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국에서는 성경책이나 신앙서적을 허가 받은 장소, 곧 공인된 교회에 보관하지 않으면 즉결심판에 넘겨져 기초 월급의 6백 배에 해당하는 벌금형을 받는다. 그러나 실제로 교회의 허가는 거의 내주지 않고 있다. 때문에 A국에서는 성경을 나눠주어도 받는 사람이 없다. 이처럼 성경을 자유롭게 소지하지 못하는 선교지에 성경말씀과 '예수' 영화, 신앙서적, 전도 및 훈련자료 등을 담은 스마트폰을 보내는 '스마트 바이블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선교접근 제한지역이 증가한 가운데 IT 등 기술과학경영 전문인선교로 미전도종족을 섬기고 있는 FMnC는 지난 1월 처음으로 10대의 스마트폰을 A국에 보낸 데 이어, 오는 5월 경 한 차례 더 스마트폰을 보낼 계획이라고 31일 밝혔다.

FMnC가 작년 10월부터 시작한 스마트 바이블 프로젝트는 사용하지 않고 집에 보관 중이거나 장난감으로 사용하는 중고 스마트폰을 기증 받아, 성경책을 비롯한 다양한 기독교 자료를 저장해 선교지로 '파송'하는 프로젝트다. 스마트 바이블 프로젝트팀 관계자는 31일 "스마트폰에는 그 나라 언어로 더빙된 예수 영화와 어린이용 예수 영화, 오디오 성경, 번역된 신약성경, 천로역정, 신학개론 등의 책과 복음전도카드 등을 저장한다"며 "유심칩만 꽂으면 전화 기능으로도 사용할 수 있어 현지에서 유용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자료는 스마트폰 외부내장메모리인 마이크로SD카드에 담아 필요한 사람들에게 쉽게 복사해 줄 수 있도록 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성경의 개인 소지가 금지된 A국에서 구약성경 번역이 거의 끝나가면서 이를 보급하기 위한 기로에 놓여 있다"며 "스마트폰은 구약성경을 효과적으로 보급하기 위해서도 좋은 도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A국에서는 과거 성경출판을 금지해 수입 인지가 붙은 성경책에 한해 들여올 수 있었고, 당국은 성경책 구입자를 파악해 왔다. 이 때문에 주로 국경지역에서 성경을 밀수해 보급했다. 스마트 바이블 프로젝트팀 관계자는 "새로 번역된 구약성경을 작은 책으로 만들어 전달할까도 생각했다"며 "FMnC가 기술과학경영 전문인선교단체인 만큼 작년 9월 스마트폰에 성경을 심어 보내자는 아이디어가 나와 진행됐다"고 밝혔다. "기독교 자료를 담은 USB를 전달할 경우 컴퓨터가 필요하지만, 스마트폰의 경우 언제 어디서나 필요할 때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A국은 스마트폰이 보편화되어 있지만 어플리케이션이나 컨텐츠를 다운받을 때 데이터 사용량만큼 비용을 지불하도록 하여, 신자들도 기독교 자료를 다운받는 데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다. 또 기본적으로 인터넷에 대한 당국의 감시와 통제로 지방 도시나 시골 PC방에서는 접속할 수 있는 웹사이트가 제한되고, 이용자의 검색 기록이 남도록 한다.

스마트 바이블 프로젝트팀 관계자는 "예전에는 사역자들이 시골에 TV, 비디오 플레이어 등을 가져가 예수 영화를 틀어주며 전도했다"며 "지금은 사역자들의 마을 출입이 의심을 받고 있어 영상 장비를 가져가는 것보다 스마트폰에 영화나 전도카드를 담아 보여주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말했다.

FMnC는 지난 1월 스마트 바이블을 현지인 지도자들에게 전달했다. 프로젝트팀 관계자는 "다른 지역에서도 스마트 바이블을 보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며 스마트 바이블 프로젝트가 더욱 확대되고, 지속되길 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스마트폰 뿐 아니라 마이크로SD카드, 밧데리, 충전기 등 사용하지 않는 기기를 기증하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세울 것"이라며 "앞으로 스마트 바이블에 저장된 기독교 컨텐츠에 대한 보안 기술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