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 AFP=연합뉴스) 지중해 상에서 난파 사고를 당한 아프리카 '보트피플' 54명이 먹을 물이 없어서 해상에서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유엔 난민최고대표사무소(UNHCR)가 11일 밝혔다.


UNHCR에 따르면 지난달 말 아프리카인 55명이 몸을 실은 고무보트가 리비아 트리폴리를 떠난 지 하루 만에 이탈리아 해안에 도착했지만 강풍을 만나 바다 쪽으로 다시 떼밀려 나갔다.


그 후 며칠 만에 손상된 부분을 통해 바람이 빠지기 시작한 보트가 지중해 상에서 표류하면서 승선자 중 1명만 살아남고 나머지는 극심한 갈증을 호소하며 선상에서 죽어갔다고 UNHCR은 소개했다. 승선자 중 절반 이상이 아프리카 동북부 에리트레아 출신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생존자는 보트 잔해와 석유통에 매달려 15일간 표류하다 튀니지 인근 해안에서 어부에 발견돼 목숨을 건졌으며 현재 치료를 위해 입원 중이라고 UNHCR은 소개했다.


시벨라 윌크스 UNHCR 대변인은 생존자에 대해 "그는 자기 가족 3명을 포함, 승선자들이 서서히 죽어가는 것을 목도하는 최악의 경험을 했다"고 전했다.


이 생존자는 선상에 생수가 없었다면서 자신은 바닷물까지 마셨다고 증언했다.


UNHCR 집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아프리카인 1천300명 이상이 리비아를 출발, 이탈리아로 넘어오는 데 성공했지만 170명 가량이 선상에서 각종 사고로 죽거나 실종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아랍의 봄' 이후 튀니지, 리비아 등 북아프리카 국가들의 정정이 불안해짐에 따라 유럽으로 가려는 아프리카 난민의 수가 이전보다 늘어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