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자들의 강력한 주장은 “오직 믿음”(sola fide)으로 구원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행위가 아니고 믿음을 통하여 주시는 “오직 은혜로만”(sola gratia) 우리가 구원을 받습니다. 구원의 문제에서 오직 하나님이 역사하시면서 위대한 우리의 구원을 이루시기에, 하나님께 대한 감사와 영광에 흩어짐이 없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믿음에서 신앙의 삶이 멈추는 것은 아닙니다. 구원받은 백성들이 거룩한 믿음 위에 자신을 세워 나아가지 않으면, 믿음은 “값싼 믿음”(cheap grace)이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구원의 은총을 받고 나서 우리는 삶을 변화시켜 나아가야 합니다. 이것이 유다서 1장 20절에서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는 지극히 거룩한 믿음 위에 자신을 세우라”고 말씀하는 이유입니다. 믿음을 가진 자에게 이제는 삶을 통해 윤리적 적실성과 탁월성을 드러내며 살아야 한다는 도전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 번에 완벽하여 질 수는 없다 하더라도 우리는 점차 믿음 안에서 자신을 형성해 가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으로 충만했던 베드로 사도의 권면은 믿음 위에 자신을 건축하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그는 온 성도들이 더욱 힘써서 “믿음에 덕을, 덕에 지식을, 지식에 절제를, 절제에 인내를, 인내에 경건을, 경건에 형제 우애를, 형제 우애에 사랑을 더하라”(벧후 1:5-7)고 권면합니다. 이는 베드로 사도가 우리가 믿음의 반석 위에 서서 자기를 어떻게 건축할 것인가를 상세하게 가르친 것이고, 또한 성숙의 방법을 지시한 것입니다.
믿음 위에 우리는 먼저 인격의 변화라는 덕의 고양을 필요로 합니다. 믿음은 가졌는데 인격은 형편없다는 비난은 피해야 합니다. 덕스러움은 바른 지식, 말씀에 대한 깨달음과 동행해야 곁길로 나아가지 않습니다. 지식은 교만하게 하는 것이기에 자기 통제 즉 절제(self-control)가 필요합니다. 절제는 인내를 통하여 완숙함에 이르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은 결국 하나님과의 친밀함을 이루는 경건으로 마무리 되어야 합니다. 결국 이 신적 친밀함에 이른 사람들은 형제 우애를 통하여 완전한 아가페적인 사랑에 이르게 됩니다. 믿음의 반석 위에 자신의 인격을 건축한 사람은 견고한 성채와 같아서 결코 흔들리지 않는 환난을 극복하는 믿음을 가지게 됩니다. 믿음은 순간의 깨달음일 수 있지만, 성화는 하나님 앞에 설 때까지 완성이 없습니다.
내가 믿음을 가졌다는 소유의식도 중요하지만, 믿음이 생명력이 있는 것이라면 이 믿음은 자라야 합니다. 그러므로 믿음을 소유모델(having model)로 보기보다는 성장모델로 생각하는 사고의 전환을 이루시기를 권면합니다. 생명이 있는 것은 자라게 마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