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하고 있는 로버트 슐러 목사. 그는 “성공은 필요를 붙잡는 것”이라며 “우리는 하나님을 붙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고준호 기자
설교하고 있는 로버트 슐러 목사.

수정교회(Crystal Cathedral) 창립자 로버트 H. 슐러 목사가 최근 식도암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은 최근 그의 딸인 쉴라 슐러 콜맨 목사의 설교를 통해 알려졌다.

콜맨 목사는 지난 주일 설교 말미에 "아버지는 자신의 병을 알고 계신다. 아버지는 어떤 동요도 없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예수님과 함께 고향으로 돌아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가족들에 따르면, 올해 86세인 슐러 목사는 치료에도 불구하고 2년 이상을 살기 어려운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일간지인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Orange County Register)는 "콜맨 목사는 그녀의 설교 끝에 '가족들이 아버지와 함께 기도하며,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버지는 임종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담당 의사는 "방사능 요법과 항암치료로 2년간 생명을 연장할 수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7월에는 슐러 목사가 계단에서 넘어져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콜맨 목사는 당시 "아버지는 당시 균형을 잃었을 뿐이다. 우리는 아버지를 안정시켰다.... 사람들이 아버지에 대해 과도하게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었다.

지난 1970년대와 1980년대 보수주의와 복음주의의 성장에 힘입어, 슐러 목사는 대형교회인 수정교회를 건축했다. 수정교회는 유리로 된 성전으로 미국 개신교 복음주의의 상징적인 아이콘이 됐다.

그러나 수정교회측은 지난 2010년 파산 신청을 했으며, 2년이 지나 슐러 목사는 이사회에서 물러났다. 그 이후, 수정교회측과 슐러 가 사이에 수많은 법적 분쟁이 발생했고, 이 가운데 특히 슐러 목사가 은퇴 이후 받기로 했던 연금의 액수가 논란이 됐다.

재정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정교회측은 결국 오렌지카운티 가톨릭 교단에 수정교회를 매각했으며, 현재 수정교회는 '그리스도 교회(Christ Cathedral)'로 바뀐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