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입국 혐의로 북한에 억류된 한국 국적의 미국 한인 대학생 주원문(21)씨가 평양에서 가진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호기심으로 북한에 불법 입국했다고 밝혔다.

중국 단둥에서 압록강을 넘어 북한으로 불법 입국하다 잡혀 지난달 22일(이하 현지시간) 북한 당국에 억류된 것으로 알려진 미국 영주권자로 뉴욕대 경영학과 3학년에 휴학 중인 주씨는 4일 평양 고려호텔에서 가진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북한 불법입국 배경 등에 대해 밝혔다.

주씨는 인터뷰에서 자신의 북한 불법 입국으로 "불법인 것을 알지만 나의 입북을 통해 뭔가 멋진 일이 일어날 수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런 일이 "남북관계에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고 말했다.

주씨는 '멋진 일'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알지 못하고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잘 모르겠다면서도, "평범한 대학생이 북한에 불법 입국하고도 당국의 선처로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세계에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주씨는 "지난 2월부터 줄곧 북한 입국을 생각했고, 중국 단둥에 있는 만리장성 인근에서 철조망 2개를 넘어 북한으로 들어간 뒤 농경지를 지나 큰 강이 나올 때까지 걷다가 북한 군 병사에게 체포됐다"며 "붙잡히고 싶었다"고 밝혔다.

주씨는 "캘리포니아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해 북한에 오게 됐다"며 불법입북 혐의로 중형에 처해질 수 있다는 말에도 놀라지 않은 채 "어떤 처벌도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주씨는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인터넷이 없고 외부와 전화도 할 수 없지만 침대 3개에 욕실이 딸린 거처에서 지내고 있다면서 "부모님과 사랑하는 이들이 많이 걱정하는 것은 알지만, 나는 잘 있고 북한 사람들이 최고의 인간적인 대우를 해주고 있으니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주씨를 인터뷰 한 CNN 방송 기자는 지난 2일 북한 당국에 주 씨와의 인터뷰를 요청했다며, 4일 밤 당국의 허가로 단독 인터뷰가 성사됐는데 주씨는 불안한 기색 없이 웃는 표정이었다고 매우 편안해보였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이 불법입국한 한국 국민에게 형이 확정되기도 전에 외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허용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체포한 주씨에 대한 심문을 통해 선전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판단해 인터뷰를 허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주씨는 북한에 대한 호기심으로 입국했다는 황당한 불법입국 사유를 밝힌 것은 물론 "평범한 대학생이 북한에 불법 입국하고도 당국의 선처로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세계에 보여주고 싶다", "북한이 최고의 인간적인 대우를 해주고 있다" 등의 발언을 통해 북한 체제에 이용될만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한국 정부는 3일 북한이 한국 정부나 가족들에게 아무런 사전 설명 없이 일방적으로 한국 국민을 억류하고 있는 데 대해 강한 유감을 나타내면서 주 씨를 조속히 석방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