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최근 베네수엘라에서 붙잡힌 콜롬비아 마약 거물인 다니엘 바레라(50)가 신분을 숨기려고 지문까지 태워 없애는가 하면 성형 수술로 얼굴을 바꾸는 등 치밀한 도피 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나 혀를 내두르게 하고 있다.
'라 베르다드' 등 베네수엘라·콜롬비아 언론들은 콜롬비아 경찰이 언론에 공개한 바레라의 손바닥 사진 한 장을 20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사진 속 바레라의 양손 손가락 마디는 검게 그을렸고 심지어 손바닥 물렁살 부분도 타버린 흉측스런 모습이었다.
콜롬비아 경찰 당국은 바레라가 신분 확인을 피하기 위해 산(酸)을 이용해 손가락 지문을 태웠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바레라가 세 차례 성형수술을 통해 외모를 바꾸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같이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최근 4년간 베네수엘라에서 버젓이 도피 생활을 이어갔고 당국에 체포되기 불과 며칠 전에는 자녀가 있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방문하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당국의 추적을 피하려고 공중전화만 사용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그의 도피행각도 국제적 공조 속에 끈질긴 추적을 벌인 사법당국의 그물망을 벗어날 수 없었다.
당국은 베네수엘라 한 호텔에서 바레라가 전화통화를 했던 사실을 확인했고 그와 가까운 정보 제공자가 수집한 증거들이 맞다고 재차 확인해주면서 도망을 거듭하던 바레라는 결국 덜미를 잡혔다.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 영국, 미국 등 정보 당국은 바레라를 붙잡으려고 4개월간 공조수사를 벌였고 모두 14개 팀이 가동된 것으로 전해졌다.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 구금된 바레라는 조만간 고향인 콜롬비아로 송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도 돈세탁과 마약밀매 혐의를 받는 바레라의 신병을 요구하고 있다. 바레라는 최근 20년 동안 온갖 조직 범죄에 연루된 것은 물론 특히 미국과 유럽으로 900t 상당의 코카인을 밀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