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영국 보수당 공동의장의 비리 의혹이 번지면서 지지율 회복에 부심해온 당 수뇌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파키스탄 이민 가정 출신으로 상원의원에 이어 최초의 여성 무슬림 장관에 오른 와르시 공동의장을 둘러싼 의혹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4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보수당 연립정부의 무임소 장관인 와르시 의장은 의원 활동비 불법수령 의혹에 이은 잇딴 비리 의혹으로 승승장구해온 정치생명에 위기를 맞고 있다. 노동당은 와르시 의장의 활동비 비리 등 각종 의혹과 관련해 경찰에 수사를 요청하는 등 정치적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활동비 의혹은 와르시 의장이 의회로부터 지출하지도 않은 숙박비를 타냈다는 언론 보도를 통해 처음 불거졌다. 회기 중 런던에서 숙박하는 지역 의원들에게 숙박비를 보조하는 의회 규정을 악용해 숙박비 조로 2008년에 하루 165.5 파운드(약 30만원)씩 2천 파운드(약 360만원)를 부당하게 타냈다는 고발이었다. 그는 당시 지인이 제공한 런던의 고급 아파트를 무료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를 무상으로 제공한 와피크 무스타파는 아랍계 정치 단체인 보수아랍네트워크의 회장이라는 점에서 대가성 유착 관계가 아니냐는 의혹도 뒤따랐다.


와르시 의장은 실제로 이 단체의 이권과 관련된 정책 수립 과정에 많이 개입했으며, 이 단체는 윌리엄 헤이그 외무장관의 정치자금도 후원하고 있는 것으로도 드러나 이 같은 의혹에 힘이 실렸다.


그는 이에 대해 보좌관을 통해 숙박비를 지급했으며 대가성은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의혹 진화를 위해 의회 윤리위원회 조사에도 동의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파키스탄 공식 방문 일정에 사업동료를 사적으로 동반했다는 고발이 추가로 터져 나왔다. 동행한 아비드 후세인이라는 사업가는 이슬람 과격단체의 회원으로 알려져 와르시 의장으로서는 더욱 곤혹스러운 상황을 맞고 있다.


노동당은 와르시 의장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비용으로 두 차례 중동 여행을 다녀왔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더해 와르시 의장은 식품업체인 루퍼츠 레시피의 지분 60%를 보유했으면서도 신고하지 않아 윤리규정을 위반했다는 의혹에도 휩싸였다.


일련의 의혹들에 대해 와르시 의장은 "주주 변동으로 일시적으로 지분이 늘어난 적은 있지만 남편에게 증여했고, 사업가인 후세인이 이슬람 과격단체에 연관된 사실도 알지 못했다"고 반박했지만 의회 윤리위의 혹독한 조사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