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 AP=연합뉴스) 필리핀에서 5개월 전에 현지 이슬람 무장단체에 납치됐던 14세 미국 소년이 10일 정글의 포로생활에서 풀려났다고 현지 군 당국이 발표했다. 필리핀 군의 대변인은 이날 케빈 런스만 군이 남부 바실란 섬의 라미탄 마을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런스만은 지난 7월 12일 민다나오 서남부 삼보앙가 인근의 한 섬에서 가족들과 휴가를 보내던 중 필리핀계 미국인 어머니, 사촌과 함께 무장세력에 납치돼 바실란 섬으로 끌려갔었다. 어머니는 2개월 전에 석방됐고 사촌 역시 지난달 필리핀군의 도움으로 풀려났다.


군 당국은 소년을 납치한 무장단체가 이 지역을 근거지로 삼아 활동하는 알-카에다 연계 세력 '아부 사야프'일 것으로 추측했다. 그러나 납치범들에게 런스만 군의 몸값을 지급했는지는 함구했다. 앞서 범인들은 런스만 일행을 납치했을 당시 미국 버지니아 주(州)에 거주하는 소년의 가족에게 몸값을 요구했었다.


한편, 빈곤지역인 바실란 섬의 납치 범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6일에도 50대 호주 남성이 삼보앙가 해변에 있는 자택에서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지역의 납치 범죄 대부분은 아부 사야프의 소행으로 밝혀져 왔는데 이 단체는 현재도 인도인, 말레이시아인, 일본인 인질을 붙잡고 있다.