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페스트=연합뉴스) 인구가 100여명인 오스트리아의 작은 마을 '푸킹'(Fucking)이 영국식 철자와 발음 탓에 속을 썩이던 끝에 마을 이름을 '푸깅'(Fugging)으로 개명하려다 오히려 난관에 봉착했다.


유로뉴스 등 현지 언론은 18일(현지시간) 영어로 '퍼킹'으로 발음되는 이 마을 주민들이 주민 투표에서 "그간 겪었던 불편과 곤혹스러움에 지켰다"며 마을 이름을 '푸킹'(Fugging)으로 바꾸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마을 이름이 영어 속어로 성행위를 뜻하는 '퍼킹'인 것으로 외국에 알려지면서 갖가지 곤혹스러운 일이 끊이지 않는데 더 이상 견딜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996년에는 독일에 주둔한 미군 병사들이 마을 간판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여자친구와 여동생에게 보내 국제적인 소동이 났을 때도 마을 주민은 꾹 참고 개명 투표까지 나아가지 않았다.


관광객들은 마을 이름이 새겨진 이정표와 도로 표지판 등을 기념품 삼아 훔쳐갔는가 하면 마을 이름이 진짜 '퍼킹'이냐고 묻는 전화가 걸려와 그렇다고 답하면 폭소를 터뜨린 다음 곧바로 끊어버리는 해외 전화가 잇따랐다.


그러나 주민투표로 개명 결정 소식이 전해지자 오스트리아 남부에 있는 원조 '푸깅'(Fugging) 마을이 반발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이 19일 보도했다. 안드레아스 도크너 푸깅 마을 시장은 "우리 마을은 1195년부터 푸깅이라고 썼고, 푸깅 마을은 오스트리아에 하나만 있는 것 족하다"며 "우리가 자랑스러워하는 마을 이름 '푸깅'은 우리 것"이라고 반발했다.


'퍼킹' 마을의 일부 표지판 철자를 바꾼 데 대해 도크너 시장은 "너무 성급했다"고 지적하며 '푸깅' 이름을 양보하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