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영 총장이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그 옆은 이날 통역을 맡은 덴버신학교 한국인 교수인 정성욱 박사.
마크 영 총장이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그 옆은 이날 통역을 맡은 덴버신학교 한국인 교수인 정성욱 박사.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신학교(Denver Seminary)의 마크 영(Mark Young) 총장이 한국을 방문, 25일 오전 서울 노량진교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동성애와 목회자 윤리, 기독교 침체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미국의 복음주의 신학교 중 하나인 덴버신학교는 지난 1950년 설립돼 현재 40개 교단 출신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동성애, 윤리적 차원 넘어 ‘선교적 과제’”

마크 총장은 동성애 문제와 관련, “최근 3~4년간 미국이 급속도로 동성애를 용인하고 있다”며 “동성애가 인권적 이슈로 주로 다뤄지고 있는 데, 이는 매우 충격적 변화”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의 복음주의 교회와 신학교들은 결혼이 남성과 여성의 이성간 결합이라는 공통적 확신을 갖고 있다”며 “덴버신학교 역시 동성애를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마크 총장은 “현재 미국의 복음주의자들이 대체로 합의하고 있는 사실은, 우리가 성적 행위와 성적 정체성 내지 지향성을 구별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가령 동성애자 기독교인이 있다면, 그의 성적 지향성과는 별개로 그는 결코 동성과 성적 관계를 맺으면 안 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동성애 문제가 단순히 윤리적인 차원을 넘어 ‘선교적 과제’가 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마크 총장은 “교회가 동성애에 어떻게 반응하고 대처하느냐에 따라 세상이 교회와 기독교인들을 보는 시각 또한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동성결혼’에 대해서는 미국에서 이것이 “법적 이슈”가 됐다며 “복음주의 안에서도 법적인 부분에선 다양한 견해가 있다. 공통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복음엔 보수적이되 사회와 관계는 진보적이어야”

이 밖에 마크 총장은 교회 안에서 신학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회의 본질과 그 사역의 중심은 바른 신학 위에 세워져야 한다”며 “특히 성경 해석 및 교리에 대한 토론과 교육이 교회 안에서 활발히 일어나야 한다. 이것을 무시한 교회의 사역은 결코 열매를 맺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목회자 윤리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대형교회 목회자만 윤리적 함정에 빠지는 게 아니다. 그것은 교회 크기와는 무관한 것”이라면서도 “다만 교회가 크면 그 만큼 돈과 권력에 자주 노출될 수 있다. 그래서 목회 윤리를 점검하고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교회 안에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 총장은 오늘날 교회가 다시 힘을 얻기 위해선 “복음엔 보수적이되 사회와의 관계에선 진보적이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교회가 복음의 본질을 절대적으로 붙들어야 하지만 동 시대 문화와의 접촉점 또한 부단히 찾아야 한다”면서 “사회적 이슈를 교회가 함께 고민하고 붙들 때 선교의 길도 열릴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국의 대형교회들, 조직 운영 능력 뛰어나”

마크 총장은 한국교회에 덴버신학교를 소개하고 함께 선교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최근 방한했다. 그는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비롯해 온누리교회, 새문안교회, 사랑의교회, 광림교회 등을 찾아 설교했고 총신대와 장신대, 호남신대 등을 방문해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그는 한국교회에 대해 “매우 다양한 예배 스타일이 있는 것에 대해 놀랐다”며 “복음을 전하는 데 있어 헌신적이고, 특히 대형교회는 파송 선교사 관리 등 조직을 운영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