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모독'하는 내용의 영화가 미국에서 제작돼 이슬람권이 거세게 반발하는 가운데 '문제의 영화'를 이스라엘계 미국인이 제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무슬림의 순진함(Innocence of Muslims)'이라는 제목의 이 영화는 캘리포니아 남부 출신의 샘 바실(52)이라는 부동산 개발업자가 제작, 감독했다. 이 영화는 당초 미국에 거주하는 이집트 소수 콥트 기독교인이 만든 것으로 알려졌었다.


바실은 WSJ와 인터뷰에서 "이슬람교는 암(cancer)과 같다"며 이슬람교는 혐오스러운 종교라고 언급했다. 바실은 영화 제작을 위해 100명의 유대인 기부자로부터 500만 달러를 모금했으며, 지난해 캘리포니아에서 3개월 동안 배우 60명, 스태프 45명과 함께 2시간짜리 작품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 작품은 정치 영화이지, 종교 영화가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WSJ는 지난해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불태워 파문을 일으킨 미국의 테리 존스 목사가 이 영화를 홍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존스 목사는 지난해 3월 코란을 불태운 데 이어 올해 4월에도 이란에서 기독교 성직자가 투옥된 데 항의, 코란과 무함마드 영정을 불태워 물의를 일으킨 인물이다.


존스 목사는 11일 저녁 플로리다주 게인스빌에 있는 그의 교회에서 이 영화의 13분짜리 압축본을 상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존스 목사는 성명에서 "이 영화는 미국 작품이며, 무슬림을 공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슬람교의 파괴적인 이데올로기를 보여주기 위해 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작품이 무함마드의 삶을 풍자적으로 묘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존스 목사의 대변인도 "이 영화는 무함마드의 삶에 관한 것이며, 풍자적인 영화"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 작품의 14분짜리 영어 버전 압축본은 지난 7월 유튜브에 게시됐으나 별다른 이목을 끌지 못하다가 지난주 아랍어로 더빙된 버전이 유튜브에 올라오면서 주목을 받았다. 현재 조회수가 4만 건이 넘는다.


최근 이집트 알 나스 TV에 방영된 영화 속 한 장면에는 선지자 무함마드 역할을 맡은 배우가 당나귀를 `최초의 무슬림 동물'로 부르는 등 무함마드를 조롱하는 듯한 내용이 담겨 있다. 또 소녀들을 아내로 두는 등 무함마드를 기괴한 캐릭터로 묘사했다고 일부 신문은 전했다.


이에 대해 이집트 최고의 이슬람법 학자(그랜드 무프티)인 알리 고마는 "일부 극단적인 콥트교가 선지자를 모욕하는 영화를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11일 이집트 카이로에서는 2천여 명이 미국 대사관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으며 이중 일부는 미 대사관에 있는 성조기를 끌어내려 불태우기도 했다.


또 리비아의 제2도시 벵가지에 있는 미 영사관은 로켓추진 수류탄 공격을 당했다. 이 공격으로 영사관 안에 있던 미국인 직원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