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중국 당국이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 당서기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 사건 재판 과정을 TV 매체를 통해 공개한 것은 좌파 진영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합보는 9일 오후 중국 관영 CCTV를 통해 방영된 재판정에 선 구카이라이의 모습은 32년 전 흑백 화면으로 공개된 마오쩌둥(毛澤東)의 부인 장칭(江靑)을 떠올리게 한다고 10일 평가했다.


'4인방'의 일원으로 문화대혁명 시기 막강한 권력을 행사했던 장칭에 대한 단죄를 통해 중국이 극좌(極左) 사회주의 운동인 문화대혁명 시대가 끝났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듯이 구카이라이의 영상 공개도 유사한 효과를 노린 것이라는 해석이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그동안 정치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영상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왔다.


이런 맥락에서 '21세기판 장칭 재판'으로 불리는 구카이라이 재판 장면 공개는 당 지도부에 부담이 됐던 극렬 좌파 주도의 '홍색(紅色) 캠페인'에 대한 적극적인 견제의 의미가 담겨 있다고 신문은 진단했다.


보시라이는 충칭 당서기 시절 마오쩌둥 어록 등 사회주의 사상을 강조하며 홍색 캠페인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CCTV는 전날 이례적으로 시청률이 높은 초저녁 시간대를 이용해 2분 30여초 동안 구카이라이가 법정에 들어서는 모습에서부터 재판장의 질문에 답하는 장면 등을 상세히 내보냈다.


한편 연합보는 화면에 비친 깔끔하게 단장된 법정 모습은 선입견 처럼 여겨졌던 중국 사법체계의 낙후성을 일축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