점을 추구)와 '선이후난'(先易後難·쉬운 것 먼저 하고 어려운 것은 나중에)식 접근법을 사용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양국은 또 앞으로 양국 교류협력의 상징인 현장법사를 비롯해 쿵후와 요가 등 양국 전통문화에 관한 영화를 공동 제작하기로 하는 등 문화 교류를 통한 국민 간 '거리좁히기'에도 매진하기로 했다.  

중국과 인도가 경제협력 등 관계 밀착에 나선 것은 서로의 필요와 이익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인도는 대형 인프라 건설에 장기적으로 1조 달러(1,100조원)의 자금이 필요하며,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통해 '실크로드' 제국의 부활을 꿈꾸는 중국은 인도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한편, 모디 총리는 사흘간의 중국 방문 일정을 모두 마치고 17일 몽골에 들러 에너지 협력방안을 논의한다. 이어 18∼19일에는 한국을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재계 인사들도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