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프랑스에서 20대 탈북 여대생의 생생한 북한 탈출기가 프랑스어판으로 출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화제의 책은 탈북자 김은선(26·가명)씨의 실화를 바탕으로 생생한 탈북 과정을 담은 '북한, 지옥 탈출 9년'이라는 제목의 자서전이다.
김씨가 르 피가로 신문의 서울 주재 특파원 세바스티앙 팔레티와 함께 펴낸 이 책은 어머니와 함께 3차례에 걸친 탈출 시도 끝에 탈북에 성공한 뒤 중국을 거쳐 2006년 한국에 도착하기까지 9년간의 여정을 담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그동안 탈북자들의 입을 통한 북한의 일상생활이 몇차례 소개되기도 했지만 한 가족의 탈북 과정이 자세하게 출간되기는 처음이라는 점에서 각 TV와 신문, 잡지 등이 앞다퉈 다룰 정도로 관심을 받고 있다.
김씨는 6일 오후(현지시간)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좀 더 많은 사람에게 북한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쓰게 됐다"고 출간 동기를 밝혔다.
"프랑스의 많은 언론이 관심을 두고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김씨는 이 책 출간이 북한의 실상을 전 세계에 알릴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프랑스인들이 북한의 실상을 제대로 알고 끝없는 관심을 가져 함께 문제를 해결해가는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최근 서울의 중국대사관 앞에서 벌어진 탈북자 송환 반대 시위에도 적극 참여했다고 말하고 한국 국민이 중국의 탈북자 강제송환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데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면서 "탈북자들에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탈북 시도 9년 만에 한국에 온 뒤 고교 2-3학년 과정을 마치고 2009년 서강대에 입학, 중국문화학과 심리학을 복수전공하고 있다는 김씨는 "아동심리학을 전공해 북한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장래 희망을 밝혔다.
김씨와 함께 이 책을 펴낸 팔레티 특파원은 "프랑스의 '미셸 라퐁' 출판사에서 탈북자에 관한 책을 출간하고 싶다는 요청을 해와 김씨를 소개하고 책을 펴내는데도 참여하게 됐다"면서 "김씨의 경우는 한국에 잘 정착하고 대학에도 입학한 '석세스 스토리'여서 다른 탈북자들의 상황을 대변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팔레티 특파원은 프랑스에서 이 책에 대해 관심을 많이 쏟는 이유에 대해 "프랑스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공산국가 북한에 대해서 관심이 많지만 그동안 북한 사람을 만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이 책에 관심을 많이 쏟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