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세월호 침몰 당시 시간대별 기울기와 승객들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복원한 결과 해경은 세월호 침몰 직전 승객을 구조할 수 있었던 47분을 허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검찰 등에 따르면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DFC)는 최근 사고 직후부터 세월호가 완전 침몰할 때까지의 시간대별 기울기에 대한 분석을 마쳤다.

분석 결과 지난달 16일 세월호 침몰 당시 해경 경비정이 도착한 시간은 오전 9시30분으로 세월호는 좌현 쪽으로 45도 기울어 있었다.

이 때 한 학생은 "해경이 도착했대"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으며, 다른 학생은 "배가 한쪽으로 기울었는데 계속 가만있으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학생들이 메시지를 보낸 시각 해경은 이준석(69·구속) 선장 등 선원들만 구조했다.

검찰은 해경이 이 때 세월호 안으로 진입해 구조활동을 벌였다면 승객 대부분이 생존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세월호 선박직 승무원들이 모두 탈출한 오전 9시45분, 세월호는 62도 기울었다. 검찰은 이 때까지도 구조활동이 가능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해경은 당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15분 뒤인 오전 10시께 한 학생은 "배가 60도 기울었는데 침몰하고 있어"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다른 학생은 "위쪽에서 떨어진 캐비닛에 옆반 애들이 깔렸어"라는 메시지를 보냈으며 오전 10시15분께에는 "기다리라는 방송 뒤에 다른 안내방송은 안 나와요"라는 메시지가 전송됐다.

2분 뒤인 오전 10시17분 "배가 기울고 있어. 엄마 아빠 보고 싶어. 배가 또 기울고 있어"라는 마지막 메시지가 전송됐다. 이 때 세월호의 기울기는 108.1도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해양경찰청
©해양경찰청

이에 따라 검찰은 시간대별 기울기와 학생들의 메시지를 근거로 해경의 과실 여부를 들여다 볼 방침이며, 세월호 선원들을 재판에 넘긴 뒤 해경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전망이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당시 해경이 구조활동을 하지 않은 장면 등이 담긴 동영상을 확보, 기울기 및 메시지 복원 결과와 대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침몰 당시 해경이 배 안으로 진입하지 않고 구조활동을 펼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당연히 수사를 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