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탈리아의 경기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제를 살리기 위한 일환으로 일요일에도 일을 하도록 하는 법안이 추진돼 기독교인들의 주일 성수가 위협받고 있다. 주일은 안식일이자 많은 기독교인이 서로 연합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탈리아 마리오 몬티(Mario Monti) 총리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각) 주일에도 기업들이 일을 하도록 하는 새로운 법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로마가톨릭 교회를 비롯해 소규모 자영업자들과 기독교인들은 법안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탈리아 캠포삼피에로의 마르코 스캐톨론(Marco Scattolon) 주교는 “이것은 단순한 종교적 이슈가 아니”라며 주일을 거룩하게 지켜야 할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릴리전뉴스서비스(Religion News Service)에 따르면, 가톨릭 주교들은 마르코 몬티 수상의 법안에 반대하며 법안 폐지를 위한 5만명 서명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탈리아 중소기업협회인 콘페세르첸티(Confesercenti)는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대규모 소매업체들에게만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사회 이슈들과 관련해 이탈리아 주교들과 동역해 온 가톨릭 사회학자인 루카 디오탈레비(Luca Diotallevi)는 “사람들이 광범위하게 주일 영업에 반대하는 것은, 주중 하루를 쉬는 것이 신자들에게 뿐 아니라 모두에게도 유익이 됨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일요일은 신학적 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도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볼로냐에서 옷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알디나 올란디니(Aldina Orlandini)는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hristian Science Monitor)와의 인터뷰에서 “일요일에도 문을 여는 상점이 있는 것은 매우 좋다. 그러나 나는 일요일에까지 판매를 하진 않을 것”이라며 “사람들은 주중 하루를 쉴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법안은 반드시 수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연합(EU)의 27개 국가로 이뤄진 가톨릭 연합은 일요일을 주일로 성수하기 위해 ‘유럽인일요일연합’(The European Sunday Alliance)을 조직한 후, EU를 대상으로 로비를 펼치고 있다. 유럽인일요일연합은 성명서에서 “일을 쉬는 일요일과 노동 시간의 감소는 유럽의 모든 시민들에게 매우 중요하다”며 “유럽연합에 속한 모든 사람들이 하나의 원칙으로서 노동 시간 감축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요안나 투젤(Johanna Touzel) 유럽인일요일연합 대변인은 “모든 이들이 쉴 수 있는 하루가 필요하다. 이것이 안식일의 기원이다. 사실 무슬림 단체들도 우리를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