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맥도날드인가?(But why that McDonald's?)'

뉴욕타임스가 최근 뉴욕 플러싱 맥도날드 한인노인 축출소동에 따른 문제를 심층 진단해 관심이 일고 있다.

타임스는 29일 C섹션 1면에 '한국노인들과 충돌한 맥도날드의 교훈들(Lessons From McDonald's Clash With Older Koreans)' 기사에서 "이번 사태는 노인들이 갈 곳이 없어서 생긴게 아니라 이웃의 일원으로 남고 싶어하는 노인들의 자연스런 선택일뿐"이라고 규정했다.

타임스는 "인근에 다른 패스트푸드점도 있지만 이 맥도날드 가게가 근처에 사는 한인노인들에게 만남의 장소로 안성맞춤이었다"며 "이번 사태는 거대기업과 힘없는 노인들의 갈등이 아니라 그저 동네 문제에 불과하다"는 한 노인의 말이 정확한 진단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은 문제를 일으켰던 맥도날드 매장. 2014.01.17.  ©뉴시스
(Photo : ) 사진은 문제를 일으켰던 맥도날드 매장. 2014.01.17. ©뉴시스

 

 

다음은 기사의 주요 내용.

최근 플러싱 맥도날드에서 일어난 한인노인들 축출소동은 양측의 화해로 귀결이 됐지만 의문이 남는다. 왜 이 맥도날드에서만 그런 소동이 일어난걸까. 이곳에서 불과 두 블럭만 가면 버거킹이 있다. 0.5(800m)마일 떨어진 메인스트릿 일대엔 다른 패스트푸드점과 베이커리, 카페들이 즐비하다. 그런데 왜 이곳이 문제였을까.

최근 플러싱엔 60대이상의 노인이 늘고 있다. 자동차를 소유할만한 돈이 없거나 운전을 하고 싶지 않은 도시의 노인들은 비싸지 않은 만남의 장소를 원하고 있다. 문제의 맥도날드 체인에서 만난 한인노인들은 공통점이 있었다. 모두 이곳에서 두 블럭 이내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인노인들은 이곳에서 1.5마일(2.4km) 떨어진 시니어센터로 가는 것은 원치 않는다. 임모(86) 할아버지는 "(이번 중재에서) 그곳까지 우리를 차로 데려다 준다고 한 것은 감사한 일이지만 우리는 학생들이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곳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노인들은 독립된 개체로서 도시의 일원으로 있고 싶어 한다. 그들은 따로 떨어져 있기를 원치 않았다. 나이를 먹고 위축될수록 더욱 이웃으로 남고 싶은 소속감이 작용한 것이다.

뉴욕에서 가장 혼잡한 메인스트릿의 플러싱공립도서관은 누구나 출입이 자유롭다. 항상 남녀노소의 사람들로 가득하다. 그러나 이곳을 한인노인들이 걸어가기엔 너무 멀다. 인근에 공원 벤치도 있지만 날씨가 문제다. 저렴한 커피를 즐길 수 있고 냉난방시설을 잘 갖춘 맥도날드는 안성맞춤이다.

두 블럭 떨어진 버거킹조차 지팡이에 의지한 노인들이 다니기엔 멀다. 한 노인은 "몇 년전까지 근처 한국 제과점에 가곤 했는데 중국인 소유 옷가게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인구지형의 변화도 한가지 원인이다. 중국계가 플러싱 도심에 급격히 늘면서 젊고 잘사는 한국인들은 베이사이드 등 롱아일랜드 동쪽으로 이동했다. 이곳에 남겨진 노령의 한인들은 먼 시니어센터 대신 집 근처 맥도날드에 모이기 시작했다.

대로변을 내다볼 수 있는 큰 창문이 있고 카운터와 멀찍이 떨어진 자리가 노인들이 머물기에 좋은 아지트다. 이 맥도날드가 한인노인들을 위한 사랑방이 된 것이다. 노인들 대부분은 그전까지 잘 모르는 사이였지만 이곳에서 자주 만나며 친하게 됐다.

임 할아버지는 "이곳은 우리에게 만남의 장소다. 대부분 맥도날드에 하루 한번은 들러 얼굴을 보고 안부를 묻는다"고 말했다.

3년전 뉴저지에서 이사온 조모(84) 할아버지는 "지난주 서울 친구와 전화했는데 우리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고 하더라. 하지만 이번 일은 대기업과 힘없는 노인들의 갈등이 아니다. 그저 동네 문제일뿐"이라고 말했다.

그것이 애당초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이다. 맥도날드는 전 세계에 걸쳐 엄청나게 많은 고객들을 받고 있지만 플러싱의 이 가게는 한인노인들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