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연합뉴스) 미얀마 서부 라카인 주(州)에서 불교도와 이슬람교도 간의 분쟁으로 최근 5일 동안 25명이 숨졌다고 AFP통신이 12일 보도했다. 라카인 주에서는 이슬람교도 3명이 지난달 말 불교도인 소녀를 성폭행하고 불교 신자들이 이에 대한 보복에 나서면서 양측 간 유혈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미얀마 정부 관계자는 "최근 5일 동안 양교도 간 충돌이 격화돼 25명이 숨지고 수십여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은 지난 10일 종교분쟁이 확산되면 미얀마 민주화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면서 라카인 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러나 비상사태가 발효중인 이날도 라카인주 주도 시트웨에서는 이슬람 소수민족 로힝야족이 주택가에 불을 지르며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공중에 실탄을 발사하며 시위대 해산에 나섰으나 충돌 사태를 완전히 진압하지는 못하고 있다. 시트웨 주민인 마 테인은 "화재로 인한 연기가 여러 방향에서 치솟고 있다"면서 "양측 간 충돌을 차단하기 위해 더 많은 병력을 파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불교도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라카인 주에 거주하는 이슬람 로힝야족은 무국적자들이다. 유엔은 로힝야족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차별을 받는 민족 가운데 하나로 꼽고 있다. 미얀마 정부는 로힝야족을 방글라데시에서 건너온 불법 이주민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미얀마 주민 대부분도 로힝야족을 적대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