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시(市)에서 결혼이 아닌 상태에서 아이를 낳을 경우 무거운 벌금을 물리는 법안 초안을 발표했다.
AP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우한시는 최근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를 낳거나, 의도적으로 유부남과의 사이에서 아이를 낳은 당사자에게 벌금을 물리는" 법령의 초안을 마련했다. 중국 관영 언론은 미혼모 혹은 유부남과 애정 행각을 벌이는 여성이 이 법안의 일차적 적용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중국 글로벌 타임즈(Global Times)의 린 시(Lin Xi)는 "법 초안의 해석에 따라 일부의 경우, 벌금이 16만2천위안(약 26400 달러)에 이를 수 있다. 이는 가난한 자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아버지의 책임은 고려하지 않고, 어머니만 처벌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미혼모들은 원인이 어떠했든지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계층이다. 특히 아이들을 홀로 키우는 어려움과 사회적 차별로 인해 많은 압박을 받고 있다. 정부의 책임은 도적적인 판단을 내리는 대신, 시민들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하는 데 있다. 새로운 법안을 만들기 위해서는 보다 인도적이고 전체적인 고려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도시의 출생률을 낮게 유지하기 위해 마련된 이 법안이, 낙태율과 아이를 포기하는 비율을 높일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의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통계에 의하면, 1971년부터 약 3억3600만 건의 낙태 시술이 이뤄졌다고 뉴욕타임즈가 지난 3월 보도한 바 있다. 대략 연간 700만 건이다. 차이나 애드(China Aid)의 밥 푸(Bob Fu)는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우한시의 법 초안은 전국의 모든 커플들에게 적용되는 '한 아이 정책'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예로서, 여성들에 대한 노골적인 차별"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 나아가 생명에 대한 존중과 중국 어린이들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것으로,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한시 관계자는 영국 가디언(The Guardian)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 법안과 관련해 '조언'을 구하고 있으며, 논란이 되고 있는 조항은 변경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미혼모로부터 버려진 신생아가 하수구에 껴 있다가 소방 대원에게 구조된 사건이 발생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자신이 낳은 아이가 아니라고 부인하던 아이의 엄마는, 경찰 조사에서 하룻밤 성관계로 아이를 임신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그녀와 아이의 아버지 모두 낙태를 감당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임신 사실을 숨겨오다 화장실에서 아이를 낳았다. 그녀는 "아이가 관 속으로 미끌어질 때, 잡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아이는 몸이 긁히고 멍들었으나 결국 살아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