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연합뉴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케냐 출생 의혹을 둘러싼 법정 다툼에서 승리했다.
조지아주 행정법원의 마이클 말리히 판사는 3일(현지시간)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아 대통령 피선거권이 없다고 주장하는 일부 주민들의 대통령 후보 자격 부존재 확인 청원을 기각했다고 애틀랜타저널(AJC) 등 지역 언론이 보도했다.
말리히 판사는 10쪽 분량의 결정문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출생신고서와 사회보장번호, 주민등록 서류는 위조됐다는 원고 측의 주장 또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말리히 판사는 원고 측이 내세운 증인들의 출생 서류 위조 주장에 대해 "이들이 전문가 자격을 갖췄다고 볼 수 없다"며 증거로 채택되기엔 불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게 말리히 판사는 오바마 대통령이 법원의 출두 명령을 거부하고 변호인조차 최근 심리에 불출석한 데 대해 "법원은 결코 그런 행동을 용납할 수 없다"며 강력한 유감을 표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피선거권을 문제삼는 이들 `버서스(Birthers)'는 오바마가 미국 땅 하와이가 아닌 케냐에서 태어났고 출생 당시 부친은 미국 시민권자가 아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출마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헌법에서는 `미국에서 태어난 미국 시민'만 대통령으로 출마할 수 있다.
후보 자격 부존재 소송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승리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09년 인디애나주 항소법원도 이와 유사한 판결을 내렸다.
2008년 대선 때부터 출생지 의혹에 시달려온 오바마 대통령은 작년 4월 하와이에서 출생했음을 증명하는 기록까지 공개했다.
이에 버서스의 `대표' 격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논란이 일단락되는 분위기였으나 여전히 일부 주에서는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